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딸의 기침과 미열이 시작되었다.
코로나 19가 우리 집으로 들어왔다.
큰 아이의 기침과 미열이 시작되었다.
아침이 되면 딸에게 가장 먼저 몸 상태를 묻는 카톡을 한다.
티브이에서는 연일 증가하는 코로나 확진자 뉴스가 나온다.
다행히 확산세가 시작될 즈음 딸은 확진이 되었기에 증상이 경미했지만 병원에 입원을 할 수 있었다.
그래. 이것도 따지고 보면 다행이었다.
생각하기에 따라 세상은 감사할 일이 많은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딸은 병원에 갈 때만 해도 미열과 두통을 제외하고 아무 증상이 없었다
다음날도 별 증상이 없었고 무기력감과 피로감, 37도 정도의 미열이 지속되었는데 어제부턴 기침도 시작했다.
다른 어떤 증상보다 기침과 폐렴이 가장 두려웠기 때문에 걱정이 시작되었다.
말 한마디 끝내기가 무섭게 딸의 기침소리가 들려왔다.
바이러스와 싸우느라 힘이 많이 드는 큰 딸은 통화하는 것도 힘들어했고 몸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쳐져 하루 종일 누워 있는다 했다
엄마 나 잘래....
그래.. 쉬어..
힘없는 딸아이의 소리에 아무것도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 난감하고 답답하다.
쫓아가 얼굴을 볼 수도..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도 사서 보내 줄 수 없다.
(딸이 입원해 있는 코로나 병동은 일주일에 한 번만 택배를 받을 수 있어 자유롭게 배송. 배달을 시킬 수가 없었다)
다른 확진환자에 비하면 경증이라 병원에서도 타이레놀과 기침약 정도밖에 처방해 주는 것 없다 한다.
그렇지만 여느 바이러스와 달리 딸은 바이러스와 싸 우느라 지쳐가고 있었고 엄마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병원과 딸을 믿고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일 밖에 없다.
저녁이 되도록 딸은 핸드폰 문자메시지도 확인하지 않아 시간 시간이 초조하고 불안했다.
이제 시작인가.
우리를 그렇게 일 년 넘게 공포와 불안에 쌓여 살게 했던 코로나가 이제 내 앞에서 실체를 보여주는 건가.
삼사일을 너무 정신이 없었던 건지 큰 딸의 기침소리를 듣고 나니 이제야 코로나의 실제감이 느껴진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무서워졌다.
언제나 그랬듯이 불안은 쉽게 증폭되는 힘이 있다.
내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