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의 회사는 너무나 추웠다.
아무리 덥다 해도 에어컨을 그렇게까지 틀어서 추울만큼 공기를 차갑게 만들어야만 했던 걸까?
점심 시간에 가는 주변의 식당과 카페도 너무 추워서 사무실에서 입고 있던 두툼한 털옷을 그대로 입고 밖으로 나갔다.
같이 밥을 먹었던 동료들은 친하든 친하지 않든 그런 나를 보고 경악을 했지만 에어컨 바람으로 얼었던 내 몸을 녹이기에는 사무실에서 식당으로 가는 바깥의 길이 너무나 짧았다.
그렇게 절기 상 여름, 회사를 다녔던 나의 몸과 마음은 계절 감각을 잃었고 폭염주의보의 날씨에도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러다 결국 마음이 얼어붙어 퇴사를 하게 된 한 여름의 어느 날, 마침 여행을 떠난 사촌동생이 강아지 '돼지'를 부탁해 9일간 맡게 되었다.
산책을 좋아하는 돼지를 위해 매일 하루에 산책을 최소 네 번은 나갔던 것 같다.
한 번 나가면 최소 30분은 걷거나 뛰고 오니 땀으로 옷이 다 젖어서 샤워는 세 번이상 했고 세탁기도 이틀에 한 번은 꼭 돌려야만 했다.
몸은 많이 고되었지만 돼지와 함께 땀 흘렸던 그 짧고 짰던 날들 덕분에 회사를 다니며 얼었던 몸과 마음이 제 기온을 찾을 수 있었다.
땀 흘렸던 한여름의 행복했던 나처럼, 주변의 아끼는 사람 모두가 시각이나 청각으로 혹은 맛이나 촉감으로 지금의 계절을 마음껏 즐기고 있으면 좋겠다.
또, 온전히 오감을 다해 계절을 느끼는 순간들이 나에게도 앞으로 더 많아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