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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ze Jan 02. 2022

genug 으로 표현하고 싶은 2021년

파도를 만들어내는, 삶의 스타일이 확실한 '궁금한 사람'


good enough 충분히 좋은 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독일어로는 genug.



올 한 해는 충분히 좋았다.

완벽했다거나, 좋은 기억만 있었거나, 죽을만큼 힘들진 않았고(물론 가끔은 그랬지만) 충분히 좋았다.

(고 생각했다. 이 글을 쓰기 전에는! 근데 이 글을 끝까지 다 쓰고 나니 genug은 무슨, ganz gut이다. 정말 좋았다. 굉장했던 1년이다. 이렇게 다채로울 수 있나 싶게 좋았던 1년이다. 정말 좋았다.)  


‘나는 최대한의 내가 될거야’라는 매거진을 호기롭게 생성하며 올 해를 시작했다.

이직과 이사를 하기도 했고, 또 다른 사이드프로젝트를 벌리기도 했다.

 

살아오면서 내가 가장 상상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다양한 일을 겪었던 1년 이었다. 내가 궁금했던 것들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후회는 없지만, 1년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어떤 환경이, 어떤 사람이, 어떤 일이’ 나에게 ‘최적’인지 알 수 있었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나의 최대한의 가능성을 찾아보자는 목표대로 다양한 일들을 벌렸기 때문에 '시간'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였다.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들이 정말 많았는데 중요한 건 '나는 한 명뿐 이었다'. 한 명어치의 삶을 살고 있는 나는 높은 가치 순서대로 시간을 나눠 삶을 보내야만 했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시간관리는 중요했고, 시간관리의 1단계는 ‘내게 중요한 우선순위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자연스럽게 우선순위가 정해졌고, 중요한 가치관과 목표가 줄지어졌다. ‘시간을 내것처럼’ 쓰고 싶다는 생각이 짙어졌고, ‘시간’과 ‘자유’의 가치 또한 짙어졌다.


내가 하고 싶은 시간에,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시간을 보내는 것의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한 화두였다.

하고싶은게 너무 많았고, 많은 걸 시도했다.



'재미'로 시작해서 '색'이 되는 경험

올해 벌린 일들을 굵직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깊게 생각하고 시작한 건 단 하나도 없다. 그냥 '해볼까?'하는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했고, 흔적이 남았고, 재미가 있었고, 나의 색으로 더해졌다.  '가능성'을 탐험해보자는 작년의 다짐이 이정도면 꽤 통하지 않았나 싶다. 생각보다 나는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전혀 다른 도전을 하면서도 항상 something 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something에 사람들이 반응한다. 귀한 경험들이었다.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하는 일

1. 기획자,pm,po 커뮤니티 <힙한 서비스의 비밀>을 함께 만들며 인스타그램(@hip.servie)를 운영했다. 0명의 팔로워에서 6800명이 되는 경험.


2.올 해 1월 부터 마케터들의 커뮤니티 <힙한 마케팅의 비밀>을 만들었고, 지금 4기를 진행하며 600명이 넘는 마케터와 3000개가 넘는 마케팅 레퍼런스를 분석하고 있다. 커뮤니티를 만들고, 지속하는 일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알고 있어서 지금의 모습이 귀하다. 그 뒤에는 매주 밤마다 했던 줌미팅과 치열한 고민들, 다양한 실험들, 우리가 쏟았던 시간과 관심, 에너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 실험의 결과들이 작용하는 중이고, 끊임없이 성장하고, 커지고 있는 중이다. 매주 치열하게 고민하고, 만들어간 보람이 있는 나의 소중한 커뮤니티.  


3.4월에 we buy work 멤버를 처음 만났다. 단순히 모베러웍스를 함께 좋아하는 친구들로 만나서, 노동절에 obpc와 일을 벌리기로 하고, 1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그렇게 we buy work라는 크루가 되었다. 일을 사서 하는 사람들. 좋아하는게 많은 사람들. @webuywork  일력을 준비중인데 아직 온고잉.


4.커뮤니티는 아니지만 '  식사의 가치를 제안하는 브랜드' obpc 1주년 파티를 함께 준비했다. 다양한 굿즈와 오프라인 파티, 그들의 브랜드 스토리와 진심이 담긴 이야기를 인터뷰로 꺼내고, 알리는 . 굿즈로 라이터, 티셔츠, 펜, 스티커, 인슨스스틱과 홀더를 만들고, 인터뷰 콘텐츠를 제작하고, 오프라인 파티 공간을 기획했다. 단순히 연남동의 핫플이 아닌 '가치를 제안하는 브랜드' 전달되고 싶은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 좋았고, 너무 진심이 담겨 있어서 꺼내서 정리하는 모든 과정이 뜻깊었다. 내가 브랜드를 만든다면 어떤 가치와 태도로 만들어야할  생각해볼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obpc.kr


글쓰기

1.6개월간 중앙일보 민지크루로 활동하며, mz세대가 집중하는 서비스, 공간, 사람을 리뷰했다.

-런데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4094457

-마이루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03053

-오늘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20249

-펫프렌즈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26241

-맹그로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4123390

-꼽힌님 인터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4123405


2.폴인 링커로 뽑혀 <힙한 마케팅의 비밀>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하는 이야기를 연재한다.

<폴인 1편. 1년 만에 600명의 마케터가 모인 이유는 


3.사회초년생을 위한 뉴스레터 <스트레터>에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를 쓰며 생각해보니 7년차 기획자였고, 궁금한 서비스를 만드는 궁금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적었고,

과거의 나에게 '너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떤 사람도 될 수 있으니 주변의 말에 휘둘리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https://stibee.com/api/v1.0/emails/share/kTX872qrFqUyBoX5ZYvjrTSIcdpkQA==


4.일에서의 레슨런과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브런치에 꽤 꾸준하게 적어왔다.


퇴사와 이직

올해 1월 6년간 다녔던 회사를 퇴사하고, 완전히 다른 조직으로 이직을 했다. 도메인도, 조직 문화도 전혀 다른 환경으로 이직을 했다. 출근도 전에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를 혼자 리딩하게 되었고, 고군분투 끝에 드디어 다음달 오픈이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0에서 1로 만드는 경험을 하며, 다양한 고난과 역경이 있었고, 결정과 선택의 연속이었다. 패션은 물론이고, 커머스는 하나도 모르는 내가 커뮤니티 프로덕트의 pm이 되어 '스스로의 결정에 확신을 갖고' 끌어온 1년이었다. 이 프로젝트 외에도 패션 커머스 플랫폼을 만들며 내가 유지하고 싶은 나의 키워드와 맞닿는 프로덕트들을 해나갈 수 있어서 좋았다. 큐레이션과 콘텐츠 중심으로 삶의 스타일과 패션 스타일을 제안하고, 추천하는 프로덕트들을 맡았다. 다양한 리뷰, 추천 로직, ai 스타일링, 매거진, 편집샵 등 크고 작은 서비스를 오픈하고, 업데이트했고, 패션쪽에 관심을 많이 둔 1년 이었다. 나의 색과 가치를 인정해주고, 신뢰하고 응원해주는 동료들이 있어서 잘 헤쳐나갈 수 있었다. 1년 동안 전혀 다른 경험을 한 덕분에 내년의 내가 더 기대되고, 앞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아졌다.


나의 브랜드

테니스테니스클럽은 테니스를 시작하던 2019년 부터 준비해오던 이야기였다.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향과 의류, 생활용품 등 다양한 제품과 메세지를 전달하는 컬쳐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는데 드디어 올해 첫 삽을 떴다. 첫 제품은 의류였기 때문에 사업자와 상표권을 등록하고, 동대문 시장과 방산시장, 의류 공장을 다니며 직접 원단을 떼고, 택을 만들고, 나염을 하고, 포장재를 골랐다. '옷'이라는 걸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었다. 그리고 우리가 전달하고 싶은 브랜드 가치와 메세지를 확실하게 했다. 우리는 테니스 의류 브랜드가 아니라 '테스를 치는 태도를 삶의 태도로 제안하고 싶은 컬쳐 브랜드'라는 것을.


잔발을 구르며, 힘을 빼고,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는 태도.

에너지넘치고, 즐겁게 일상을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

내년 1월에는 꼭 오픈!


이런 일들을 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느낀 점들이 있다.




7 things of 2021


1.’시간의 중요성’

하고 싶은게 많은 만큼 시간이 늘 부족했다. 시간에 대한 두가지 측면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지면서 1)우선순위대로 시간을 쓰는 것과 2)나만을 위한 시간이라는 두가지 측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하루는 24시간이지만 늘 48시간처럼 밀도있게 살았다. 가끔은 밀도없이 늘어지고 싶었다.


1)1월에는 '일주일에 하나의 주제로 살아보자'는 다짐을 했고, 7월에 '시간을 내 것 처럼 쓰고 싶다'라는 글을 썼으며, 영감 아카이빙보다 경험 아카이빙을 잘 하자는 다짐을 했다. 하고 싶은게 많아질 수록 '시간과 에너지의 분배'에 대해 생각하는 것, 생산성 있는 시간과 무용한 시간의 균형, 그 둘 사이에서 오고가는 마음을 인정하는 것 등 한 번 정리를 하고 나니 내가 성장하면서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그 둘의 균형점을 맞춰가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반기에는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했다. 우선순위를 스스로 생각하고, 그 우선순위에 따라 시간과 에너지를 분배하고, 한 번에 하나의 것들만 해내려고 했다. 동시 다발적으로 해야할 것들이 끊임없이 뒤섞이는데 나는 그것을 한 번씩 끊어줘야 혼돈스럽지 않았다.


2)그리고 1번과 이어지는 생각으로는 무엇보다 '나를 위한 게으른 시간'이 부족했다. '이직'이 가장 큰 변수였다. 작년까지도 새로운 일들을 늘 벌였지만 나의 삶을 잘 조절할 수 있었다. 올해의 가장 큰 변화는 '일하는 환경'이었는데, 풀재택이 아니어서 사무실로 출근하면서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회의부터 챙겨야할 일들이 많아 핸드폰을 거의 보지 못했다. 업무시간 동안은 일에 풀로 집중하다가, 퇴근하고 나서야 사이드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퇴근하고 나서 늘 무언가를 준비하고, 정리하고, 회의하고, 나눴다. 성취감은 물론 컸지만, '혼자 조용히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의외였다. 어렸을 때의 나는 혼자있기 싫어서 7일 중 7일을 약속을 잡고, 늘 누군가와 붙어있고 싶어했는데. 이제는 '혼자만의 시간'을 갈망하는 어른이 되었다.


혼자 커피를 내려마시고, 글을 쓰고, 생각을 정리하고, 목욕을 하고, 책을 읽고, 노래를 듣는 시간이 '가장 고요하고, 가장 충만하다' 그런 시간들이 나를 키웠고, 나를 성장시키고, 내 색을 진하게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인풋의 시간이 있어야, 사람들과 시너지를 내면서 아웃풋을 낼 수 있다. 결혼 전을 생각해봐도 항상 나의 작은 방 안에서 초를 키고, 노래를 들으면서, 일기를 쓰고, 이런 저런 생각을 쏟아냈다.


내년에도 올해만큼 바쁘게 살 것 같은 기분이다. 또 새로운 도전들이 있을테고, 변화들이 있을텐데 이제는 '균형'이 더더욱 중요하다. 운동과 나 혼자만의 시간도 스케쥴로 빼두고, 균형을 잘 맞춰야지. 나의 삶은 혼자만의 시간에서 비로소 완성도가 생긴다. 내년에도 '가능성 지혜'와 '무용 지혜'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는 사람이 되어야지. 돌아보면서 잘 기록하기 내 하루하루, 한 달, 1년


-daily, weekly, monthly 회고를 지금보다 더 습관적으로 해보자. 한주를 끊어내고, 다른 한 주를 준비하자.

-어떤 삶의 태도, 가치관으로 살아가고 싶은지, 살아가고 있는지, 지금의 상태는 어떤지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덜어내야 하는지 주기적으로 '상태 점검'을 해보자.

-아침과 밤 시간에는 '꼭' 나를 위한 운동, 독서, 휴식 시간을 마련해두자.



2.’완전히 내 것’ 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해왔다. '함께' 만들어간다는 경험이 귀한 건 맞지만 '완전히 내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면서 고민이 되는 와중,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었다. '완전히' 내 것이 아니더라도, 거기에서 '나만의 의미'를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내가 하는 모든 행동, 생각들 인사이트들은 '내 것'이다. 그러니까 뒤섞이지 않게, 나만의 것을 잘 기록하고, 공유하는 건 나의 몫이다.


그리고, 다양한 일들을 하다보니 올해는 '정말 나만의 것'을 만들어가는 것에 대한 자신이 조금 생겼다. 이젠 정말 '완전히 내 것'을 해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다. 나만의 것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커진다.


3. 건강, 은퇴한 할머니처럼 지내던 시간이 내겐 소중한 시간

작년에 이직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지금 내 나이에 '은퇴한 삶'처럼 잔잔하게 흘러가는 날이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너무 평안하고, 좋았던 날들이다. 제철음식으로 밥해먹고, 천천히 햇빛아래 산책하고, 책 읽고, 일찍 잠에 들고. 그러다 문득 지금 가장 크게 성장해두어야 나중에 더 밀도 있게, 평안한 삶을 즐길 수 잇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를 '불편함'에 던졌다. 조금 불편하고, 조금 여유롭지 않더라도 좀 더 성장하는 편을 선택했다. '은퇴한 할머니' 같던 시간이 가끔은 재미없고, 지루하기도 했지만 올해를 바쁘게 지내보니 그 시간이 나를 뎁혀주던 시간이었구나, 정말 귀한 시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그렇게 지내는 동안에도 돈이 생기는 파이프라인을 잘 만들어두고, '진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빨리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 나는 정말 그렇게 살고 싶다. 여유롭게, 천천히, 산책하면서.


4.삶의 스타일, 패션 스타일

올해의 목표 중 하나는 삶의 스타일을 견고하게 하는 거였다. 주거, 패션, 행동에서 묻어나오는 삶의 스타일. 새로 다가온 주변 사람들이 전해주는 말들을 듣다보면 나만의 색과 키워드, 스타일이 확실해져가는게 느껴진다. 건강하고, 자유로운 삶, 사랑하고, 사랑받는 다정하고 따스한 삶, 청량한 삶. 무엇보다 '자연스러움'을 최고 가치로 느끼기 때문에, 올해도 그렇게 살고 싶다.


그리고, 올 한 해 패션 회사에서 일하면서 '옷과 패션, 스타일'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 서핑을 하다가 별 생각없이 옷을 사거나, 여행, 결혼식, 데이트, 약속 등의 행사가 있을 때 급하게 시즌에 맞는 옷을 사거나, 친구들에게 이게 낫니, 저게 낫니 물어보며 쇼핑을 하는 편이었던 것 같다.

최근 가장 많이 바뀐 점은 주변에 의견을 묻지 않으며, 브랜드의 메세지에 공감하고, 오래 입을 수 있는 소재일 때 구입하며, 행사가 있어도 새로 구입하는 대신 평소에 입던 옷들 중 선택해서 입고 간다. 아침에 뭘 입지 하는 고민의 순간이 적어졌고, 자연스럽게 툭툭 선택할 수 있다.


패션 회사에서 일하며 놀랐던 점은 '시즌'에 따라 정말 정말 많은 옷이 순식간에 생겨나고, 순식간에 소각된다는 것이다. 정말 많은 옷이 만들어지고, 버려진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유행하는 아이템'들 보다는 '꾸준히 오래입을 수 있는 좋은 옷'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좋은 옷과 오래입을 수 있는 옷을 분별할 수 있고, 옷장에 있는 옷 중 입지 않는 옷은 정리할 수 있는 결단이 생겼다.


가장 좋아하는 패션 브랜드가 뭐에요? 라고 했을 때 아직은 정말 좋아하는 패션 브랜드는 딱히 없지만, 확실한건 내가 좋아하는 메세지를 던지는 브랜드의 어페럴 라인이나, 내가 만든 옷이나,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옷과 함께 한다는 점.


패션 뿐만 아니라 '일상'도 마찬가지다. 좋은 침구와 좋은 식재료에 더 투자하기 시작했고, 쾌적함과 정돈된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안다. 나의 생활 반경이 언제나 쾌적하고, 기본이 되는 재료와 제품들이 깨끗하고, 좋기를 바란다. 자잘자잘한 인테리어 소품들 보다는 삶의 질을 높여주는 생활 아이템에 더 집중했고, 그래도 그 와중에 내가 좋아하는 아이템들이 잔뜩 모이긴 했다. 가장 좋은 건 이사하고 내 방이 생긴 것. 작업실에 윤슬 커튼도 달고, 좋아하는 포스터와 책이 잔뜩 있고, 좋아하는 책상과 좋아하는 의자가 놓인, 좋아하는 일들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생겨서 내 삶이 풍부해졌다. 올해에도 삶의 스타일이 견고해지는 사람이고 싶다.


5.스스로를 증명하려 할 필요없다. 자연스럽게 흘러나와

조급한 마음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일들을 많이 벌릴 수록 나에 대해 증명해야한다는 생각이 생기기도 했다. 그렇지만 곧 생각을 고쳐먹었다. 증명하려 하지 말고, 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그러면 누군가는 내 가치를 알아봐주고, 누군가는 나를 인정해준다. 가치는 내가 증명하는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거다. 증명하는데 힘을 쓰지 말고,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힘을 쓰자. 조급해하지 말고. 그게 가장 중요하다.


6. 차 한잔 하면서 마음의 여유

화가 유독 많이 났다. 차 한잔 마시거나, 천천히 대화해보면 모두 풀릴 일. 화내지 말고, 차 한 잔 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갖자. 그리고, 침대에 아이패드랑 핸드폰 들고 오지 않기.


7. 그럼에도 계절을 담뿍 즐긴 '자연'과 가까운 사람이었다.

파도, 궁금한 사람, 여유, 다정함, 따뜻함, 깊이, 단단함

이런 단어가 생각나는 사람이고 싶다. 여전히 올 해에도 자연과 함께 했고, 자연스러운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느때보다 까매졌고, 어느때보다 건강했다. 양재천이 옆에 있는 회사로 오면서 사계절 내내 양재천을 매일같이 탐방했다. 새로운 꽃과 나무가 피고 지고, 아름다운 햇빛과 바람을 있는 그대로 느끼면서 날이 좋은 날에는 따릉이를 타고 쌩쌩 달리며 행복해했다. 빛이 좋으면 일찍 퇴근해 양재천의 까페에서 맥주를 마시며 책을 읽고, 벚꽃이 가득한 봄에는 가족들을 불러 함께 산책했다. 여름엔 바다로, 수영장으로 뛰어들었고, 가을엔 백패킹을 했고, 겨울엔 눈이 잔뜩있는 강원도로 갔다. 늘 계절과 가장 가까운 계절같은 사람이 되어야지.




5 things of 2022


1. 더 큰 파도를 만들어내자

나의 작은 파도를 알게 됐다. 나의 말과, 행동, 가치와 생각이 파도를 만들고, 주변에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닳았다. 올해에는 일에서도,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도 더 큰 파도를 만들어내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자. 유튜브를 진짜 시작해볼까.


2. 균형, 균형, 균형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 사이에 균형, 가능성 지혜와 무용 지혜 사이의 균형, 나의 시간과 가족의 시간, 외부의 시간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추자. 사람을 만나는 것도, 시간을 쓰는 것도, 콘텐츠를 즐기는 것도 모두 균형이 필요하다. 되는대로 말고, 매일, 매주, 매월 돌아보고, 기록하면서 시간을 원하는 방향으로 쓰자. 시간을 쓰는 게 원하는 삶을 만들어가는 거니까. 무엇보다 운동, 독서 놓치지 않기.


3. 나만의 스타일 더 확실하게

호비클럽, 테테클, 힙마비, 커뮤니티, 패션, 마케팅, 자연, 건강. 흩어진 많은 키워드와 활동들을 하나의 결로 묶어 나만의 스토리와 나만의 경험, 나만의 강점으로 정리하자. 좋아하는게 많은 만큼 이제는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걸 잘 버무려 나만의 '키워드'를 확실하게 만들 때다. 옷장도, 집도, 내 머리 속 생각들도 나의 스타일에 맞는 것들로 걸러내고, 관심사를 더 확장하자. 내가 아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다. 더 많이 경험하고 세상을 만나야지.


4. 하고 싶은 말은 확실하게, 표현도 확실하게

2021년 가장 큰 변화는 '주관있는 선택과 말'이다. 눈치보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했으며, 물어보지 않고 선택했다. 올 해에도 '망설이지 않고, 적확하게 표현하고, 할 말 하고, 선택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5. 하루 하루 충만하게 보내자

하루하루가 모여 1년이 되는거니까. 하루하루 사랑하며, 자유롭게, 아쉬울 것 없이, 가득 행복해하며 보내자.



2021 돌아보기


1월 18일 생일 겸 퇴사 기념으로 강릉 여행을 갔다. oasis 의 whatever을 들으면서 파도를 치는 걸 한없이 보며 자유로움을 느꼈다. 일출과 국밥이 목적이었고, 행복했다.

1월 24일 패밀리 백패킹을 갔다. 운탄고도로. 자유. 행복. 핸드폰이 터지지 않아서 좋았다.


2월 1일 새로운 회사로 입사했다. 2주동안 재택이다. 첫 프로젝트로 ios att 대응을 맡게 되었다.

2월 14일 출근 전인데 상무님과 같이 '놀이터 tf'를 하게 되었다. 뭘까, 중요해보이는데,

2월 19일 바스키아 전을 봤다.

2월 22일 마음의 겨울이었고, 봄이 오길 바랬다. 모춘의 겨울 에피소드를 보며 함께 울었다.

2월 28일 팔에 바다와 자유를 새겼다. 두번째 타투. 언제나 자유롭게, 바다처럼 살기를


3월 19일 요즘 양재천을 자주 간다. 또래끼리 맥주를 먹고, 믿음문고를 들렀다가, 새소년의 자유를 들으며 집에 가다가 자유에 빠져 핸드폰을 잃어버렸다.

3얼 20일 윤영, 조재랑 강릉 여행을 갔다. 같이 키츠네 집업을 입고, 엽떡을 먹고, 맥주를 먹고, 행복했다.

3월 30일 아름다운 양재천에 가족들을 초대하기 시작했다.



4월 1일 힙마비 1기 중간점검에 '원파운드'를 초대했다.

4월 4일 위바이워크를 처음 만난 날. 모베러 후드를 입고 서울숲을 쏘다녔다.

4월 7일 비슬라 매거진과 아이즈 매거진을 만나러 다니던 날들.

4월 11일 동백에 있는 산을 올랐다.

4월 12일 엄마의 생일이다.

4월 18일 주말마다 동백 호수공원에 있는 Lake like에 가서 글도 쓰고, 책도 읽다 온다.

4월 21일 따릉이를 타고, 양재초밥을 먹고, 청량함을 들이킨 날

4월 25일 원스키를 탄다.

4월 30일 박황성공과 미누씨를 갔다. 양재천을 걷고, 따릉이를 탔다.



5월 1일 모베러웍스 501 노동절 팝업에 위바이워크와 함께 갔다. 모베러가 우리를 알기 시작한 날.

노동절에 갔다가 obpc랑 같이 일을 벌리기로 했다. 1주년 파티

5월 3일 많은 꽃을 봤다.

5월 6일 소연이랑 광주 화담숲을 갔다.

5월 14일 로즈데이 나무에 엉킨 장미를 봤다. 꾸준히 테니스를 치고 있다.

5월 15일 준석오빠 결혼식을 보러 부산에 갔다가 여행을 하고 왔다. 비아인키노를 가고, 사진집을 보고, 장어를 먹었다.

5월 19일 주말마다 수상스키를 타고, 드립커피를 내려먹는 일상이 좋다.

5월 20일 힙마비콘 시즌 1을 했다.

5월 22일 재윤이의 임신을 축하하러 다녀왔다.

5월 23일 윤영이 조재와 서촌을 돌아다녔다. 오랜만에 취향을 탐방하러 다녀서 좋았다. ofr에서 사온 에코백은 헤질때까지 올 해 내내 들고다녔다.

5월 30일 강천섬에 패밀리 백패킹을 갔다.


6월 13일 obpc 1주년 파티를 했다.

6월 14일 또 수상스키

6월 19일 초당옥수수밥 해먹었다.

6월 20일 구호크루라서 사진을 찍었고, 메인 배너에 걸렸다.

6월 22일 소연이랑 수상스키를 타고, 근처에서 디지털 노마드를 꿈꿨다.

6월 23일 박황성공과 따릉이 타고 스웨덴 피크닉을 가서, 행복한 시간 보냄. 뷰클랜드의 원두와 일기장을 사와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6월 26일 집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6월 30일 요시고 전시회를 보고, 위바웤과 스웨덴피크닉을 갔다. 상반기를 보내며, 1년 회고 질문을 했다.




7월 1일 맹그로브 오픈 전시를 다녀왔다. 꼽힌님 인터뷰를 했다.

7월 6일 힙서비그램 팔로우 5000명 라이브방송을 했다.

7월 15일 어마어마한 무지개를 보고, 좋아하는 잠옷을 입고, 초당옥수수와 맥주를 먹은 여름 밤.

7월 18일 소연이랑 수영장에 갔다. 완전한 여름.

7월 22일 박황성공과 일찍 퇴근해서 청계산 계곡에 가서 와인 마셨다.

7월 28일 동백을 떠났다. 슬펐다. 나의 동백. 동백 안녕. 판교에서 다시 시작.

7월 30일 혼자 강릉으로 떠났다. 위크엔더스에서 하이볼을 마시며 글을 쓰고, 읽었다.

7월 31일 소연이가 왔다. 순긋해변과 사천해변을 돌아다니며 실컷 놀았다.



8월 6일 남편과 제주 휴가를 떠났다. 소소부부에서 아침에 커피 내려마시던 그 따스함을 잊지 못한다. 뜨거운 여름 바다에서의 수영보다, 더 진득하니 남았던 경험. 아침마다 하던 산책, 밤마다 보던 노을, 오픈카를 빌렸었지, 너무 뜨거워서 수영을 하다가 씨꺼매지고.  

8월 12일 정관장 이벤트에 당첨되어보겠다고 희나소연이랑 사진찍었다.

8월 14일 민지 재윤이랑 마이알레에 가봤다.

8월 17일 골프를 시작했다. 골프레슨 받아서 얼른 나가야지.

8월 19일 힙마비콘 시즌2 시작

8월 22일 매일 골프 연습을 간다. 퇴근하고 밥먹고 달려가기.

8월 23일 엄마랑 제주 백패킹을 가기로 한 날인데, 태풍이와서 우선 텐트는 놓고 떠났다. 고민하다가 떠난 여행. 근데 날씨가 꽤 괜찮잖아? 해녀의 부엌 공연도 보고, 해비치가서 수영도 했다. 오름도 가고, 숲도 갔다.

8월 25일 서핑이 위시리스트인 엄마를 위해 예약했지만, 물때가 안맞아서 패들보트. 빗 속에서 패들보트 못 잊어.




9월 4일 골프화 사러 아울렛, 성수에서 전시도 보고,

9월 8일 테니스테니스클럽의 시작. 동대문 종합시장 가서 원단(스와치)를 처음 받아봤다. 황사장, 김사장.

9월 10일 집 옆에 호텔더일마라는 브런치까페가 생겼다. 뾸과 브런치

9월 21일 추석 기념, 랑이를 데리고 인천 바다에 갔다. 백현마을에서 브런치도 먹었다.

9월 25일 골프채 풀세트가 생겼다. 남편이 사줬다.

9월 26일 소연이랑 스크린 골프가서 하이네켄 제로 마시면서, 골프치는거 재밌다. 사업자등록, 특허등록 한 날

9월 30일 매월 마지막날은 위바이워크와 회고. 오비피씨에서 만났다.


10월 4일 좋아하는 책상과 의자, 러그를 당근마켓에서 샀다. 남편은 바디프렌드를 샀다.

10월 6일 결혼 기념일, 음식이 너무 짰다.

10월 9일 윤영이랑 조재가 집에 놀러왔다.

10월 10일 남편과 첫 라운딩. 용호오빠랑 여자친구랑 갔다. 재밌었다. 드라이버 하나도 안맞아

10월 17일 이번에는 진영, 종근오빠랑 라운딩을 나갔다. 이번엔 드라이버가 진짜 잘맞았다.

10월 23일 아부지 환갑. 경복궁에서 금팔찌를 드렸다.

10월 27일 유리 공방에서 직접 화병을 만들었다. 7시간 실화? 끝나고, 일본여행같은 이자까야

10월 29일 이사님과 라운딩. 너무 어려웠다. 이번 달에 라운딩을 3번이나 나갔다.

10월 30일 폴인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어떻게 쓸지 고민했다.

10월 31일 오랜만에 테니스치러 한남 테니스장 갔는데 폭우와서 금호동에 sit.



11월 3일 폴인과 미팅하고, 소연이랑 동대문 시장 갔다가, 힙마비 회고.

11월 4일 뾸과 시멘트 갔다가, 와인 조금 마셨는데 둘 다 저혈압. 이제 술 마시면 안되나봐.

11월 5일 이서님 집들이 가서 청첩장 받았다. 취향이 가득한 공간. 관계.

11월 6일 패밀리 백패킹. 무슨 산이었더라. 컨디션이 안좋은 상태에서 갔던 백패킹. 그래도 가득 행복했다. 가득한 별을 보고, 일출을 보고, 사랑하는 시간을 보냈다.

11월 10일 힙마비 회고의밤. 전우성님을 모셨다.

11월 13일 혜정 집들이. 용인에서의 시끌벅적, 행복한 하룻밤. 그리고 다음날 긴긴 산책.

11월 20일 희나, 소연이랑 파3 나들이.

11월 25일 앞머리를 자르고, 염색을 했다.

11월 27일 김장!

11월 30일 혜정의 퇴사.


12월 3일 테테클 옷이 나왔다. 루프엑스 가서 일하기. 사이트를 이 때 시작했는데 아직도 완성 못했다. 생각난 김에 엽서 만들어야지.

12월 11일 재윤이의 아기 오돌이를 보러갔다. 생명은 신비해.

12월 17일 모베러웍스의 또다른 더현대 팝업. 위바이워크와 함께 갔다가 집에 와서 삼겹살.

12월 18일 하이디하우스에 갔다. 양재 안쪽에 위치한 숲 속 스파. 함박눈이 내렸다.

12월 22일 폴인 첫 글이 나왔다.

12월 25일 집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기 위해 마장동 시장에 다녀왔다.

12월 29일 강릉으로 떠났다.




한 해가 다 갔다.

기억에 남는 일들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이네. 나의 1년 정말 다채로웠다.

나의 1년 꼭꼭 씹어먹는 하루였다. 좋았다. genug이 아니고, ganz gut이네.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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