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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구리 May 19. 2022

여행자의 마음이란…

마음을 먹는다는 것.

[여행자의 마음이란...]


‘여행에서 가장 즐겁고 설레는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라고 물음을 던지면 아주 많은, 또 다양한 답변들이 쏟아질 것이다. 하지만 나에겐 가장 설레는 순간을 물어본다면, 고민할 것도 없이 "비행기 좌석에 앉아서 하늘로 날기 직전이 제일 설레지 않아?"라고 말할 테다._물론 즐거운 순간은 다르지만._ 비행기에서 내려 새로운 공기와 향기를 만날 그 순간을 상상해 본다. 또 인터넷으로 대충 훑어본 맛집들과 관광지를 그려본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와… 나 진짜 여행 가네?’라는 감탄과 함께 ‘현실 로그아웃’


 모두가 잠든 시각, 불안한 마음에 급하게 밤에 새로 챙긴 배낭을 둘러 매고 나왔다. 새벽녘 혹은 밤의 선선한 공기를 한껏 마셨다._아무도 마시지 않은 이 신선한 공기를 폐 구석구석까지 채워 넣었다. 한동안 못 만날 테니까_ 공항까지 가는 버스 맨 뒤 자리에서 바로 앞, 창가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아직 어둠이 깔려 있는 어두운 서울을 창 밖으로 흘려보냈다.


 47H, THAI Airline 333 배열에서의 중간, 그리고 또 중간. 내 자리에 앉았다. 여행에서의 가장 설레는 나의 베스트 플레이스가 순간 토지기가 올라오는 공간으로 변신한다.

 겨울인데 내가 가져온 옷들로 괜찮을까? 장시간 걸어본 것이라고는 지리산 종주가 다였는데 네까짓 게 감히 가도 되는 거야? 익숙하지 않은 이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물음표, 물음표, 물음표!


 생각지도 않았던 걱정들이 스멀스멀 머릿속에 피어나기 시작했다. 마치 딱히 만날 이유는 없지만, 가족이니까 일 년에 한두 번 보는 친척들 마냥. 불편함, 그리고 불안감이 '안녕'하고 알은체를 한다.

 속은 시끄럽고, 비행기는 굉음과 함께 땅에서 멀어진다.

 이제 와서 고민을 한들 비행기를 돌릴 수도 없고... 에라 잠이나 자...라고 마음으로 또 머리로 생각하며 억지로 눈을 감았다.


 하늘 위에서는 더디다가도 빠르게 시간이 흐른다. 중간 경유지에서 9시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도 한참을 더 날아 네팔에 도착했다. 거기에서도 1시간 정도 앞사람을 기웃거리며 입국심사를 받았다. 꼬박 하루가 걸렸다.


 약간은 어둡고, 또 약간은 서늘했던 입국장에서의 지친 시간이 드디어 종료되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네팔의 품으로 한 발자국을 옮겨본다.

 

 설마 죽기야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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