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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how Jul 20. 2024

7.안절부절못하다/안절부절하다

-안절부절못하는 모양이 꼭 도둑이 제 발 저린 꼴이로구나!

일곱 번째 단어는

안절부절못하다/안절부절하다 입니다.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여 어찌할 바를 모를'  쓰는 우리말은 '안절부절못하다' 입니다.


간혹 ‘안절부절하다(X)’로 쓰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며, ‘안절부절못하다’표준어입니다. 

이 표현은 저도 흔히, '저렇안절부절하지(X)?' 럼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안절부절'이라는 단어의 생김새가 '무언가 불안하고 초조한 느낌'을 주는 듯하여, 그저 안절부절이라는 형태만으로 짐작하여 어설프게 사용을 해왔음이 이제야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안절부절은 항상 못하다와 붙어 '안절부절못하다'의 형태로만 쓰이므로 '안절부절하다(X)'와 같이 써서은 안된다고 합니다.(고려대한국어대사전 인용)

우리 표준어 규정에도 '의미가 똑같은 형태가 몇 가지 있을 경우 어느 하나가 압도적으로 널리 쓰이면

그 단어만을 표준어로 삼는다'는 원칙이 있으며, 이에 따라 ‘안절부절못하다’가 표준어로 인정됩니다. 


그러므로 '안절부절하고(X)','안절부절하는(X)'이 아닌 ‘안절부절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과 같이 써야 합니다.

또한 ‘안절부절못하다’는 띄어 쓰지 않고 붙여 쓴다는 사실도 잊지 마세요!


단어가 쓰인 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3년째 취업에 도전하는 정식이는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 안절부절못하고 시계만 쳐다보았다.'

'유치원에 간 아이가 한참이 지나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자 할머니는 걱정이 되어 안절부절못하였습니다.'

'저 녀석, 안절부절못하는 꼴을 보니 무언가 큰 잘못을 저질렀나봐!'


이러한 맞춤법과  의미를 잘 생각하며 다음 이야기를 읽어보아요!



    

“아부지...나에요....아부지...아들이요....내가 지금 교통사고를 내서 사람을 다치게 했어요...빨리 합의금을 줘야 집에 갈 수 있으니 돈 좀 보내줘요, 얼른요, 아주 급해요!!!”


어느 날, 오전 밭일을 끝내고 돌아오던 덕수 아버지 최 노인은 느닷없는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뭐...뭐라고?? 덕수냐--? 아이고 도대체 운전을 어떻게 한 거냐? 무슨...돈을 줘야 된다고?”


팔순이 가까운 노인 덕수 아버지는 아들 소리에 놀라 안절부절못하며 되물었습니다.


“예에...아부지, 은행 가서...아부지, 한 3천만 원은 있으시지요?”

“뭐라고? 돈? 그렇게 큰 돈이 어디 어딨냐, 늙은이가??”

“그럼... 1천만원은 있으실 거 아니에요? 아들이 잡혀가게 생겼는데....”


몹시 다급하게 재촉하는 아들의 성화에 최 노인은 허둥대며 말했습니다.


“저...저..얼마 전에.... 소 판 돈 7백만 원 밖에 없는디....?”

“어휴...그럼 일단 그거라도 보내주세유! 전화 끊지 말고 그대로 얼른 은행 가셔요...한시가 급해유!”

“그거라도 보내라고? 어휴....목소리가 죽어가는구먼, 기운 내거라...그랴그랴, 얼른 은행에 갈라니까....”


덕수 아버지는 부랴부랴 통장과 도장만 챙겨 낡은 오토바이를 타고 읍내로 내달렸습니다.

곧이어 읍내 은행에 도착한 최 노인은 창구직원에게 아들이 불러주는 계좌로 송금을 요청했습니다. 

창구 직원은 당황한 얼굴로 한 손에 계속 휴대전화를 붙잡고 안절부절못하는 할아버지 모습을 수상히 여기며 여쭈었습니다.


“어르신, 갑자기 이 돈을 어디로 보내시는 거에요?”

“아이고, 우리 아들이 사고를 내서....합의금 물어줘야 한다니까...”


그 대답에 담당 직원은 그 순간, ‘틀림없이 보이스 피싱인데!...어르신이 계속 안절부절못하시는 데다...적지않은 돈을 보내라 하고....보이스 피싱이야!!!’라는 확신을 했습니다.

직원은 곧바로 상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과장이 다가와 최 노인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어르신, 왜 그렇게 안절부절못하세요?...아드님이 교통사고를 냈는데 합의금 보내라는 거죠? 알겠습니다... 그런데 혹시 전화 건 사람이 진짜 아드님인가요?”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요? 아무리 귓구멍이 막혔다고 자식 목소리도 모를까봐? 내 돈이니까 빨리 부쳐주기나 할 것이지, 왜들 이러는 게야?!!”


자꾸 시간을 끄는 과장 때문에 애가 탄 덕수 아버지가 짜증을 냈습니다.

그러나 과장은 침착하게 할아버지를 설득했습니다. 


“어르신, 정말 아드님이 맞는지 다시 한번 확인을 해보시고, 그래도 확실하면 송금해 드릴테니까 저희도 들을 수 있게 확인 한번 해 주세요..”


할아버지는 답답한 듯 한숨을 쉬고는 송화기에 대고 물었습니다.


“저기...니가 참말로 덕수가 맞지? 그러면....네 형들 이름을 대봐라! ”


그러자, 잠시 침묵하던 상대방은 스피커 통화상태로 해놓은 수화기 너머로 이렇게 내뱉으며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아이-씨...노인네 말이 많네!!”

“뭣이여-? 덕수야! 덕수야!! 덕수야-아...?"


갑자기 통화가 끊기자 애타게 아들을 부르던 최노인은 문득 생각난듯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중얼거렸습니다.


"아니...그럼 지금...사기꾼한테 당할 뻔한 거요?? 참말로, 안절부절못하는 목소리가 꼭 우리 덕수인 줄만 알았는데....”


그제서야 은행직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안절부절못하다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다.


간혹 안절부절하다(X)’로 쓰는데 이는 잘못된 말이며안절부절못하다표준어입니다

우리 표준어 규정에는 '의미가 똑같은 형태가 몇 가지 있을 경우 어느 하나가 압도적으로 널리 쓰이면그 단어만을 표준어로 삼는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안절부절못하다 표준어로 인정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안절부절못하고’, ‘안절부절못하는과 같이 써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안절부절하다(X)'가 아닌, '안절부절못하다'로 쓰세요!


또한 안절부절못하다는 띄어 쓰지 않고 붙여 쓴다는 사실도 꼭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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