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민주주의는 어떤 것일까요?"

랑시에르의 ‘정치’와 ‘치안’

우리는 민주주의에서 살고 있을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1조 1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1조 2항)”


대한민국 헌법을 시작하는 말이다.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우리는 민주주의에서 살고 있을까? 민주주의民主主義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우리民가 주인主이 되는 체제다. 다시 묻자. 우리는 국가의 주인일까? 그렇게 믿고 싶을 뿐, 우리는 주인이 아니다.


대통령, 국회의원, 혹은 그에 준하는 권력자들이 주인이다. 그들이 결정하면 우리는 따라야 하니까. 그들이 최저임금을 정하면 우리는 그만큼의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들이 대학등록금을 인상하면 우리는 그 돈을 내고 대학을 다닐 수밖에 없다. 그들이 세금을 인상하면 우리는 그 세금을 낼 수밖에 없다. 권력자들이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고, 그들이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노골적으로 말해, 권력자들이 주인이고 우리는 노예에 가깝다.


의아하다. 이런 명백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왜 그리 많은 이들이 자신은 민주주의를 누리며 살고 있다고 믿고 있을까? 우리의 민주주의가 ‘대의代議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대의민주주의가 무엇일까? 선거를 통해 우리를 대신代해서 우리의 주장議을 관철시킬 대표를 뽑는 민주주의 체제다. 이론적으로 보면, 이것은 분명 민주주의다. 선거를 통해 우리가 대표자를 뽑으니까 말이다. 마치 우리가 주인이고 대표자가 노예인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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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민주주의라는 환상


하지만 대의민주주의는 진정한 의미에서 민주주의라 볼 수 없다.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표자는, 당선되는 그 순간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권력자가 되기 때문이다. 대표자는 당선되기 전까지만 우리에게 머리를 조아릴 뿐, 당선되는 순간, 즉 권력을 갖게 되는 순간부터 전세는 역전된다. 그들이 주인이 되고 우리는 노예가 된다. 서민을 위해 일하겠다던 정치인이 서민을 더욱 고달프게 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너무나 흔한 일이다.


대의민주주의에 의해 선출된 권력자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다. 그들은 권력으로 우리를 노예로 전락시키며 독재를 자행한다. 독재가 무엇인가? 우리民의 동의 없이 혹은 우리의 의사에 반하는 권력을 행사하는 것. 그것이 독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를 생각해보라. 그녀는 우리의 동의도 없이 아니 우리의 의사에 반하게 특정한 한 개인에게 불법적으로 권력을 양도했다.


이것이 독재가 아니라면 무엇인가.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우리民가 선거를 통해 직접 선출한 대통령이라는 사실이다. 이처럼, 민주주의라는 이름 아래 선출된 권력자들의 독재. 그것이 대의민주주의의 민낯이다. 그런데 딱히 할 말도 없다. 이는 어찌 보면 우리가 스스로를 독재를 선택한 것이라 말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러니 이제 우리는 물어야 한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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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민주주의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직접민주주의를 하면 된다. 대의민주주의 문제가 무엇인가? 우리民의 의견과 우리民가 선출한 권력자의 의견이 다른 것 아닌가. 그럼 우리民가 직접 의견을 주장하면 될 것 아닌가. 국가의 의사 결정과 집행에 우리가 직접 참여하는 것. 그것이 직접 민주주의다. 고대 그리스에는 ‘폴리스’라는 도시국가들이 있었다. 그 중 아테네에서 이런 직접 민주주의의 기원을 엿볼 수 있다. 아테네인들은 ‘아고라’라는 광장에 모여 국가에 관련된 의사 결정과 집행에 직접 참여했다.


그럼 지금 우리도 ‘아고라’에 모여 직접 민주주의를 하면 되는 것 아닐까?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 아테네는 인구가 적은 공동체였다. 게다가 아테네인들 중 정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수도 적었다. 그래서 광장에 다 함께 모여 의사소통을 하며 직접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전 국민이 다 모여서 의사소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나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인구도 많고 복잡 다양한 사회에서 직접 민주주의는 불가능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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