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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나 Sep 21. 2022

2019.06.05

#변함없는로사리아

엄마의 서랍, 옷장, 자동차 안 등을 정리하다 보면 엄마 이름으로 된 물건들을 발견한다.

이제 더 이상 엄마 이름으로 올 명세서도, 안내문도 없다고 생각하면 그조차도 그대로 버릴 수가 없다.      

외할머니는 오래전 내가 고등학생일 때 돌아가셨다. 그래서일까. 몇 년 전에는 외할머니 이름과 세례명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다. 이름을 부르고 이름을 기억하는 것. 살아서 가장 많이 불린 자신의 이름.


엄마의 장례 여정에 도움을 주시고 기도해주신 분들께 인사드리면서 몇몇 분에게는 엄마 서랍에서 꺼낸 카드나 이해인 수녀님께서 주신 엽서에 몇 자를 적었다. 그리고 보내는 이에 ‘변함없는’ 로사리아의 딸이라고 써서 보냈다. 오늘 그 엽서를 받으신 분과 만났는데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아, 정말 변함없는 거네! ‘변함없는’ 이 말, 너무 좋다.     


돌아가셨지만 변함없는 것. 그것을 기억하고 또 새겨본다.

엄마를 통해 부모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보다 더 잘 살고 싶다는 마음도 갖게 되었다. 부모는 살아서도 돌아가셔서도 자녀들에게 깨달음과 원동력이 된다고 체험한다. 어느새 다음 주가 돌아가신 지, 50일.     


엄마 서랍에 있던, 엄마가 고른 카드. 수국을 좋아한 엄마였다.


2019 4 26 세상 하나뿐인 엄마가 돌아가신  

인스타그램에 엄마의 세례명을  #로사리아의선물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글쓰기란 사랑하는 대상을 불멸화하는 일' 이란

프랑스 철학자 롤랑 바르트의 말을 아낍니다.


이제, 세상을 떠난 엄마이지만 엄마와 나눈 시간,

말과 행동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 글로 남겨둡니다.

훗날, 엄마를 잃게  많은 딸들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정리하고 있습니다.

제10회 브런치 북 응모를 위해, 지난 글을 정리해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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