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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_어떻게 살 것인가

by somehow

꽁지에 불붙은 망아지새끼같았을까.

실업자의 자격을 벗어나기 위해, 실업급여수급기간이 끝나기 전에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 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기 위해 나는 가능한 자격을 추가하고 열렬히 찾고 뒤지고 보내고 면접에 임했다.


몇개의 선택지 중에서 고심끝에 결정했던 최초의 뜨겁고 단단했던 요양보호사로서의 역할이 달랑 4일만에 수건을 던지며 종이 울렸다. 나는 그때 비로소, 얄팍하고 한없이 허황되고 경솔했던 사회복지분야에의 취업 희망을 체크 해제했다.

요양보호사라는, 사회복지 최전선의
야전병野戰兵이 되어서야
돌봄과 소명이라는 사회복지 지향적 가치가 요구하는 어마어마한 책임감과 헌신, 희생의 무게와 크기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더불어, 나라는 인간이 얼마나
허황되고 무모한 환상에 빠져있었던가를 깨달았다.

그리고 이제는 진실로 실토해야겠다.

부끄럽게도 나는, 다만 고달픈 생산직에서 벗어나 조금이라도 편하고 그럴듯한 직업을 원했을 뿐이다.


처음부터 의도가 순수하지 못했으므로, 허겁지겁 급조된 사회복지관련 스펙은 한없이 가벼운 허울에 불과했다. 그저 생활의 방편으로써 사회복지사가 되고자 갈망했을 뿐, 진정 뼛속 깊이 절실한, 간절한, 배려심 등의 덕목은 갖추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현실로 돌아오고, 나의 실체를 제대로 확인하면서 무엇을 하며 사느냐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다시 고민하기로 한다.


역설적이게도, 그저 단지 충실한 삶을 위해서라면 보기 좋고 하기 좋은 일이어야 할 절대성 또한 없지 않겠나.


나는 다만 다시 뚜벅뚜벅,
가던 길을 쉬지 않고
생의 종착지를 향해
걸어갈 수만 있으면 좋겠다.



여전히 풀지 못한 삶의 미지수를 아직 찾고 있으나, 조용히 읊조리는 그의 노랫가락에서 내가 위안을 받는 시간이 점점 늘어가는 것은 틀림없다.


언제나 깊은 위로를 주는 가객 최백호의 음성과 선율이 부끄러운 나의 심장을 큰북처럼 두드린다.



https://www.youtube.com/watch?v=DzCIEgRTIQA&list=RDDzCIEgRTIQA&start_radio=1&rv=DzCIEgRTIQA&t=8

길 위에서, 최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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