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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ya Jul 31. 2021

첫째 딸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코로나 19가 우리 집으로 들어왔다.

큰 애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큰 딸이 아침에 체온계를 재어보니 37.4도가 나왔다.

며칠 전 생일을 맞아 마련한 친구들과의 모임. 남자 친구와의 강남 나들이를 한지 삼. 사일째 되는 날이었다.


설마?

확진자와 일치하는 동선도 없고 단지 2,3일 친구 만난 일 밖에 없는데?


그래도 한 여름에 성인이 열나는 이유는 (다른 증상 없이) 이 시점에서는 코로나 밖에 의심할 수가 없어 부랴부랴 보건소로 향했다.

만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뒤죽박죽이다.

대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는 큰 아이는 방학을 맞아 집으로 왔고 반가운 마음에 식구들은 이 삼일 동안 같이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온 식구가 뒹굴거렸는데..

막내는 학교도 다니고 있는데...

어디서부터 수습해야 하지?

일단 막내 학교에 문자 드리고 오후 나가는 아르바이트 사무실 팀장님께도 문자 드리고...

검사 결과는 24시간 안에. 음성이면 문자로 양성이면 전화로 통보해 준다고 한다.

조마조마해지기 시작했다.

검시를 받고 와서 큰 아이를 거실 겸으로 쓰는 큰 방에 혼자 있게 하고 하나씩 격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수건도 물컵도, 화장실이 하나라 같이 쓸 공간 소독제 사용도, 가족이란 얼마나 많은 부분을 같이 공유하고 살았는지 어느 것 하나도 분리된 영역이 없었다. 살 맞대고 산다는 게 이런 것이구나... 새삼스러웠다.

우왕좌왕 집 안을 정돈하는 중에 큰 아이가 나를 부른다.


엄마. 내 생일날 같이 만난 친구가 확진됐데


맙소사

강남 코엑스가 문제가 아니었다.

며칠 전에 생일을 맞은 큰 애는 학교 앞 자취방에서 친구들이 축하파티를 해준다고 했다.  자취하는 동안 늘 어울리던 친구들이라 익지도  친구들도 의심 없이 모임을 가졌다. 물론 당시에는 수도권 확진자 확산되는 시기도 아니어서 모두 가벼운 모임. 일상적인 모임들은  하고 지내던 때이기도 했다.

  학교 앞 자취방에서  스물한 번째 생일을 친구들과 즐겁게 보내고 다음 날 새벽 첫 차를 타고 집으로 왔다.

 그 후론 집에서  뒹굴거리기도, 동생과 영화관 나들이도, 엄마. 아빠랑 가벼운 술 한잔도 하면서 우리는 스물하나의  여름 방학을  즐겼다. ,

그때까진 몰랐었다.

뉴스에서 갑자기 강남. 홍대 발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한다는 소식을 들으며 우리 모두 야.. 큰일이다... 를 얘기하며 수박을 먹었다. 큰 애가 나도 며칠 전에 강남 갔었는데 불안하다는 이야기도 하면서 설마? 하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었다.


그러고는  오늘 아침 학교 근로장학생인 큰아이가 학교를 가기 위해서 일찍 일어나 샤워를 하고 나오더니 머리가 아프다며 체온을 체크했다.


엄마 37.4도야

뭐? 다시 재봐

37.5도

가자. 검사받으러.


확진자랑 접촉이 없다 생각했기에 검사를 받으러 갈 때만 해도 체기가 있어 열이 난 것이라고 생각했다.-오전에 가벼운 구토도 한번 했었다.-


스물한 번째의 생일을 모두에게 축복받을 때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오전 11시 큰 딸  친구의 전화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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