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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혜민 Jul 28. 2018

디모스(Demos)를 소개합니다.

디모스를 ‘소셜투자 계모임’ 이라고 부르는 이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12명의 보통 사람들 <디모스>입니다. 

디모스 소개에 앞서 화면 너머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과 안부를 전합니다. 본 글은 일상의 변화를 꿈꾸며 다양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더 많은 보통 사람들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쓰여진 디모스 소개서 입니다. 조목조목 꽃잎을 세듯 살펴봐주시길 바랄게요! 


“디모스(demos)는 우리의 일상을 바꿀 수 있는 작지만 위대한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계모임입니다.”

우리 일상은 다양한 사회 문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일상 안에서 우리는 불편하고, 화나고, 때로는 무력해지고는 합니다. 디모스는 그런 일상을 바꾸는 작지만 위대한 프로젝트를 찾고 민주적인 의사 결정을 거쳐 열두명이 모은 곗돈을 그 프로젝트가 하고자 하는 실험에 투자합니다. 


디모스의 기원

우리는 우리를 '보통 사람들'이라고 부릅니다. 

2016년 11월 박근혜게이트 이후, 보다 민주적이고 일상적인 방식의 집회 시위 방법을 모색하던 <해보지, 뭐> 프로젝트 팀이 만들었습니다. <해보지, 뭐> 프로젝트를 회고하는 송년회 자리에서 디모스 멤버 세나가 ‘나는 이런 투자를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의 어떤 과정에, 어떤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필요한 비용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투자    

매번 나에게 중요한 문제가 달라지고 우선순위가 바뀐다면 그에 따라 계속 바꿔갈 수 있는 시의성 있는 투자 

나만의 시선만으로는 다양한 세상을 보기 어려우니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는 투자 (feat. Sense 12)  

이 이야기를 들은 멤버들이 ‘해보자', 기왕 할거면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비민주적인 의사 결정을 따르지 말고 과정을 잘 가꾸면서 하자고 마음을 모았고, 디모스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해보는 모임 디모스(δήμος)는 민주주의(democracy; demos + kratos)의 어원인 '(고대 그리스의) 시민, 평민, 민중, 대중'이라는 뜻을 따왔습니다. 우리는 우리를 ‘보통 사람들'이라고 부릅니다. 각자 다른 일상을 꾸리는 12명의 보통 사람들이 한 달에 한 번 근황을 나누고, 함께 모은 곗돈을 어떤 프로젝트에 투자하면 좋을지 민주적인 방식으로 토론하고 결정합니다. 

디모스의 기원인 <해보지, 뭐> 첫번째 오프라인 모임 (출처:해보지 뭐 페이스북 사진첩)


디모스를 ‘소셜투자 계모임’ 이라고 부르는 이유

지원과 응원이 적극 필요한, 존재와 활동 그 자체가 귀중한 

저희가 디모스를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재미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12명이 바쁜 개인사와 사회 생활을 병행하면서도 이 사이드 프로젝트를 지속하는 동력에는 돈을 기반으로 단단하지만 말랑말랑한 신뢰의 커뮤니티에 함께 한다는 안전한 소속감이 있습니다. 다만 기존 계모임과 다른 점은 돈을 내부 구성원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공적 가치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쓴다는 점입니다.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만 덩치가 큰 자본은 자주 놓치는 작은 가치들을 찾아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소셜 투자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소셜투자(social investing)는 우리가 ‘함께’ 결정한다는 과정이 핵심입니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며 만장일치를 향해 가는 과정, 가상의 코인을 여러 개의 프로젝트에 분배하고 최종 투자액수를 합산하는 의사 결정을 고수하는 이유는 내 돈이 아니라 우리의 돈이 가지는 힘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디모스가 함께 밀어주고 싶은 프로젝트에 투자해서 얻고 싶은 것은 금전적 수익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투자처의 지속적인 활동입니다. 시기적으로 지원과 응원이 적극 필요한, 그들의 존재와 활동 그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지닌 수익으로 환원되길 기대합니다. 


가장 결이 비슷한 ‘임팩트 투자 (impact investing)’와 굳이 차이점을 찾자면 재무적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투자 활동의 결과’보다 ‘투자 결정 과정’에 무게를 둔다는 점입니다. 디모스는 투자 수익이나 프로젝트 성과에 대해 요구하지 않습니다. 프로젝트가 만들어내는 일상의 변화를 투자 목적이자 성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디서도 쓰지 않는 “소셜(사회적) 투자” 라는 단어를 만들고, 2017년 사업의 첫걸음을 떼는 LGBT 모임 플랫폼 mo:im에 처음으로 145만원을 투자했습니다. 


사실 디모스가 말하는 ‘소셜 투자’의 뜻은 벤처 필란트로피(Venture Philanthropy)와 비슷합니다. 신문 기사(출처: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를 인용하면 "벤처 기부란 벤처 투자의 기법을 기부에 활용한 방식”을 말합니다. ▲장기적으로 지원 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기관의 자체 역량을 키우며 ▲금전적 지원 외에 다양한 비(非)재정적 지원까지 하는 '전략적 기부'이자 광의의 투자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디모스를 하는 이유

우리는 프로젝트라고 쓰고, 실험이라고 말합니다. 

디모스는 불확실한 여러 명제들을 또박또박 읽으며 단단한 마음으로 일상의 변화를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해 만났습니다. ‘만약’ 이라는 미약한 단어로 시작해서 물음표로 끝나는 무책임한 여러 문장들에 느낌표를 찍고, 또 다시 물음표를 올려놓고 있습니다.  

만약, 내 일상에서 중요한 사회문제를 마음 편히 힘주어 말 할 수 있는 안전지대가 있다면 나의 일상은
어떻게 변할까? 

만약, 그 사회 문제에 함께 공감하며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변할까? 

디모스라는 이름으로 소셜투자 계모임을 진행한 지난 2년동안 우리의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너무나 쉽게 불편하고, 화나며, 때로는 무력해지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 일상의 온도와 숨결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디모스는 프로젝트를 넘어 우리가 원하는(원했던) 방식으로 대화하고 결정하며 표현하고 이해하는 작은 사회가 되었습니다. 그 안에서 숨 쉬고 말하며 생각하고 행동하며 기존 사회가 개인을 바라보는 방향과 방식이 아닌, 지극히 개인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되는 공유와 공감이 넘실거리는 작은 사회로 확장되었습니다. 


‘처음에 나는 디모스가 어디로 갈지에 관심이 많았다. 우리는 무엇에 가치를 두고, 누구에게 우리의 곗돈을 몰아주게 될까. 그런데 지금 내게, 그게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하지는 않다. 내가 궁금한 것은 이들의 안부, 우리가 흩어져 살며 생각한 것들, 우리가 지금 겪어 나가고 있는 일상들. 어쩌다 모이게 된, 이렇게 다르지만 비슷하게 살고 있는 우리가 하나의 결정을 해나가기 위해 겪어낼 일들이 더 궁금하다.’
-디모스 멤버, 콩- 


만약 디모스와 같은 작은 사회들이 늘어난다면, 그리고 이러한 작은 사회들을 지켜보고 함께 하는 쉐도우 투자자들이 늘어난다면 우리의 일상과 사회는 어떻게 변할까? 우리는 다시 한 번 미약하고 무책임하지만 매우 흥분되는 물음표 하나를 찍어 보려 합니다. 이 물음표에 몸이 반응을 한다면 디모스 쉐도우 투자에 함께해 주세요.  


쉐도우 투자가 무엇인가요?(클릭

쉐도우 투자 신정하기!(클릭)


 프로젝트 선정 기준을 정하는 디모스의 보통 사람들


디모스가 투자처를 정하고 평가하는 방식

빼어난 결과보다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과정

1. 프로젝트 제안과 평가 방식 

열 두명의 멤버들이 함께 결정한 다섯가지 투자 기준에 맞게 자신이 관심있게 본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모두 모인 자리에서 열 두명의 멤버들은 각자 왜 그 프로젝트를 제안했는지, 자신이 리서치한 배경으로는 어떤 맥락들이 있는지 설명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습니다.   


다섯 가지 투자 기준

소수성 고려: 우리 사회에서 목소리가 과소대표되고 있는 소수자들을 세워줄 수 있는 성격의 프로젝트    

새로운 시도: 우리 사회에서 새롭게 시작되고 프로젝트이거나 막 시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프로젝트

성평등: 페미니즘 관점을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        

가치관과 지향점: 프로젝트 오너의 가치관이 반영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조직까지 면밀히 고민하고 있는 프로젝트         

일상의 시도: 우리 일상에 긴밀히 연결되고 있음에도 무시되고 있는 문제 


2. 프로젝트 담당자 미팅 진행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세 팀에 연락해 demos을 소개하고 투자 비용을 받을 의향이 있으신지 확인합니다. 

demos 멤버들은 자신이 더 관심있는 프로젝트를 선택하고 그룹을 이루어 오프라인 미팅을 준비합니다.  

프로젝트 담당자를 만나 향후 프로젝트 방향과 필요한 자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크게 일곱 가지 질문으로 구성됩니다.

일곱 가지 질문

(참여자) 참여자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개인적 경험) 개인의 어떤 경험을 통해서 시작되었고 일상에서 이 문제를 외면할 수 없었던 이유가 무엇이었나요?        

(프로그램 경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어떤 히스토리를 쌓았고 경험했나요?        

(현재 상황) 지금 현재 무엇이 가장 마음을 들여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혹은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계획은 무엇인가요?        

(조직 운영 방식) 몇 명이서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나요? 조직의 평화로움을 위해 애쓰고 있는 지점이 있나요?        

(자원) 필요한 자원이 무엇인가요? 무엇이 어렵거나 부족한가요?        

(사용처) 디모스 투자 비용을 받는다면 어떤 부분에 비용을 쓰고 싶으신가요? 


3. 최종 투자 결정
1)  멤버들이 모두 모여 각 프로젝트에 대해 공부하고 느낀 점을 공유합니다. 

2)  투자 프로젝트 투자 여부에 대해 만장일치 의견을 확인합니다.

3) 투자가 결정된 각 프로젝트에 대해서 투자 비용을 정합니다. 각 개인에게 6개의 가상 코인이 주어지고 각 투자 프로젝트에 몇 개의 코인을 사용하고 싶은지 결정하면 됩니다. 종합된 코인을 고려해 투자 비용을 산출합니다.



출처 : 중증 발달장애인 동생과의 시설 밖 생존일기 <어른이 되면> 텀블벅 프로젝트 페이지


디모스가 주목한 20개의 소셜 프로젝트 

페미니즘, LGBT, 평등, 장애, 공존, 어린이 등등  

소셜투자 계모임은 2017년부터 진행되었으며, 2018년 상반기까지 총 20개의 소셜 프로젝트를 제안했습니다. 2017년에는 12개의 소셜 프로젝트를 제안하여 총 3개의 프로젝트가 최종 선정되었으나 두 프로젝트의 사정 및 특성으로 인하여 한 곳에만 투자금을 전달하였습니다. 2018년에는 8개의 소셜 프로젝트를 제안하여 총 3개의 프로젝트를 최종 선정하였으며, 곧 세 곳 모두에게 투자금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 2018년에 최종 선발 된 프로젝트들의 세부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링크를 눌러주세요. 


1. 2017년 디모스가 주목한 12개의 소셜 프로젝트_2017년(, )     

2. 2018년 디모스가 주목한 8개의 소셜 프로젝트(클릭


디모스 사람들

말린 토마토를 좋아하는 12명의 보통 사람들   

우리는 항상 동그랗게 둘러앉아 대화를 나눕니다. 모든 대화의 시작은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시작하지요. 가만히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말이 아닌 눈빛으로 마음을 전하기도 합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나누는 일상 이야기들은 늘 우리가 논의해야 하는 아젠다와 연결이 되어있었습니다. 당신과 같으면서도 다를, 낯설면서도 친근할 12명의 보통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직접 자신을 소개한 디모스 멤버들의 자기소개서가 궁금하다면 링크 눌러주세요! #멜로디 #콩 #스타 #세나 #혬 #준 #집사 #행크 #썬 #찌 #원더지 #상재 



디모스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셨나요? 더 궁금하신 부분이 있다면 댓글을 달아주세요. 디모스 쉐도우 투자가 궁금하시거나, 함께 하고 싶으시다면 이 링크를(http://bit.ly/디모스_쉐도우투자) 눌러주세요! 


미친듯이 무더운 이 여름, 더위에 지쳐 쓰러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씩씩하게 손 흔들며 이만 안녕할게요!


* 디모스 멤버 썬과 멜로디가 함께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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