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와 벚꽃이 함께 피는 모습이 장관인 곳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간 것은 3월 중순이라 유채꽃만 피고 있었다.
해마다 4월이 되면 유채와 벚꽃이 어우러진 10km의 길이 펼쳐진다고 한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가시리 마을 녹산로는 조선시대 최고의 목마장이던 녹산장과 갑마장을 관통하는 길이었다. 길 끝으로 한라산이 보인다.
길을 걷기 전 아침을 먹었다.
10코스 시작점인 안내소 앞 식당으로 갔는데 생선이 다 먹지 못할 만큼 많이 나와서 생선으로 배를 채울 정도였다. 제주 음식은 각기 다른 맛과 특색을 가지고 있다. 어디서 무얼 먹든 참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햇살이 환하게 비치는 기분 좋은 아침, 올레 패스에 도장을 찍고 안내소에 들렸다.
안내소에는 올레길을 걷는 데 필요한 질 좋은 제품들이 많다. 게다가 디자인도 세련되고 예뻤다. 그곳에서산 모자와 손수건, 앏은 목토시는 걷거나 여행 갈때 가장 먼저 손이 가는 필수품이 되었다.
안내소 봉사자분은 올레길을 16번 걸었다고 했다.
처음 걷는 길에 대한 설레임으로 이것 저것 묻는 우리를 바라보는 그분의 시선이 여유롭고 따뜻했다.
사진출처 : 한국관광공사
화순 금모래 해수욕장
99,174m²(약 3만 평)의 검은 모래밭이 펼쳐진 곳이다.
해수욕장 옆으로는 소금막 해변 백사장이 있고, 뒤로는 산방산, 앞으로는 가파도, 마라도, 형제섬이 보인다.
해수욕장의 모래는 검은 빛으로 곱고 부드러우며 여름이면 바로 옆에 해수욕과 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야외 수영장이 생긴다고 한다.
썩은 다리(사근 다리 응회암, 오름) 탐방로
이름과 다르게 다리가 아니라 오름이었다.
썩은다리는 화순항~용머리 지질트레일의 시작이다. 바닷가로 솟은 높이 42m 둘레 594m 원추형 화산체 오름을 일명 '사근다리'라고도 한다.
"응회암은 화산재가 분출하여 쌓여서 굳어진 암석을 말한다. 주위의 딱딱하게 굳은 용암에 익숙했던 과거의 제주 사람들은 화산재로 이루어진 응회암을 암석이 삭았거나 혹은 썩은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화산재로 구성된 이 일대를 '사근다리 혹은 썩은다리'라는 이름으로 불러왔다.사근다리는 뜨거운 마그마와 차가운 물과의 폭발적인 반응에 의해 형성되었으며, 사층리와 수평층리 구조가 잘 발달되어 있다.
사근다리 화산체는 인근 용머리와 단산 등과 함께 제주도 형성과정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오트레일 안내판)
야트막한 오름길은 작은 숲길이라서 걷기에 좋았다.
카페 원 앤 온리
산방산을 뒷배경으로 한 카페, 앞에는 황우치 해변이 시원하게 보인다.
아침에 커피를 못마신 우리는 이곳에서 쉬어가기로 했다.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앉아 있기 좋은 카페였다. 창밖으로 바람이 불고 실내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한편의 영화를 보듯 창밖 풍경을 즐겼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렇게 관조적 자세를 유지할 수 없는 일. 본연의 걷기를 위해 밖으로 나오니 반갑다는 듯 비가 후두둑 쏟아진다. 근데 그렇게 맞는 비가 뭔지 모를 해방감을 주었다. 우산도 펴지 않고 우리는 깔깔대며 해변가를 뛰어다녔다.
여행이라 가능한 것들이다.
금방 맑아진 해변 옆길을 걷는다.
산방산 둘레길에서 바라본 황우치 해변
해변에 황소의 뿔모양 바위가 있어 황우치라는 이름이 붙었다.
해변길은 안전과 훼손 문제로 진입이 쉽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휴식기가 있기도 했고 대체 탐방로로 산방산 둘레길이 지정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산방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황우치 해변을 눈으로만 봤다.
돌과 검은 모래로 이루어져 독특한 풍경을 연출하는 황우치 해변은 '뉴진스'의 뮤직 비디오와드라마 '무인도의 디바'를 촬영해서 유명해졌다.
산방산에서 바라본 용머리 해안
산방산 중간 길에서 바라보니 하멜 표류 기념탑이 바로 아래에 있고 훤하게 트인 쪽에 바다와 용머리 해안이 보인다. 용머리 해안은 화산회층이 풍화되어 생긴 것이다.
산방산
산방산은 높이 395m로 신생대 제3기에 화산회층 및 화산사층을 뚫고 바다에서 분출하면서 서서히 융기하여 지금의 모양이 되었다. 이곳은 제주10경에 포함된다.
80만년 전에 형성된 종모양의 용암덩어리로, 제주 서남부 어느 곳에서나 우뚝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산방산에는 한라산과 얽힌 전설이 전해온다. 옛날 어느 사냥꾼이 한라산에서 사냥을 하다가 사슴을 발견하고 화살을 쏘았는데 그 화살이 빗나가 그만 옥황상제의 엉덩이에 맞았다. 화가 난 옥황상제는 한라산 봉우리를 뽑아서 던져버렸고 그것이 서쪽으로 날아가 바닷가에 박혔다. 봉우리가 뽑힌 자리가 백록담이고 서쪽 바닷가에 떨어진 봉우리가 산방산이라고 한다. 산방산의 아래 둘레와 백록담의 아래 둘레가 엇비슷하다고 한다.
-(출처)제주올레 홈페이지
산방산 둘레길을 내려오는데 모자를 엎어놓은 듯한 산방산 아래로 유채꽃이 환하게 피어 있다. 그림 그리기 딱 좋은 풍경이다.
봄날 꿈같은 유채꽃을 보며 걸었다.
꿈꾸고 깨어나고 다시 꿈꾸기를 반복하며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지만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작은 일에 기뻐하며 살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