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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티슈에 눈물을 닦았다.
노랗다.
눈물이 아니라 고름이구나.
나는 울지 않는다.
적어도 나의 고통 때문에 우는 낯간지러운 일은 하지 않게 되었다.
며칠을 울고 있다. 결막염 때문이다.
몇 해에 한 번씩 심한 결막염에 시달린다.
그럴 때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눈물이 주륵주륵 흐른다.
이 눈물은 나의 고통 때문인 것도, 너의 고통 때문인 것도 아니다.
이 눈물은 세균에 의해 발생한 것일 뿐이니까.
며칠을 울다가 알게 되었다.
결막염의 눈물은, 미처 돌보지 못한 ‘나’의 고통으로 인한 고름임을.
‘나’의 고통을 위해 흘려야 할 눈물이 결막염으로 터져 나왔던 것임을.
왜 모르고 있었을까?
지난 세월, 결막염으로 고생했던 시간들은 모두 ‘나’의 고통이 나를 잠식했던 때였음을.
몸은 참 정직하구나. 마음이 울지 못하니 몸이 울게 해주는 구나.
너무 빨리 결막염을 치료하지 않고 싶다.
한바탕 실컷 울어야 다시 내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 테니까.
고름을 다 짜내야 다시 새살이 돋을 테니까.
끝임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치며 혼자 웃는다.
‘나’의 고통 때문에 우는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게 된 내가 보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