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루의 나무 같은 인생 이야기 No.3
한 그루의 나무 같은 인생 이야기
세 번째 나무는 소나무입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나무를 잘 안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애국가에도 나오고 우리나라 어디를 가든지 흔하고 쉽게 볼 수 있는 나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나무 1위라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그럼 질문입니다.
소나무 잎은 몇 개일까요?
잣나무랑은 소나무를 구분할 수 있나요?
우리 산에 유독 소나무가 많은 건 왜일까요?
소나무의 학명은 Pinus Densiflora
영어명은 Japanese Red Pine
일제 강점기 제국주의 식물학자가 등재한 탓에 일본 적송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아직도 수많은 식물들이 이처럼 강점기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나무는 그저 잎이 뾰족한 침엽수 정도로만 알고 있지만 소나무 잎은 두 개입니다.
잣나무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잣나무는 잎이 다섯 개입니다.
일본산 리기다소나무는 잎이 세 개입니다.
수피나 잎의 모습이 육안으로는 구분하기 힘든 소나무와 잣나무는
이처럼 잎의 개수로 명확히 구분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 산에 소나무가 많은 이유는 기본적으로 소나무를 우대했던 문화가 있었습니다.
사철 푸르른 고귀한 황제의 나무가 소나무였습니다. 궁을 만드는 목재로 쓰이기도 했었고
왕가의 무덤 근처를 지키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봉화의 춘양목은 왕의 관을 짤 때에 쓰이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어떤 소나무는 정이품 벼슬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 산에는 나무가 남아나질 않게 되었습니다.
풀 한 포기 보기 힘든 민둥산이 우리나라 대부분의 풍경이었습니다.
이토록 황폐해진 토양에서는 질소가 부족해 대개의 나무들은 자라나질 못합니다.
소나무의 뿌리는 질소를 만들어 냄과 동시에 뿌리혹 박테리아가 미생물까지 배양합니다.
척박한 민둥산을 빠르게 녹화 사업하기에 분명한 효자 나무입니다.
소나무는 이처럼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살아남는 나무입니다.
하지만 타감작용이라는 특성이 있습니다.
Allelopathy라고 하는 타감작용의 뜻은
alle 서로 상호 간에, lo pathy 해로운 입니다.
식물의 뿌리와 줄기, 잎 등에서 화학물질을 분비해서
주위 다른 식물의 성장이나 발아 번식을 억제하는 현상입니다.
모든 생명은 주변 환경과 관계를 이루고 살아갑니다.
어떤 나무는 자신이 성장하면서 주변까지 함께 같이 잘 키워내는 반면
어떤 나무는 오직 자신만의 성장을 위해 주변에 자신 이외의 생명은 허락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산 정상에 홀로 우뚝 선 크고 웅장한
한 그루의 소나무처럼 살고 싶은가요?
아니면
옆의 나무들과 키를 나란히 하고 나무 밑동 주변에서
때마다 다양한 들꽃들을 피워내는 그런 나무처럼 살고 싶은가요?
당신은 어떤 나무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