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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복지란 무엇?_2

_명절에 대처하는 사장의 자세 2

by somehow Sep 1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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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신사적으로 예의바른 사람이었기에 그가 6개월 지원금 종료와 함께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남겨진 우리들은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다 쓴 빈 휴지곽을 내버리 듯하는 사장의 사람 대하는 태도에 절망하고 분노할 뿐이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다행스레 정직원이 된 나는 속으로 안도감을 느끼기도 했으나 정말  안도해도 되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했다.


영업직 전무가 떠난 뒤, 추석 전날 점심시간이었다. 외부에 나갔던 사장이 전화를 해왔다. 그리고 이상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자신은 직원들과 함께 맛있는 것 먹으러다니는게 낙이라는 헛소리를 또 해댔다. 그러면서 최근에 퇴사한 영업직 전무보다 앞서 계약만료로 나간 또다른 체험팀장 여직원까지 들먹이며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저는 이미 퇴사한 사람들에게는 추석선물을 주고 싶지 않아요. 차라리 그 돈을 함께 일하는 여러분에게 더많이 쓰고싶어요. 

그래서 어쩌라고?

-그럼 그렇게 하세요. 내가 이렇게 대꾸했다.

-그런데, 그럴 수가 없을 것같아요.

-왜요? 내가 물었다.

-과장이 입이 싸잖아요. 쟤가 그사람들한테 떠들고다닐까봐 걱정이에요.

뭔소리? 쉽게말해 이런 뜻이다, 경리(허울뿐인 과장)가 입이 싸서 먼저 퇴사한 그들에게는 추석선물을 주지 않고 남아있는 현재 직원들인 우리들에게만 선물를 주었다는 사실을 이야기할것이 틀림없으며, 그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되면 기분나빠할 것이고, (그렇게 사장인 자신이 추석즈음에 퇴사하는 직원들에게 야박하게 굴었다는)그런 소문이 외부에 퍼지기라도 한다면 회사 이미지도 나빠질 것이라는.

-만약 그런 얘기가 밖으로 돌면 우리 회사 이미지는 어떻게 되겠어요?

나는 수화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사장의 넋두리를 들으며, 내 귀를 의심했다. 동시에 이 여자가 낮술을 마신 것은 아닐까, 더욱 귀를 기울여 음성에서 알코올향을 측정하려 애썼다.

-그럴리가요? 그렇게 걱정되시면 다 주시면 되잖아요? 저희들한테도 주시고 퇴사한 그 두 사람에게도 보내시고...

내가 이렇게 대꾸하자 사장이 짜증을 냈다.

-하참, 선생님은 아무 상관없죠? 월급만 받으면 되고 선물을 받기만 하면 그만이니까, 회사 이미지가 어떻게 되든지 말든지?

그러면서 나를 아무 생각없는 사람이라는듯 몰아붙이기까지 했다. 계속 듣고 있기가 고역스러울 정도였다.

그녀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했다.

-퇴사한 사람들에게는 선물을 주고 싶지 않고 우리 직원들에게만 주고싶은데 그러자니 그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회사이미지가 나빠질 것같아서, 결론적으로 아예 아무한테도 선물을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갑자기? 그녀는 이렇게 선언했다.


경리가 입이 싸서 망신을 당하기라도 했는지 몹시 불쾌해한듯 그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자기는 직원들에게 늘 잘해주는데 직원들은 뒤에서 뒷말이나 해대고 자기를 엿먹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마디로 기분나쁜 일을 나에게 쏟아내며 화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얼마나 경솔하고 아무 말이나 막 해대는지에 대해서는 자각이 없었다. 모든 일은 상대방의 잘못으로 비롯되었으며 자신은 늘 순수한 의도와 다르게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이 어린 직원들이 잘못하면 나이많은 내가 좀 가르쳐야 한다는 소리도 했다.


그러고 나서는 뜬금없이 나를 갈궈대기 시작했다. 포장실에 설치된 CCTV로 보았던 어느날의 상황을 들먹이며, 그때 사무실직원이 포장실에 들어왔을 때, 위생모자를 쓰지 않고 있었는데 왜 지적해서 쓰도록 하지 않았느냐며, 근무시간에 놀고 앉아있는 내 월급을 주려고 자신은 알바까지 뛴다며 생색을 냈다. 일이 없어서 고역스럽게 하릴없이 놀고 있는 직원들에게, 그저 놀고 앉아서 카톡이나 하고 있다며 씹어대기 시작했다.

그 일의 전말은 이렇다.

코로나 이후로 회사는 매출이 거의 중단되다시피했으니 일이 있을 리가 없었다. 너무나 할일이 없었던 나는 몇날며칠 포장실을 뒤집어엎어 청소와 정리정돈을 하고도 부족해서 공장내 조립식 패널로 만들어진 거의 모든 내부 벽면을 걸레질하기도 했다. 나름대로 시간을 때우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었다.

그러다 어느날은 정말로 할일이 없어서, 포장실에 멍하니 있기도 고역이라 아주 잠깐, 내가 쓰는 탈의실로 나가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바로 그때, 운도 나쁘게 사장이 공장으로 들어서다가 나를 보았다. '근무시간중에 놀고앉아있'는 그 상황을 목격한 것이다. 그날 그 딱 한번 있었던 일을 그녀는 두고두고 나를 씹는데 울궈먹었다.  아무리 상황을 설명해도 그녀는 그후로 나를 무슨 파렴치범 대하듯 했다. 전화통화 중에도 그 사실을 곱씹어가며 그렇게 '노는 너를 위해 나는 어제도 하루종일 물한모금먹을 시간도 없게 바삐 일했다'고 생색을 냈다.


통화 내내 나는 끝까지 이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 전화통화 내용은 지금도 녹음상태로 가지고 있다. 언제부턴가 전화기에 자동녹음기능을 설정해두었기에 그날의 대화도 녹음되었다.


통화가 끝난 후, 나는 말할 수 없는 모욕감과 분노를 느꼈다.


누가 선물을 달라고 종용한 것도 아니고, 안 줘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을 텐데 사장은 저 혼자 피해의식에 젖은 듯, 자기만의 논리를 횡설수설해댔다. 더구나 통화 말미에 나를, 일하지 않고 놀고 먹으며 월급만 축낸다는 식이 비아냥과 그런 너를 위해 본인은 알바까지 해가며 월급주려고 애쓴다는 말이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런데, 더 어처구니없는 일은 통화 이후에 일어났다. 통화를 끝낸후 어이없는 상태에서 일과가 마무리되어갈 즈음, 사장이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선생님,아직 퇴근안하셨죠? 제가 지금 들어가니까 퇴근하지 말고 좀 기다려주세요!

뭘 어쩌라는 것인지. 기다렸다가 주는 선물받아가라는 소리인데, 나는 이미 매우 언짢은 상태여서 더욱 불쾌감만 고조되었다.

누구를 거지새끼로 아는 걸까? 알량한 그깟것 하나 받자고 줄 서서 기다렸다가 받아들고는 고맙다며 고개를 주억거릴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얼덜결에 손에 쥐어준다면 눈앞에서 집어던져버릴 생각까지도 머리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할 정도였다.

퇴근 시간이 되어 나는 한치도 지체하지 않고 공장밖으로 나갔다. 퇴근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사무실로 들어서니 무슨 홍삼제품이 담긴 쇼핑백이 직원 수대로 한쪽에 세워져 있었다. 저것이로구나, 그렇게 저 혼자 주네마네하고 떠들어 대더니 추석선물이랍시고 사들고 들어온 것이로구나.

나는 전혀 그것에 욕심이 나지 않았다. 사장이 잠시 보이지 않는 틈을 타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와 남편에게 녹음된 통화내용을 들려주었다. 남편도 할말을 잃기는 마찬가지였다.


더욱 기막힌 일은 그 후에 벌어졌다. 잠시 후부터 전화통에 불이 나기 시작했다. 발신자는 사장이었다. 나는 벨소리를 줄였다가 진동으로 해버렸다. 밤 늦도록 사장이 전화를 해댔다. 당연히 짐작컨대, 자신이 준비한 선물을 전해주려는 노력인 듯했다. 그것을 알기에 더욱 역겹고 가증스러웠다.

욕심나지도, 받고싶지도 않았기에 나는 전화기 뒤로 잠적해버렸다.

그러자 직원들이 문자를 해댔다. 사장님이 전화를 수십번 했는데 내가 받지 않는다며, 무슨 일 있으시냐며.... 나는 말했다. 사장의 전화를 받고싶지 않다고.

그렇게 추석당일 되었다. 이제는 관리실을 통해 집에 있는지 확인 연락이 왔다. 같은 아파트단지 옆동에 사는 사장이 관리실에 문의를 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사실은 의아했다. 직원 서류를 보면 내가 몇동 몇호에 사는지 알 수 있을 테니 직접 우리집으로 찾아오면 되는데, 굳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뭐지? 이해할 수 없다 할 때, 인터폰으로 사장이 연락을 시도했다.

그리고는 이틀동안 전화를 수십번 했다며, 아래로 내려오면 전해줄게 있으니 꼭 나와달라는 것이다. 일단 연락이 됐으니 나가보기로 했다. 그녀는 나를 보자 과장된 웃음을 가득 채운 얼굴로 변명하듯 내뱉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두 다한테 선물을 하는게 맞는 것같아서요, 그분들께도 보냈어요!

추석 직전에 이미 퇴사한 두명의 직원들에게도 보냈다며 혹시라도 안좋은 소문이 퍼져나갈 것을 우려한 듯한 억지 변명처럼 들렸다.

그러면서 예의 그 홍삼제품 쇼핑백을 내밀었다. 나는 그것을 받고 싶지 않았으나, 차마 그러지도 못하고, 마지못해 고맙다 소리만 형식적으로 서먹하게 던지며 받아들었다.


나는 도무지 그녀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자신이 그 교활한 세치 혀로 나를 얼마나 모욕했는지 전혀 모르는 것인지 생각도 못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시간이 갈수록 분해서 그 며칠의 추석연휴를 마음편하게 지내지 못했다. 결국, 사장에게 기나긴 편지를 썼다. 글쓰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말싸움에서는 명백한 약자이기에 대화보다는 편지를 택한 것이다. 전화통화중 미처 제대로 하지 못했던 내 말을 해야만 했기때문이다. 거기서 나는 할말을 어느 정도 쏟아낼 수 있었다. 그 메일을 보낸 후 한동안 사장은 내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꽁지를 빼곤했으나, 그것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사람은 결코 쉽게 변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_그날의 편지(일부 발췌)

몇 번씩이나 전화를 하시고 관리사무소까지 가서 수소문하셔서 선물을 전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말씀 드립니다.     
그런데 사장님, 29일 전화로 장황하게 하신 말씀을 한마디로 하면, 이번 추석선물 없다. 아니었습니까. 저는 그렇게 이해했고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놓고 그렇게까지 애써서 선물을 주시는 건 무슨 상황입니까.... 병 주고 약주는 것도 아니고요...퇴사한 @팀장과 *전무는 빼고 직원들에게만 줘야하나마나 고심된다시며, 저한테 ‘당신은 선물을 받기만 하면 좋은 거 아니냐, 회사 이미지야 훼손되든지 말든지 아니냐’, 하셨죠. 그 표현 굉장히 불쾌했습니다.

저는 선물 따위 관심 없었고, 퇴사하는 직원을 미리 챙기지 못하고 그로 인해 회사 이미지 훼손시키게 된다면 그건 사장님의 잘못된 판단이 자초한 일이니 사장님 발등을 찍으셔야죠. 그렇게 이미지 걱정되시면 더욱 신중하고 진지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일 처리할 생각은 왜 처음부터 못하셨습니까?
그러니 결국 그 일의 책임은 사장님의 것인데 은근슬쩍 ‘O과장 입이 싸기 때문’이라는 논리로 자기합리화를 하시더군요. 아무리 입이 싸기로, 나간 사람한테 선물을 받았네 말았네 하고 알려져서 회사이미지 구겨질까봐 걱정스럽다는 말은 도대체 어느 나라 논리입니까? 궤변을 하도 열변하시기에 어이가 없어서 제대로 말을 하기도 어렵고, 말을 해봐야 왜 두둔하느냐 소리만 하시니 대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전화를 하신 의도가 무엇인가 헛갈렸습니다. 처음에는 제 의견을 묻는 줄 알았는데 갈수록, 결국 사장님 본인은 전혀 잘못이 없고 모든 잘못은 너희에게 있다,로 끝나더군요.

어떻게 그렇게 무례하실 수가 있습니까? 말을 하기 전에 한 번도, 아무 생각도 해 보지도 않고 혓바닥에서 굴러 나오는 대로 말을 뱉으시는 듯 했습니다.그래서 고심 끝에 이제라도 이렇게 글로써 저의 생각과 진심어린 조언을 전하기로 했습니다. 저의 진심을 이해하신다면 끝까지 읽으시고 행간의 의미를 잘 새겨주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저는 사장님 입장에서 사장님의 말씀을 듣고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다소 억지가 없지 않을 때에도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어떤 문제를 이야기하시면 제 의견을 듣고 반영할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어서 그러는 줄 알았는데, 언제나 끝에는 자기 합리화로 결론이 나더군요.
그러던 중, 연휴 전날 29일 전화로 하신 딜레마에 관한 이야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좀 지나치십니다. 다시 한 번 정리를 하자면, 추선선물로 직원들에게 무언가 선물을 챙겨주시려 했죠. 그런데 과장의 언행이 사장님은 몹시 괘씸하고 참을 수 없는 거죠. 그런 경우, 뻔히 그런 줄 알면서 경솔하게 할 소리 안할 소리 부주의하게 하시는 사장님이 가장 큰 원인제공자입니다.

그럼에도 사장님은 자기 잘못은 전혀 없고 모든 문제의 원인이 저 입 잘 놀리는 O과장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른다는 거죠. 그러나 제가 보기엔 모두 똑같이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지혜롭다거나 현명한 판단을 하는 사람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일로 제게 넋두리하시면서 추석선물 얘기로 논리를 확장하시더군요. 결론적으로 남아있는 너희들에게도 아무것도 안 주고 말겠다, 그래야 공평하겠다. 그 소리 아니었습니까? 저는 애초에 선물 관심 없었습니다.
회사사정 얼마나 힘든지 사장님이 그렇게 노래하듯 하지 않으셔도 알 수 있으니까요.
(중략)
사장님, 박사과정까지 공부하시고 일도 하시고 무척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시는 모습에 존경심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 처세나 회사운영에 관한 지식은 누구 못지않게 해박하신지 몰라도 사람을 다루는 기술, 혹은 ‘지혜’라고도 할 수 있겠죠. 인간관계에 관한 지혜는 많이 부족하신 듯합니다. 사장님이 늘 ‘바쁘게 알바라도 일해서 한푼 두푼 모아서 당신들 월급주려고 이리저리 뛴다’하시는데, 애쓰시는 거 다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자화자찬하지 마세요. 다들 알고 있는데, ‘사장님, 오늘도 저희 월급 주시려고 몇 십 만원 벌어오셨죠, 수고 많으셨어요.’ 라고 직원들이 대놓고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본인 입으로 떠벌이지 마세요. 그러는 순간, 사장님의 노고가 하찮은 것이 돼버립니다.   
(중략)
...그럼에도 그렇게 월급 나가는 게 아깝고 힘들면 해고하시면 됩니다. 다 잘라내고 지원금 받을 수 있는 새 일꾼 쓰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정식직원으로서 당당하게 근무하고 일한 만큼 받는 월급가지고 그렇게 생색을 내시면 이 회사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무슨 큰 잘못인 것 같아 자존심 상하고 모욕감까지 느껴집니다. 그런 면에서 사장님은 매우 무례하십니다. 아무리 직원이라지만 그렇게 함부로 말씀하시면 서운합니다. 사장님만 늘 개고생한다고 생각하시고 아무도 본인 마음은 모른다는 생각으로, 직원이 우군이 아니라 적군이라 생각하신다면 회사는 비전이 없습니다.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참고 견디고 버티어 나가야 좋은 날도 맞이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돈을 벌려고 하지 말고 사람을 벌어라’ 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말을 깊이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사장님, 연휴기간동안 자신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지시면 어떨까요. 통화에서도 사장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 잘못은 하나도 없다, 1도 잘못한 게 없다 모든 것은 O 과장이나 K주임, @팀장 등 다른 사람 잘못이라고 성토하셨습니다. 그리고 제 잘못도 강조하셨죠. 저는 물론, O과장도 @팀장도 K주임도, 모두들 사람인지라 실수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모르고 넘어가기도 하죠. 내 잘못은 하나도 없어 라고 말하기 전에, 그때 내가 잘못한 게 무엇일까를 헤아려야 하지 않을까요.

사장님도 제가 볼 때는 본인 잘못을 먼저 생각하고 반성하기보다, 남의 잘못을 먼저 찾아내고 그것을 합리화하는데 익숙해 보입니다. 그러나 남의 탓이 아니라 내 탓을 먼저 해야 한답니다. 그러기 쉽지 않으니 세상에는 ‘모든 일은 내 탓이요’ 하라는 말이 있겠죠.      
저도 늘 잘못하고 실수하고 돌아서서 후회하고 반성합니다. 그러고도 지나면 또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그런 과정들이 반복되면서 눈곱만큼씩이라도 나은 인간이 되어간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아직도 너무나 어리석고 경솔하고 신중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반성하고 후회하며 삽니다. 쳇바퀴같은 꼴이지만 그런 과정이 없이는 인간은 나아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장님을 비난하거나 싸우자고 이 글을 쓰는 게 아닙니다. 의도를 오해하지는 말아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다만 옆에서 보기에, 겪을수록 너무나 안타깝고 답답해서 진심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저보다 어리다고 만만하게 생각한 적도 결코 없으며, 늘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사업체의 책임자로서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서는 부족한 면이 있는데 미처 생각하지 못하시는 듯하여, 충심으로 말씀드리고자 하는 순수한 의도에서 비롯한 일입니다. 또한 이런 글을 쓰는 저 또한 회사에서 그전에는 해본 적 없는 재고조사에서 숫자 때문에 실수하고 스트레스를 받을뿐더러 그 외에도 결함투성이이며 늘 실수하고 경솔하고 이기적인 사람인 것도 사실이며, 그런 저 자신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찾아내기 전에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일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일입니다. 사장님은 좀 지쳐 보이기도 하고 자기수양의 시간이 필요해보입니다.
저는 사장님을 응원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사장님과 뜻을 합쳐 앞으로도 열심히 우리 회사가 더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하고 싶습니다. 진심을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20201001 유00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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