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자꾸만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어쩌면 당신을 기다리기만 했던 버릇이 그대로 남아
그리움으로 가득차있던 시간들이 헛헛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것은 아닌지
그런 생각을 합니다.
당신은 잘 지내는 듯 합니다.
나 또한 그렇구요.
여전한 것들 사이로 묵묵히 변해가는 것이 있다면
서로에 대해 품고있던 그리움, 묵념, 이해와 기다림 그런 것들이 아닐지 싶습니다.
요즘들어 당신과 함께 보던
한 겨울 눈꽃이 생각나요.
추운걸 싫어하는 당신도 나와 함께 보는 눈꽃이라면
내 손을 잡고 맨발로도 달려나갔으니까요.
그때 내가 느꼈던건
분명한 사랑이었습니다.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당신에게 받았던 사랑들이 모쪼록 떠오릅니다.
사랑의 크기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던,
그저 사랑이라면
먹다 흘린 빵 부스러기처럼 미세하고
한쪽 날개가 부러져 날지 못하는 산 새처럼 연약하고
어떤 새벽의 항구 앞 안개처럼 흐릿해도
전부 좋았습니다.
전부요.
막연하지만 애틋하던 사랑들이
지금 변해가고 있는 그리움과 묵념과 이해와 기다림
그것들 위로 다시금 얹어졌으면 합니다.
소리없이 변해갔듯,
다시 소리없이 변해오길
바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