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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how May 31. 2024

이토록 귀한, 우리말 우리글

-연재를 시작하며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대략 7,100여개 정도에 이른다고 합니다.

오늘날 현존하는 문자들 대부분은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누가 언제 어떤 원리로 어떻게 만들었는지 역사적으로 분명한 문자가 바로 한글입니다. 수많은 문자들 가운데서도 만든 사람이 분명하고 창제목적이 뚜렷한 글자는 한글뿐이며, 창제원리와 운용방식이 과학적이라 누구나 쉽게 배우고 쓸 수 있습니다.


1443년, 우리 조선의 임금 세종대왕이 백성들이 우리의 말을 쉽게 기록할 수 있게 하고자 ‘훈민정음’을 창제했습니다.

문자는 인간으로서 자신들의 문화를 유지 존속시키는데 중요한 도구입니다. 대략 600여 년 전 백성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삶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으로, 한 나라의 지도자 개인에 의해 세상에 태어나 21세기의 오늘날까지 이어지며, 더 나아가 세계인의 문자로서 역할이 확대될 만큼 우리 글자는 뛰어난 소통의 도구로서 가치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우리글과 말을 모어로 사용하는 우리는 정작 그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과연 얼마나 깊이 생각하고 있을까요.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귀에 들려오는 우리말을 저절로 배우고 글자를 터득하며 마치 공기와도 같이 자연스레 호흡하듯 사용하게 된 우리말과 한글의 올바른 사용법은 잘 알고 있을까요. 물론, 서로 의미만 통한다면 맞춤법 따위 띄어쓰기 따위 좀 틀리면 어떻겠습니까. 이미 잘 알고 쓰다가도 헛갈려서 가끔 잘 못 사용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헛갈릴 때는 언제나 찾아볼 수 있는 ‘우리말 사전’도 있습니다. 우리말 사전을 가까이하며, 한글의 올바른 사용을 위해서 기꺼이 고민하는 수고가 필요하지는 않을까요.

스마트폰이 개인휴대품의 기본이 되고 메신저를 통한 소통이 일상화되면서 모든 정보가 빠르게 생겨나고 변화, 소멸하는 21세기의 사람들에게 소통의 도구로써 특히 ‘우리말 줄임 현상’ 또한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줄임말은 경제 논리의 측면에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소통 수단인 언어와 문자 또한 빨리빨리 표현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욕구를 비껴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로 타인과의 정보공유에 익숙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언제부턴가 줄임말 표현이 등장하고 나아가 유행처럼 빠르게 확산되며 나아가 확대재생산까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줄임말은 어느새 세계적으로도 보편적인 소통 문법이 되어버렸습니다.

언어의 경제적 효율성만을 따진다면 이러한 줄임말의 보편화 현상이 무턱대고 나쁘다고만 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줄임말 사용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처음부터 줄임말을 습득하게 되는 어린 세대에게 특히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줄이지 않은 원래의 문장이나 단어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무턱대고 덩달아 사용함으로써, 그 사용자의 전반적인 어휘사용 능력이나 문장 이해력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에 관한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몇 년전, 광복절 임시공휴일 지정 때, '연휴가 사흘로 늘었다'는 보도에 “3일을 왜 사흘이라고 하냐”는 항의가 있었다고 합니다. 적어도, ‘사흘’이 ‘3일’을 뜻하는 우리말이라는 것을 모르는 우리나라 사람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어떤 번역가에게서도 그와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그가 번역중인 어느 도서의 내용중 ‘사흘’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출간 전 리뷰를 맡은 청년 독자가 ‘사흘이 4일을 뜻하는 것이냐’고 묻더라는 것입니다

언어는 습관입니다. ‘사용-불사용의 원칙’은 언어에서도 적용될 만합니다.

알고 있어도 사용하지 않는 언어능력은 퇴화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언어 또한 많은 이들이 사용할 때 생명력을 가지고 성장, 변화하고 발달하며 후대에까지 이어질 것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언어는 잊히고 끝내 지구상에서 소멸할 수도 있습니다.

언어를 잃어버린다면 그것을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용자들 또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것입니다.

굳이 영어를 섞어 쓰고, 우리 말과 글자를 재미 삼아 줄여 사용하고자 애쓰기보다 본래의 의미와 올바른 사용법을 익히고 실생활에서 활용함으로써 우리말과 글자의 생명력을 바르게 이어가려는 의지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 기획은 바로 그러한 안타까움과 간절함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세계의 많은 이들이 부러워하는 아름답고 가치 있는 우리말과 글자를, 그 진정한 의미와 바른 사용법을 다시 한번 눈여겨보고 익혀 제대로 사용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 기획은 애초에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궁극적으로는 세대의 한계를 두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20대 청년들은 물론 세대를 초월하며 아름다운 우리말의 의미와 바른 사용법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한글을 사용하는 대한민국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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