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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 이 Oct 04. 2021

3. 첫 시작은 소모품부터

완벽하지 않기에 더 완벽한 지속가능한 삶의 기록

3. 첫 시작은 소모품부터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음만 앞서고 꾸준히 지키지 못할 시작을 막기 위해서 내가 제안하는 것은 '사소한 것부터 차근차근'이다. 나는 소모품부터 차근차근 바꾸기 시작했다. 여기서 질문, 왜 수많은 물건들 중 굳이 특정지어 '소모품'일까? 


그릇이나 주방용기 등, 소모품이 아닌 것들을 아무 이유도 없이 바꾸는 것은 무의미하다. 아직 멀쩡히 쓸만한 것들을 버리거나 혹은 안보이는 곳에 보관해놓고 새 물건들을 사는 것이 과연 환경을 위한 일일까? 우리는 단거리 경주가 아닌 장거리 경주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 앞선 의욕으로 좁혀진 시야를 조금만 넓혀보자. 


 Image by Monfocus from Pixabay

나의 첫 시작은 설거지용품이었다. 마침 주방세제가 똑 떨어지고, 수세미도 해질대로 해져서 바꿔야 하는 시기였다. 이 기회에 친환경적인 제품을 사용해보자 싶었고, 유튜브에서 봤던 천연수세미와 소프넛(soapnuts)열매가 떠올랐다. 하지만 한 번도 구매해보지 않았던 용품들이라 어디서 사야할 지 처음엔 감이 잡히지 않았다. 물론 한국이었다면 인터넷 검색 한 번, 클릭 한 번으로 쉽게 빠른 배송을 시켰을테지만, 현재 살고 있는 캐나다에서는 배송도 빠르지 않은데다가 겨우 천연수세미와 소프넛 때문에 이 넓은 땅을 횡단하는 택배를 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엄청난 탄소 발자국을 남기는 택배나 음식배달 같은 서비스들도 후에 따로 다뤄볼 생각이다). 



일반 식료품점에서는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무작정 나는 유일하게 알고 있는 다운타운에 있는 제로웨이스트 용품점, Zero Waste Emporium 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오고가며 항상 지나쳤던 곳이기에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그렇게 찾아간 용품점에서 수세미는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소프넛은 왜인지 보이지 않았다. 혼자 열심히 고군분투하다 결국 포기를 하고 쭈뼛대며 스태프에게 물어보니 이 상점엔 없고 몇 블록을 가면 West Coast Refill 이라는 제로웨이스트 상점이 있는데 그 곳에는 소프넛을 팔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운 좋게 알게 된 다른 친환경용품점에 들러 소프넛도 구매를 함으로써 성공적으로 첫 친환경용품 쇼핑을 마쳤다. (*다 같은 친환경용품점 같지만 중점적으로 취급하는 물건들의 카테고리는 용품점마다 다 다르다)


이렇게 어떤 소모품이든 한 번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고 나면 그 다음은 쉽다. '친환경용품점'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한 번 발을 들여봤으니 두 번째, 세 번째는 쉽다는 것이다. 똑 떨어지는 소모품이 생길 때마다 이 소모품은 어떻게 친환경적 제품으로 바꿀 수 있을까,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ㅡ 이번엔 샴푸가 떨어졌네? 샴푸도 친환경적 제품이 있을까? 그리고 자연스럽게 전에 방문했던 친환경용품점을 떠올릴 것이다 ㅡ 저번에 갔던 용품점에 샴푸 바(Shampoo bars)를 팔았었던 것 같은데, 한 번 가볼까? 


이것이 첫 시작은 소모품부터를 추천하는 이유이다. 지속가능한 실천을 위해선 첫 스타트가 무척 중요하다. 소모품으로 시작된 첫 발걸음은 계속해서 친환경적용품점의 세계로 날 이끌 것이고, 후엔 자연스럽게 소모품을 넘어 더 큰 제로웨이스트의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완벽하지 않기에 더 완벽한 지속가능한 삶의 기록.

그 세 번째 기록 2021.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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