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에서 가장 중요한 것

아리스토텔레스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

설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 수사학에 대해서 배웠으니 함께 영화를 보고 싶은 친구를 설득하러 가보자. 먼저, 로고스로 시작하자. “이 영화가 재미있는 이유는 첫째, 전개가 빨라서 지루하지 않고, 둘째, 삶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게 하고, 셋째······ ” 이렇게 논리적으로 말했다. 그 친구는 설득이 되어서 지금 빠져 있는 여화를 두고 새로운 영화를 보게 될까? 글쎄. 확신할 수 없다. 누군가 빈틈없는 완벽한 논리로 말한다고 해서 쉽게 설득되지 않는 경우는 너무 흔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제 파토스로 접근해보자. 그 친구는 지금 빠져 있는 영화가 있다. 거기에 온 감정, 열정, 충동이 집중되어 있다. 그런 친구에게 새로운 영화에 대해 논리적으로 설명해봐야 소귀에 경 읽기다. 파토스로 설득하려면 이렇게 말해야 한다. “이 영화는 지금 네가 보고 있는 영화와 이 점이 비슷하고 이 부분은 좀 달라. 그래서 더 흥미로워” 친구는 설득될까? 이것 역시 확신할 수 없다. 듣는 이의 감정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춰 말하는 것만으로 설득하기는 어렵다. 왜 로고스와 파토스만으로는 설득이 어려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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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의 인품이 모든 설득의 수단 중에서 가장 막강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바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설득의 세 가지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한다. 에토스다. 에토스로 설득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이 영화가 네가 보는 영화보다 더 흥미로워.” 이 한 마디면 된다. 그때 친구는 설득된다. 이게 무슨 말인가? 영화의 에토스는 무엇일까? 에토스는 화자의 신뢰도다. 즉, 내가 누구보다 영화에 대해 오래 관심을 가져왔고, 그래서 누구보다 영화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친구가 알고 있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로고스와 파토스를 활용해 구구절절 새로운 영화에 대해 설명할 필요 없다. “이 영화 정말 끝내 줘!" 이 한 마디면 된다. (영화 전문가인) 내가 그렇게 말했다면, (영화에 관해서는) 나를 믿는 그 친구는 그 영화에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설득의 성공여부는 설득하기 전에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말하는 이의 에토스는 설득 전에 이미 존재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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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이 어려운 이유


정말 그렇지 않은가. “대학은 가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의 말은 조금 논리적이지 못하다. 또 그는 학생들의 감정을 잘 헤아리지 못했다. 그래도 우리는 그의 말에 설득될 수 있다. 그가, 중학교를 겨우 졸업하고 사회 밑바닥부터 시작해 고생고생하며 영향력 있는 소설가가 된 사람이라면 말이다. 우리는 그의 에토스 때문에 설득된다. 그의 삶이 그가 하는 말을 믿을만한 말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것이 화자의 신뢰도, 즉 에토스다.


설득은 어렵다. 한 사람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드물고 어려운 일이다. 그 이유를 이제 알 수 있다. 로고스(논리)와 파토스(감정)는 비교적 짧은 시간 연습과 훈련으로 습득할 수 있다. 하지만 에토스는 다르다. 말하자면, 에토스는 지행합일知行合一 셈이다. 자신이 말한 대로 살고, 산대로 말하는 이가 가진 신뢰도. 그것이 에토스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긴 시간 지나온 삶의 발자취가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이보다 더 강력한 설득의 수단은 없다. 분명 설득에 로고스도 파토스도 중요하다. 논리를 갖춰 말하고, 듣는 이의 감정을 고려해 섬세하게 말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에토스가 없다면 그 둘은 힘을 잃고 만다. 반대로 에토스가 있다면 로고스와 파토스가 조금 미약하더라도 설득할 수 있다. 에토스는 설득하기 전에 이미 설득 중이니까. 그러니 누군가를 설득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자신의 삶을 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물어야 한다. “나는 지금 어떤 에토스를 쌓아올리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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