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당신이 없어도 퍽 외롭지는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맞아요. 당신이 내게 했던 그 말이 맞다는 걸 다시금 느낍니다. 당신이 없어도 살 수 있다는 말이요. 하지만 동시에 당신이 없어도 살 수는 있으나, 당신이 있어야만 하는 느낌 또한 견고해집니다.
꼿꼿이 혼자 서있을 수는 있지만 혼자서 도저히 웃을 수 없다는 사실을 매 순간 느끼고 있으니까요. 전날 말했듯 모든 색들이 세세하게 느껴지던 당신과의 시간과는 다르게 나에겐 지금 모든 것이 회색빛입니다. 여전히요. 한 달도, 일 년을 떨어져 있던 것도 아닌데도 이토록 당신이 그리울 줄은 몰랐습니다.
당신 덕에 내 웃음이 유난히 헤퍼진 것은 아는 사실이었지만, 그게 내 웃음의 전부 인 줄은 몰랐습니다.그러니 나는 묵묵히 기다리려 합니다.일렁이는 채로 내내 내 곁은 맴돌던 당신이 이내 단단히 견고해져 곧 나를 안아주러 올 순간을 묵묵히. 늘 그렇듯 담담히 이곳에 서있겠습니다.
나는 단단합니다. 혼자여도요. 그러나 함께이고 싶습니다. 그게 내가 선택한 일입니다. 당신을요.
나는 당신을 내 삶에 섞이길 선택했습니다.
당신이 없는 이 순간덕에 내가 정말 단단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낍니다. 내가 당신의 고목나무가 되어주려 합니다. 나를 꼭 붙들고 있어요. 그러면 우린 늘 파란 하늘아래 함께 서로를 안고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