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그은 자리에, 내가 있다.
파리 14구에 있는 프랭탕 호텔. 입구에는 바로 접수부가 붙어 있고 곧바로 좁은 통로가 이어져 있었다. 삼층 19호 실, 엘리베이터도 없이 가파른 층계를 올라가야 했다. 방은 작았고, 좁다랗고 긴 안뜰이 내다보이는 창이 하나 달려 있었다. 보풀이 일어난 분홍빛 침대 커버 위에는 커다란 포트폴리오가 끈에 묶인 채 놓여 있었는데 끈의 일부는 끊어져 있었다.-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 중에서
붓 값이 없어서 그랬어.
반 지하는 오후의 결이 불온한 곳이었다. 햇살의 단면이 울퉁불퉁한 곳에서 머리를 자르다가 스스스 소리에 엄마가 달려왔다. 머리칼을 훔치자 어쩡쩡한 울음이 터졌다. 갈리진 벽으로 햇살이 스며들었다-상실의 피그말리온 중에서
나의 스승은 나무다.
새들이 고요히 날아와 앉는 나무다.
나는 일찍이 나무의 제자가 된지 오래다.
스스로 폭풍이 되어
폭풍을 견디는 스승의 푸른 잎새에서
인내와 감사의 깊이를 배웠다-자작나무에게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