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그녀의 뒷담화
그녀는 강남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클럽하우스에서 알게 된 사람들을 그녀의 가게로 초대했단다. 그곳에서 그녀에게 삥 뜯겼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한 아나운서는 술값으로만 100만 원을 뜯겼다고 하고, 아이돌 1세대라 불리는 H 가수는 팬클럽의 대표와 그녀가 말싸움을 벌여 결국 팬클럽이 아예 없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H 가수는 이후 그녀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하며, 이 사건은 그 자체로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남았다.
이런 사건들은 처음에는 황당하게 들리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안에 담긴 다양한 인간 군상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뒷담화를 즐겨하던 그녀는 자신을 포장하며 사람들의 욕망과 호기심을 끌어 모았다. 그녀는 “어느 기업에 누구를 알고 있다”느니, “어느 방송국에 꽂아준다”느니 하는 허황된 말을 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러한 과장된 이야기들은 그녀에게 일종의 권위를 부여하고, 주위 사람들에게는 일말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그녀의 뒷담화에 동조한 이들은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했겠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과정에서 자신도 속고, 타인도 속이면서 뒷담화의 즐거움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그들은 그녀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연결하는 듯했지만, 그 이면에는 진실을 왜곡하고 상대방의 신뢰를 흔드는 복잡한 심리적 게임이 숨어 있었다. 결국, 이런 소문과 뒷담화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더욱 얽히고설키게 만들고, 진정한 소통이 아닌 단순한 나누기만을 이어가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사람을 처음 만나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종종 사람을 평가할 때 외적인 모습이나 첫인상에 의존하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그 사람의 진정한 성격이나 본질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사람은 겪어봐야 하고, 함께한 시간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여러 면모를 통해서야 비로소 사람을 이해하게 된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던 관계가 시간이 지나면서 더 깊어지고 복잡해지기도 하고, 반대로 처음에는 긍정적이었던 감정이 나중에는 실망으로 바뀌는 경우도 많다.
좋지 않은 인연은 가능하면 만나지 않고 지나치고 싶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다. 좋은 사람만 만날 수는 없고, 다양한 성격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게 된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상황을 겪은 이후,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많은 것을 회복했다. 그때의 경험은 나에게 여전히 사람 공부라는 숙제로 남았다. 서로의 진정한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로 했다. 이제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웃게 되지만, 그 순간들이 내 인생의 한 부분이었음을 감사히 여기며, 사람 공부를 계속해 나가고 싶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하지 않던가? 우리가 마주하는 많은 사람들은 각자의 아픔과 기쁨, 희망과 절망을 품고 살아간다. 그러니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상처받지 않기 위해 방어막을 쌓고 살기보다,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는 말처럼, 사람 속에 숨겨진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사람에게서 어려움과 실망도 겪게 되겠지만, 그러한 순간들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 줄 것임을 믿는다.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는 사람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게 되었고, 그로 인해 나 자신도 더 나은 사람으로 나아가고 싶다. 배움에 끝이 없다던데, 사람도, 공부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이번엔 그녀의 뒷담화를 통해 한 수 제대로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