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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민재 Apr 30. 2024

판타지 혹은 진실

지속가능한 취미를 찾는 중입니다 - 수필 쓰기 6


이 소설은 변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독고는 노숙자로 나오지만 사실은 타인의 진가를 알아봐 주고 그들의 변화를 돕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사람이다.

작가는 전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며 등장인물을 설정하였다. 각각이 가진 현시대의 어려움과 극복 포인트들을 간략하게나마 녹여내고 있다. 또한 각자의 입장에서 보고 싶고 듣고 싶은 행동들을 서로가 해주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일종의 판타지처럼.

10대 대표 짜몽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훔치다가 걸려 반성하고 갈길을 간다. 독고를 통해 그들과 기성세대가 화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보여준다.

20대 대표 취준생 시현은 편의점 알바 생활을 유튜브로 올리면서 정직원으로 스카우트되는 기회를 얻는다. 편견 없이 독고의 변신을 돕는 사람이자 스스로 사회와의 연결점을 찾아 독립해 나가는 성장캐릭터이다.

30대 대표는 오여사와 염여사의 아들들이다.
아들들은 전폭적인 지지받으며 컸지만 각자의 이유로 하염없이 흔들리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40대 대표는 샐러리맨 경만이다. 알코올의존문제가 있었지만 옥수수수염차로 대체하면서 건강을 되찾고 가정으로 돌아간다.

50대 대표는 오경숙 여사이다. 편의점 알바를 하며 공격적 말투와 태도를 지녔다. 편견을 가지고 세상을 늘 조심해야 하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다. 독고의 도움으로 아들과의 갈등을 해결해 나간다.

60대 대표는 편의점 사장인 염영숙 여사이다. 역사교사 출신으로 직원들의 생계를 위해 사업장을 유지한다. 신성을 얻은 자, 남에 대한 헤아림이 있는 사람으로 이상적인 어른의 모습이다.

이 소설은 특이하게 작가 자신의 분신인 인경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이 소설을 기획하고 써나가는 과정에서 생각한 것들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캐릭터를 보여주는 방법에 대한 서술이 인상적이었다.

"캐릭터는 결국 과거의 끔찍한 감정적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고 그런 상황에서 무엇을 지키고자 했는가가 그의 앞날이 된다."

"상처를 돌아보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 혹은 욕망이 그 사람의 원동력이 되고 캐릭터가 된다. 캐릭터를 보여주려면 캐릭터가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떤 길로 가느냐를 보여주면 된다."

과거의 상처에 눈을 감고 등을 돌렸던 독고는 편의점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돌아볼 용기와 힘을 회복한다.


텅 빈 마음으로 타인의 변화를 돕다 보니 결국 스스로에게도 기회가 온 것은 아닐까?

판타지인 것 같지만 어쩌면 삶의 진실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소설 [불편한 편의점]을 읽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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