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소소일상 04화

아침산책

4월의 첫날

by 정안

아침잠이 많은 내가 어쩔 수 없는 이유로 한 시간씩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할 일을 다 하고도 30분이 남았다. 그래서 출근길에 보았던 공원에서 아침 산책을 하기로 했다.


별다방에서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한잔을 텀블러에 담아 차 안에서 홀짝이며 출근하는 것이 나의 출근길 즐거움이다. 신호등의 초록불을 편애했던 내가 그 이후로 빨간불도 반가워하게 되었다. 멈추면 커피를 우아하게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텀블러 뚜껑을 열었을 때 차 안에 퍼지는 커피 냄새도 좋았다.


별다방에서 커피를 사서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공원을 향해 출발했다.


평소에는 지독하게 막히던 출근길이 답답하고 힘들었는데 이상하게 콧노래가 나왔다. 내가 좀 이상해진건가... 아니다. 봄의 공원을 산책한다는 새로운 일로 기분이 좋아진 것이다. 혼자 질문하고 답하며 하는 운전도 재미있다.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렸는데 뭔가 크고 환하고 화사한 게 앞을 막아선다.



만우절 거짓말처럼 목련꽃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나무가 워낙 커서 목을 힘껏 뒤로 넘겨 탄성을 내며 한참을 바라보았다.



지금은 노란 별꽃 개나리의 세상이다.

벚꽃도 나무의 잎새도 아직 소식이 없다. 꽃망울을 가득 품고만 있지 꽃송이를 아직은 내어놓지 못한다. 춥다.



햇살이 가득 퍼지고 길은 걷기 좋다.


앞서가는 부부의 모습을 본의 아니게 살펴보게 되었다. 부인은 신체건강 빨리 뛰어가고 싶다. 남편, 걷는 것조차 힘들다. 헉헉대며 겨우 쫓아간다. 부인은 앞서 달려가다 가끔씩 뒤돌아서 채근한다. 그러니까 평소에 술좀 줄이고 건강관리 좀 하지 하는 원망 섞인 눈초리를 날리며...


기분 좋은 속도로 걷고 나니 10분이 남는다. 가지고 간 커피를 천천히 마시며 봄날 아침 공원의 모습을 바라본다.


매일 아침 다른 풍경을 보게 될 것이다. 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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