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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롯하게 Oct 03. 2024

54일

순식간에 가을과 겨울, 그 중간에 던져진 기분입니다.

살랑이던 마음은 순식간에 폭풍속으로 그 모습을 감춥니다.


우리는 언제나 뜨겁진 않았지만
서로의 온도를 차근히 덥힐만큼
은은하고 뜨끈했어요.

그게 내가 당신을, 당신이 나를 이렇게 오래동안
사랑할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요,

이렇듯 예고도 없이 차갑게 식어버린 바람에
당신을 기다리던 마음마저 식어버리는 듯 합니다.


매번 떠나도 돌아왔지만, 이제는 점점.
당신이 떠날 때 마다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나

불안하고 심장 어딘가가 찌르르 하는 느낌에

밤잠을 이루지 못한게
벌써 며칠짼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없어도 따뜻하던 가슴 한켠이

이제는 아리기만 합니다.


언제쯤 돌아올지 모를 당신이

조금씩 미워지려 합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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