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군단의 요약>
= 이 소설은 군인 출신 소설가인 김작가의 <실버군단>이 국가의 안보에서 가장 핵심 전략으로 채택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군 당국은 인구절벽 시대에 <실버군단>에서 등장하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군비 정책을 기획합니다.
그리고 정치세력은 그들의 군비 정책이 소설에서 착안된 것이라는 사실을 감추고 싶어 김작가에게 접근하고 저작권을 포기하도록 종용합니다. 이들은 김작가의 <첫사랑>을 끌어들여 음모를 계획하는데,
그녀가 김경희입니다. 그녀는 부산 출신의 젊은 여성으로 아버지 없이 자라 결핍을 지닌 첫사랑의 딸입니다. 김경희는 뇌 임플란트 기술을 통해 김작가와 어머니 간 첫사랑의 기억을 모두 이식받기로 했다고 말합니다. 김작가는 혼란스러워하며 휩쓸립니다.
그러나 김경희는 사실 50억 원이라는 거액과 국회의원이라는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해 철저하게 계획적으로 김작가에게 접근한 여자였습니다. 정치세력이 파 놓은 함정과 김경희의 배신을 김작가가 앞으로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설명하지 않은 채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실버군단 감상소감>
= 먼저, 이 이야기를 읽으며 중년 남성의 실존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일부 상징적으로 다루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버군단은 김작가의 통찰력과 전문성의 진액을 상징하는 것 같아요. 그
그러나 정부는 그의 공로나 기여를 인정하지 않고 몰래 그것을 가져가려 했고요. 이러한 힘에 의한 착취가 우리나라 남성이 만연하게 경험하는 부조리함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치세력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가짜 사랑으로 김작가에게 접근하잖아요. 김작가는 이 배신의 서사를 깨닫지 못하고 이야기가 끝나버렸지만 과연 김작가가 진실을 깨달을 수 있을지, 그리고 깨달은 이후에도 어떻게 자기의 삶을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 보면서 많은 안타까움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이 소설의 작품이 더 많은 사람으로부터 공감을 받고 몰입하도록 하려면 좀 더 구체적인 장치가 꼭 필요하다고 느껴졌기에 보완했으면 하는 내용도 옮겨보자면
<의견>
=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장치는 김작가의 <실버군단>이고 <첫사랑 김경희>인데요 그러나 지금은 두 장치의 힘이 약한 것 같았습니다.
읽으면서 김작가의 행동이나 흐름이 중간중간 설득력을 잃어버리는 지점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 두 요소가 훨씬 더 강력하고 필사적인 이해관계나, 위험한 요인들이 더 들어가서 도저히 선택의 여지가 없도록 김작가를 몰아붙여가면 더 읽는 재미와 긴장감이 생길 것 같습니다.
<예시>
아래는 보완의견에 덧대어 좀 더 구체적으로 덧대어 쓰게 된 예시들입니다.
예를 들어
1) 정부 당국이 '실버군단'의 저작권이 필요하고 김작가를 감시해야 하는 이유가 더 강렬하게 드러나면 좋겠어요. 반드시 실버군단이어야만 하는 이유를 더 만들어줘야 할 것 같아요.
알고 보니 누군가 이미 몰래 김작가의 실버군단 아이디어를 빼돌려서 정책으로 만든 상태였고 이게 지금 대박이 나서 대통령이 되네 마네 하는 상황으로 발전할 만큼 인기 정책인데... 막상 김작가의 실버군단은 원고는 있지만 출간을 못한 상태라면요?
그래서 이걸 눈치챈 상대편 정치세력이 김작가의 원고를 증거로 입수하려고 작전을 펼치는 상태이고, 이걸 훔친 정치세력은 그걸 들키지 않아야 하고, 그런데 막상 김작가는 양쪽에서 이러고 있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면요?
예시 2) 김경희라는 여자가 꼭 등장해야만 하는 이유나 김작가의 첫사랑이 유난히 더 애틋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_ 지금 군 당국이 김작가 설득이 안 되니까 설득하려고 김경희라는 여자를 끌어들이고, 그녀가 자기 어머니의 뇌를 이식받게 하고 그 대가로 그녀에게 50억 원을 주고 국회의원 자리를 내어주기로 약속했어요. 근데 굳이 김경희라는 장치가 필요한지 더 이유가 필요해 보여요.
_ 왜 김작가는 첫사랑에게 약해질까요? 잘못된 걸 알면서도 관계를 멈추지 못할 만큼 첫사랑이 김작가에게 애틋한 이유가 뭘까요? 또 첫사랑이(아파서 죽어가긴 하지만) 아직은 살아있는데 김작가가 첫사랑을 놔두고 굳이 그녀의 딸로부터 첫사랑을 경험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그것도 뇌를 이식받아서 첫사랑과 기억을 이어가야 할 만큼 똑같아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뇌를 이식받기만 하는 거라면 굳이 '딸'이 아니어도 가능하지 않나요? 혹은 뇌를 이식받는다는 것도 다 김작가를 속이기 위한 거짓말인가요?
예시 3) 김경희에 대해서도 설명이 필요해요.
_88년도 김작가 첫사랑의 딸이잖아요. 아버지는 누군지 모르지만.. 대충 20~30대 여성일 텐데 이름이나 말투가 그 나이대로 보이 지를 않아서요. 물론 김작가에게 접근하기 위해 설정된 가짜 정체성이니까 개명을 했거나 가명을 썼다고 해도 되겠지만요. 좀 더 부연 설명이 필요해 보여요.
그리고 굳이 김경희가 왜 김작가에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필요해요. 물론 김경희가 지방에서 상경해서 홀어머니 밑에서 되게 가난하게 성장했다는 단서들이나 정치세력이 김경희에게 50억 원을 주고 국회의원 비례대표를 주기로 했다는 식의 야망이 일부 단서들처럼 나오긴 하는데 조금 불충분한 느낌이에요.
그냥 김작가가 느꼈을 커다란 배신감은 파악이 되는데, 김경희가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더 부연설명이 필요해 보여요.
예시 4)
나머지는 디테일에 대한 묘사입니다. 예를 들어 각하라는 표현이 요새에도 널리 쓰이는지, 설정상 30대에 해당할 것 같은 인물들의 말투가 그 나이대로 안 느껴진다거나 하는 등등의 디테일들은 수정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