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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안 Aug 17. 2024

봄날 꿈같은 가파도

봄에 걷는 제주 올레길

제주 올레길 마지막 날 가파도(10-1코스)를 걷기 위해 출발했다.


가파도는 우리나라 가장 남쪽 마라도와 제주도 본섬 중간에 있는 섬이다. 언덕이 없는 평평한 섬으로 천천히 걸어도 두 시간이면 섬 전체를 다 둘러볼 수 있다.



가파도 상동포구

운진항에서 배를 타고 가파도(상동포구)에서 내렸다.



배에서 내려 사람들이 많이 가는 방향으로 걸었다.


제주에서 본 바다와 다른 깊고 푸른 바다가 파도와 함께 야생의 느낌으로 밀려오고 밀려간다. 


어제 걸었던 산방산과 송악산이 멀리 보인다.



조용한 어촌마을의 풍경이 다정하다.

주민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관광객들만이 이 섬을 걸어 다니는 것 같다.



오래된 친구처럼 올레길 표지가 가야 할 길을 알려준다.


하지만 가파도에서는 어느 쪽으로 가도 상관없다. 결국에는 다 돌아보게 된다.



서쪽 바다는 망망대해, 보이는 것은 바다와 하늘뿐이다.



바닷길에서 살짝 올라오니 넓은 평지가 나타난다.


지나가는 계절과 다가오는 계절이 만나고 하늘은 바다와 만난다.



이곳에서는 낡은 창고도 작품이 된다.



가파도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전망대라고 해야 아주 낮은 언덕일 뿐인데 섬의 지형이 평평해서 전체가 한눈에 보인다.



길이 있어 걷고 걸어서 길이 된다.


새로 피어나는 유채꽃과 철 지난 청보리가 어우러져 풍경이 되었다.



마을 안쪽길 담벼락에는 그곳의 역사에 대한 기록과 벽화가 있다.



가파도에 가면 꼭 먹어보라는 핫도그집을 찾다가 마주한 풍경.


넓은 들판에서 바람을 맞으며 흔들리는 풀들을 보는 것은 복잡한 나 자신이 단순해지는 시간이다.



가파도에 도착하자마자 갔더니 마침 출근하던 주인장이 준비 잘해놓을 테니 한 시간 후에 오라고 했던 핫도그집.


가파도를 다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들렸다. 줄이 길었지만 오래 기다리지 않고 고소한 냄새가 나는 통통한 핫도그를 먹을 수 있었다.


배가 고프기도 했지만 정성이 들어간 게 느껴지는 맛있는 핫도그였다. 배 시간을 잘못 예약해서 빨리 돌아가야 하는 아쉬움을 달래 주기에 충분했다.

 


첫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해서 4일 동안 실컷 걸었다.


돌아가면 한참 동안 제주의 바람소리와 파도소리가 들릴 것 같다.


처음 제대로 걸어본 제주 올레길.

올레 패스를 기반 삼아 매년 도장 깨기 하듯 올레길을 걷기로 결심하며 돌아왔다.




'걷는 제주'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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