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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하게 때때로 둔감하게
02화
스팸... 차라리 그 스팸 사진을 첨부했더라면
일상 이야기
by
바람 타는 여여사
Mar 26. 2019
‘김시연 작가’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저작권 위반안내] 제가 제작한 이미지를 동의없이 사용중이세요(무료배포 이미지가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사용하고 있으신 이미지들중 제가 제작한 이미지는
무료로 배포되는 이미지가 아니기에 다른 동의없이 사용이 불가합니다
아마도 모르고 실수로 그러셨을꺼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실수를 저질렀던적도 있거든요
이게 생각보다 작은곳에서도 문제가 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이런저런 법적 이야기를 하려고 메일드린건 아니에요
그냥 사용을 금해주셨으면합니다
원본이미지랑 사용중이신 이미지 같이 pdf로 정리해서 보내드려요
확인하시고 조치부탁드리겠습니다
이게 작은것같아도 개인작가로 활동하는 저한테는 신경을 써야하는부분이라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좋은하루되시구요
감사합니다
본인의 경험담까지 녹여낸 친절한 어투, 아마 모르고 사용했을 거라는 세심한 위로, 깔끔한 첨부 파일까지.
[이미지 무단사용 내용.alz]
공손한 문장 사이에 어색하게 띄어쓰기가 안 되어 있는, 어쩌면 아마추어 냄새까지 풍기는 메일이었다.
압축파일을 풀었더니 본인의 실제 이미지 PDF와 내가 무단으로 사용한 이미지 PDF가 나타났다.
어라? PDF 파일을 클릭했는데 exe 실행 파일 메시지가 뜬다.
이상한데? 검색창에 메일 제목을 복사했더니 이런 블로그 글이 나온다.
https://blog.alyac.co.kr/2199
‘악성 메일로 랜섬웨어가 유포되고 있으니 주의를 당부드립니다.’
차라리 광고에서 보는 스팸 사진이라도 첨부해서 깜찍하게 웃겨 주든가.
팍팍한 아침에 질퍽한 메일을 받고 보니 정신 차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따끈한 밥에 스팸 한 장 올려서 먹고 싶은 아침이다.
그래서 나는 진짜 김시연 작가를 찾아보기로 했다. 반려동물과의 일상을 그림
으로
표현하는 김시연 작가가 실제로 존재했다.
반려동물 역시 우리와 같은 감정과 고통을 느끼는 독립적인 존재라고 말한 진짜 김시연 작가.
가짜 김시연 작가는 타인에게 어떤 존재로 남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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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하게 때때로 둔감하게
01
사람도 유행을 타는 시대
02
스팸... 차라리 그 스팸 사진을 첨부했더라면
03
개미 똥구멍 정도라도 정(情)이라고 포장하든지
04
쉬워지기 전에는 어렵다
05
확 때려치우지 말고 한 번쯤 버티기
무심하게 때때로 둔감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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