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02~03
지난주는 삼성배 배드민턴 대회가 있는 날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과니형과 파트너가 되어 경기에 출전하였다.
사전에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나름 대진운이 좋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나름 기대를 하고 참가하긴 했으나, 3게임중 첫 게임을 몸도 안풀린 상태에서 순식간에 패배하였고, 그 뒤의 2승의 의미는 바래졌다.
나는 자주 대회에 나갔었기 때문에 감정이 좀 무뎌졌지만 1년에 한번씩 나가는 과니형은 맨붕이 좀 심한것 같아 어떤 말로 위로를 해야 할지 고민했다. 응원하러 와준 정만형님과 키수 형님에게도 면목없었던 대회. 특히나 파트너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키수형님의 상심은 더해졌을 것을 생각하니 더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대회를 나가고 집에와서 아이둘과 내가 셋이 보내는 시간을 가졌다. 나름 육아에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하였으나 아내가 없으면 한없이 작아진다. 이것이 주와 부의 차이겠지? 옆에서 훈수는 잘 놓지만 막상 주가 되고 나면 모르는게 너무 많다는걸 깨닫는다.
보통 서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다가 세월은 흐르게 마련인데 중간 과정을 서로 알지 못한다면 다음과 같은 폐해가 생기게 된다.
아이가 커버리고 난 후에 아내는 혼자서 잘 크는 아이를 돌보며 놀았던 사람으로 치부될 수 있다. 더불어 퇴직할 무렵의 남편은 가족에게 헌신하며 자신을 포기한 채 돈 벌었던 시간은 부정되고 가정에 소홀했고 이제는 능력없어진 남자가 되고 말 것이다.
이런 모든 부정적인 것들을 없애는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애정이 있어야 한다. 애정이 있기 위해서는 연애때랑은 다르게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 그리고 존중해주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 말은 쉽지만 양가 가족과 아이들까지 얽혀있게 된 상황에서 말처럼 쉽지 않다...
험난한 토요일을 보내고 일요일은 주말당직.. 당직서고 난 후 토요일부터 조르던 목욕탕을 민재와 갔다. 갈때마다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 누군가의 말처럼 오늘 본 모습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는 같은 모습을 결코 오래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계속 비가오는 날씨였지만 일요일 저녁엔 거짓처럼 개인 하늘을 볼수 있었다. 설레는 맘으로 상범이 형님이 주신 천체 망원경을 들고 근처 고등학교 운동장으로 무작정 찾아간다.
만만하게 봤던 천체 망원경.. 하지만 할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는데다가 달이 전혀 보이지 않는 그믐날이 겹쳐서 별을 망원경으로 보는것이 얼마나 힘든것인지를 깨닫고 집으로 온다.
민재에게 부끄러워서라도 다음엔 망원경 광축도 맞추고 공부도 더 많이 해서 꼭 별과 달을 보리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