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길 남편과 통화를 하면서 그의 축 쳐진 그리고 무책임한 말들, 나를 향한 비난을 묵묵히 들으며 그냥 그렇냐라고 말했다. 반응하지 않고 그냥 그렇냐라고 듣기만 했다. 물론, 속으로는 이 새끼가 진짜 무책임하게 미쳤나라는 분노가 잠시 일렁이기도 했지만 나는 그냥 흘려보냈다.
행복은 어떤 사건, 사람, 형상을 통해 찾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이미 그 사람 내부에 온전한 행복이 있기 때문에 내부에서 평온과 행복을 찾으라고 책에서 말한다. 내 안에 그 평온함과 행복이 있을까? 나는 지금 온전한 상태인가?!
남편이 전생에 관한 책을 읽다가 화가 났다고 한다. '도대체 난 무슨 죄를, 그 기억도 나지 않는 죄 때문에 이렇게 고통받아야 하나' 그런 말 따위 할 거면 나는 할 말이 더 많다. 나는 도대체 왜 무슨 죄를 지었기에 너를 만났니? 우리 아들은.... 근데 그런 네거티브한, 무거운 이야기가 오간 들 현실이 바뀔 것인가. 다시 붓다의 두 번째 화살 이야기를 했다. '이건 날씨야! 첫 번째 화살이 쏘아진 건 무작위이고, 뭐 전생이고 나발이고 뭐 그런 생각하지만, 그건 우릴 더 무겁게 하고 죄책감만 느끼게 하잖아, 우리가 불행을 겪고 있는 이유에 대해 온갖 이야기를 막 지어내서 이해하려고 하지만, 근데 그건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그냥 무작위 한 자연의 법칙이야, 그냥 우린 이미 쏘아져 버린 첫 번째 화살을 두고 화내고 있을 게 아니라 우산을 써야 해!' '물론 네가 아픈 거 나도 속상해, 근데 니 주위에 너처럼 너를 케어해 주는 간병인이 둘이나 있는 사람 봤어, 넌 말기암 환자 중에 럭키한 케이스야! 나랑 우리 친구. 너 세상에 어떤 사람이 그런 축복을 가지니?!' 그냥 그걸 감사하게 받아들이자. 그냥 모든 종교에서 그러더라고, '신은 우리가 행복하길 원한다' 그리고 '우리가 행복해지려고 하면 분명 도와주신다고' 그러니 지금 여기에서 감사하고 행복해하자. 남편은 수긍하는 듯 했다. 물론 나도 그의 속을 알 수가 없다. 근데, 냉정하게 말하려고 한다. 너를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이건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며칠간 견딜 수 없는 우울감과 불행이 나를 덮쳤다. 그런데 자꾸만 나를 다독이고 일어나려 한다. 아침에 일어나 사이클 10분을 하고 아령을 들었다. 계속 속으로 '난 강해지고 있다. 내 체력은 좋아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하리라.'하고 어떤 만트라처럼 나를 쇠놰시키고 있다고나 할까...그런 운동을 하다 문득, 결국엔 내 행복을 외부 변수에 둘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내 행복을 '남편의 건강회복'여부에 두지 않기로 했다. 물론 마음 아프지만, 난 그가 있고 없고 여부에 관계없이 지금 내게 주어진 삶을 충실히 살아야 한다. 그리고 난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다. 지금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가기로 마음을 먹어야 한다. 분명 신이 나를 버리지 않으셨을 거라고 믿으며 말이다.
지금을 피해야만 할 상황이라고 나 자신이 그리고 내 인생이 불완전하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그와 비슷한 상황을 끌고 온단다. 나도 정말 그런지 아닌지 잘모르겠지만, 일단 지금 이 상황이 그리고 내 인생이 온전하다고 내 안에 그 모든 것이 다 있다고 믿기로 했다.
나는, 내 인생은 온전하다!!!
"사람들은 삶 자체에 내재해 있는 깊은 완전성을 놓쳐 버린다. 언제나 이미 이곳에 있는 완전성, 일어나고 있거나 일어나지 않는 것 너머, 즉 형상 너머에 존재하는 완전성을, 현재의 순간을 받아들여, 어떤 형상보다도 깊고 시간에 의해 손상되는 일 없는 완전성을 발견해야만 한다.
유일하게 진정한 행복인 '순수한 있음'의 기쁨은 형상, 소유, 성취, 사람 또는 사건을 통해 오지 않는다.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얻어지지 않는다. 그 기쁨은 밖으로 '오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것은 당신 내면의 형상 없는 차원으로부터, 의식 그 자체로부터 발산되는 것이며, 따라서 본래의 당신 자신과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