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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꼭꼭 씹어 소화하는 방법

두 시간의 독서 2일차: <프로페셔널 스튜던트> 글과 그림으로 기록

by 오월씨

책을 읽고 나면 무엇이 남는가.


요즘의 독서 생활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없다. 책을 덮고 나서 책에 대한 기억 자체가 파편적으로만 남아있다. 책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이라던가, 책과 치열하게 싸우는 질문이라던가, 책을 씹고 뜯고 맛보는 독서 후 활동이 없어서일거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든 나만의 기록을 남기고자 했다. 그런데 어제 마인드맵을 하다보니 느낀건, 마인드맵을 하면서 책의 전체적인 구성을 파악하는 것은 좋았지만, 여전히 나의 언어로 기록하지 않고 책을 짜집기하는 건 아닌가 하는 찝찝함이 있었다. 아직은 익숙치 않기 때문이라고 애써 위로해본다. 마인드맵을 통해 책을 해체해서 재조립했다는 것에는 여전히 의의가 있을테니.




2025년 6월 18일 수요일.

오늘의 독서 시간에는 어제의 <프로페셔널 스튜던트>를 요약하고, 글을 쓰며, 비주얼노트로 기록하는 작업을 했다.


sns를 하며 나름 글을 써오긴 했지만, 장문의 글을 완전체로 쓰는 건 어쩐지 오랜만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각 sns에 맞는 글을 쓰다보니 호흡이 짧은 글 위주로 많이 쓰게 되어서 인 것 같다. 특히 인스타그램과 스레드. 네이버 블로그도 요즘은 폰으로 읽는 사람들을 위해 문장 중간중간을 끊어 올릴 때가 많다. 그나마 브런치스토리에서 긴 글을 써왔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기반이 있는 글쓰기에 도전했다. 책을 내 언어로 요약하고, 내 생각을 덧붙인다는 게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에디터의 기록법>에서 윤성원 님이 소개해주신 것처럼 일단 내 언어로 요약을 하고(윤성원 님의 인스타그램처럼 번호를 붙여가며 요약을 하니 좀 더 수월한 것 같기도 하다.), 거기에 살을 붙이는 작업을 통해 2천자 남짓한 글을 써내려갔다.


일단 기록은 옵시디언에.


그리고 비주얼노트화 하기에 첫 도전. 이전에도 ‘비주얼노트’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너무 귀찮은 작업이라고 막연하게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도 한 번 해보고싶다!’라는 마음이 들게 한 건 제이노트 님의 인스타를 보고난 후였다.


출처: 인스타그램 @_j.note

한 페이지에 이렇게 책 내용이 쏙 들어오게 정리를 할 수 있다니! 감탄이 절로 나와서 눈여겨 보게 되는 노트들이었다. 얼마나 팬이었냐면 이번에 나오는 신간에 대해서도 바로 예약주문을 할 정도. 구석으로 미뤄둔 마음 속 로망을 이번에 드디어 할 차례였다. 그리고 나의 결과물은....


나의 황량한(?) 첫 비주얼노트

왜 이렇게 없어보이는지. 너무 슬프다. 이럴 때 특효약은 이분의 첫 글부터 찾아서 보는 것. 아 그런데 반쯤 위로, 반쯤 좌절이다. 위로가 되는 건, 처음에는 지금과는 약간 다른 형태로 시작하셨다는 것. 그리고 좌절이 되는 건, 처음부터 이 분은 프로기록러였다는 것. 그렇지만 나도 계속 쌓아가야지. 유튜브 전세계 구독자 1위인 미스터비스트가 그랬다고 한다. 일단 영상 100개를 만들라고. 그래서 나도 뭐든 100개는 쌓고 다시 고민해보려고 한다. 제이노트 님의 신간이 나오면 읽어보고 나에게도 적용해봐야지. 제이노트 님 버전이 아닌, 나의 것을 만들기 위해! 이것도 프로페셔널 스튜던트로써의 바람직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빨리 배워서 써먹어야 하지만, 시간의 체화도 필요하겠지? 이 딜레마의 사이에서 오늘도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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