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수업에 매주 한 시간씩 참여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명상 중에 사랑명상(loving kindness meditation)을 하다가 새롭게 깨우친 점이 있어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내 안의 사랑에너지를 마음속 구슬에 채우고 그 에너지를 전신으로 보냅니다. 다음엔 사랑하는 사람을 내 앞으로 데려와 그 사랑에너지를 보냅니다. 저는 최근에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힘들어하는 아이를 떠올리며 있는 힘껏 에너지를 모아서 보냈습니다. 온몸의 세포를 모두 쥐어짜서 보내려고 애를 쓰다 보니 뭔지 모르게 긴장도 되고 진이 빠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연거푸 두 번을 하고 나니 약간은 기진맥진해지기도 했습니다.
명상이 끝나고 돌아보니 옆자리에 앉았던 분이 울고 있었습니다. 흐르는 눈물을 계속 닦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명상을 지도해 주시는 교수님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제게도 질문을 해 주셔서 힘들어하는 아이를 떠올리면서 사랑에너지를 보내려고 있는 힘을 모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은 교수님은 그럴 땐 다른 방법이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나의 경계를 모두 허물어서 내 안의 사랑에너지가 마치 홍수가 나서 뚝이 무너진 것처럼 아이에게 쏟아져 들어가게 하라는 것입니다. 말씀을 듣고 그 모습을 잠깐 상상해 보았는데 눈물이 흘렀습니다. 왜 우냐는 질문에 당황하여 방법을 알게 되어서, 그리고 제 마음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서라고 대답했습니다.
명상수업이 끝나고 혼자 제 울음에 대해서 곱씹어보니 눈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첫째는 알려주신 방법이 너무 쉬워서 그것이 반가워서였습니다. 제 안의 사랑에너지를 어떻게든 쥐어짜서 아이에게 전달하려고 애쓰느라 저는 명상을 하면서도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우선은 제 안의 사랑에너지가 먼저 가득 차는 것이 먼저이긴 합니다만 충분히 제안의 사랑에너지가 채워지면 아이에게 보내는 것은 경계를 허물기만 하면 되니 식은 죽 먹기처럼 느껴졌습니다.
둘째는 사랑에너지가 경계를 허물고 흘러내려서 아이에게 가는 그 모습이 너무 낯설어서였습니다. 아이에게 그렇게까지 흘러넘치는 사랑에너지를 준 적이 없었다는 자각 때문입니다. 사랑을 주려고 엄청 애를 쓰고 괴로워하며 반성도 많이 했지만 충분치 못한 것은 아니었는지 자책할 때도 많았습니다. 사랑이 고팠을 아이의 결핍이 느껴져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결론은 제 안에 사랑에너지가 흘러넘치도록 스스로에게 사랑을 주고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빌어주는 시간을 자주 가져봐야겠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모은 사랑에너지를 아이에게 흘러가게 흘려보내고 아이에게도 가득 차면 서로 사랑에너지를 주고받는 모습. 상상만 해도 배가 부르고 흐뭇해집니다.
아이에게 사랑을 어떻게 줄지 낯설고 힘겨운 부모님들이 계시다면 사랑명상을 통해서 아이에게 경계를 허물고 홍수같이 쏟아지는 사랑을 주는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에너지가 설사 명상을 통해 아이에게 직접 전달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부모의 마음속에 있는 죄책감은 확실히 씻어주어 아이와의 관계가 한결 편해지는 효과가 있으니 손해 볼 것이 없는 장사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