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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Nov 13. 2023

매일 조금씩 땅을 다져라


쫓기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라


1. 워밍업 하지 않고 곧바로 강도 높은 운동하기

2. 같은 일의 반복

3. 집중하는 일

4. 억지로 하는 일

5. 밤에 하는 일

6. 쫓기는 일

7. 커피 자주 마시기


 '우리의 몸을 피곤하게 만드는 7가지 생활습관'으로 이시형 박사님이 꼽으신 리스트다. 그러니까 피곤하지 않으려면 이와 반대되는 생활습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육체를 많이 사용한 것으로 인해서 지치는 것은 '피곤'이라고 하고, 정신노동을 많이 해서 지친 상태는 '피로'라고 구분해서 사용한다. 육체의 피곤은 잠을 많이 잔다든가 하는 휴식으로 해결이 되지만, 정신적인 피로는 몸을 쉬게 하는 것으로는 더 가중되므로 운동을 하거나 청소, 화분에 물을 주는 등 오히려 몸을 사용해서 가벼운 일을 하는 것으로 풀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쫓기는 일'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는데, 복잡한 일상에서 생기는 다양한 스트레스 중에 무언가에 쫓기는 상황이 뇌에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에너지 소모가 크다는 말이 와닿았다. 이시형 박사님은 쫓기는 일은 '악질적인 스트레스'라는 표현을 쓰셨다. 쫓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일과 시간을 작은 단위로 쪼개어 바지런하게 지내야 한다는 반성 및 계획을 새롭게 하게 한다.


새 비료를 뿌리기보다 매일 조금씩 땅을 다져라!

 미국의 소설가이자 화가인 헨리 밀러의 말이다. 작가에게 있어서 매일 조금씩 다지는 땅의 의미는 매일의 읽기와 매일의 쓰기, 매일의 산책일 것이다. 한꺼번에 많은 것을 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은 매일 틈틈이 조금씩 해두는 작은 작업의 도움을 받는 것 밖에 없다.

 건강의 비결, 창작의 비밀, 성공의 비밀...... 자극적인 제목으로 주의를 끄는 콘텐츠들이 난무하지만 결국 모든 생성의 비밀은 꾸준한 쌓기에 있다.




리좀과 천사


 질 들뢰즈. 펠릭스 가타리의 <천 개의 고원>을 다시 읽고 있다. 오래전에 샀지만 부분적으로 읽고 완독 하지 못했는데, (저자들도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 하려고 하지 말고, 필요한 부분을 읽고 '사용하라'라고 되어있다.) 이번에 세계인문학포럼에 갔다가 이 책을 번역하신 김재인 교수님 강의를 듣고 <천 개의 고원>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의 핵심 개념인 '리좀(rhizome)'은 뿌리와 가지와 잎이 위계를 가지며 기존의 계층적 질서를 쉽게 바꿀 수 없는 수목형 식물과 달리 뿌리가 내려 있지 않은 부분이라도 어디서든지 번져나갈 수 있는 지피식물로 가지가 흙에 닿아서 스스로 뿌리로 변화하는 개체를 말한다.

 리좀적인 것으로 쥐(들), 감자, 잡초, 개미(떼), (글렌굴드의) 음악, 책, 글, 지도, 슬로건, 사이, 그리고, 암스테르담...... 다양한 예시를 들어 설명하는데, 이러한 방대한 예시를 읽다가 미셀 셰르의 <천사들의 전설>에서 말하는 천사의 본성이 연상되었다. 미셸 셰르가 말하는 천사도 모든 것에 연결되고 닿아있는 리좀적인 존재다.



무성하게 자라는 잡초가 승리자가 된다


 헨리 밀러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중국은 인간이란 양배추 밭의 잡초이다.
잡초는 인간의 노력을 헛되게 하는 복수의 여신이다.
우리가 식물, 짐승, 별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존재 중에서 잡초가 가장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해 간다. 그렇다, 잡초는 백합도 전함도 산상수훈도 낳지 않는다. 결국 잡초가 승리자가 되는 것이다.
결국 사물들은 중국과 같은 상태로 되돌아간다.
이런 상태를 역사가들은 통상 암흑시대라고 불렀다.
풀은 유일한 출구이다. 잡초는 일구지 않은 황폐한 공간에 있으며 그곳을 채울 뿐이다.
그것은 사이에서, 다른 것들 가운데서 자란다.
백합은 아름답고 양배추는 먹을거리이고 양귀비는 미치게 만든다.
그러나 잡초는 무성하게 자란다.
이것이 교훈이다.

                                (질 들뢰즈. 펠릭스 가타리, <천 개의 고원> 42-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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