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이 꿈이었던 치도 작가는 과거 극단적인 외모 지상주의였다고 한다. 일이 잘 풀리는 것도, 관계가 마음대로 안 되는 것도, 모든 게 다 자신의 외모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뭘 하나를 도전하려고 해도 피해의식을 가지게 됐고,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을 가지게 된 것도, '외적인 것을 완성해 놓지 않는 이상, 성공한 인생이란 없다. 외적인 것이 만들어져야 그때부터 행복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오직 다이어트를 위해 1년 휴학을 하고 헬스장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먹은 것을 토해내는 다이어트 방식은 점차 아예 안 먹는 쪽으로 진행되었고, 점차 머릿속에는 오직 다이어트 생각밖에 없는 중독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이런 일이 진행되는 동안은 이것이 의지를 다잡는 일이라고만 생각했지, 잘못된 방향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러한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머리카락도 많이 빠지고, 기립성 저혈압으로 쓰러지기도 하고, 생리도 끊기면서 건강의 적신호가 켜졌다. 이렇게 뺀 살은 고스란히 다시 쪘고, 휴학 1년 동안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뭘 도전할 수도 없을 정도로 약해진 체력만 남았다.
치도 작가는 이런 생활을 수년간 해오면서 하게 된 가장 큰 후회는 소모적인 생각과 허비해 버린 시간, 너무 쉽게 포기해 버린 체력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질문한다.
"내가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됐지?"
"심각한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리스크를 감수하고 갖고 싶었던 게 고작 날씬한 몸 하나였다면,
나는 과연 무엇을 잃어버리고 있었던 걸까?"
"왜 나는 단 한 번도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지 않았을까?"
치유과정을 거치면서 깨닫는다.
자신의 몸을 긍정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러자 그동안의 자신이 안쓰럽게 느껴지고, 비로소 강한 마음을 먹게 되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바라보는 강한 마음, 용기는 질문했다.
지금 이 모습 그대로 모델을 할 수는 없을까?
치도 작가는 자신의 프로필 서류를 만들어서 모델 에이전시를 찾아갔다. 하지만 강한 마음만으로 부딪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플러스 모델 쪽에 가면 "임팩트가 부족하다. 살을 찌울 수 있느냐?"라고 물었고, 기존 사이즈 모델 쪽에 가면 "그런 사이즈 모델은 뽑지 않는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메일도 수백 통씩 썼다. 세상은 냉담했다. "그래도 모델이 너무 하고 싶어서" 해외 쪽의 동향을 살펴보았고, 이미 내추럴 모델이 흐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확신을 가졌다. "내가 돈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면 바뀌지 않을까?"를 생각하고는 유튜브를 시작했다. 이후 그녀는 사이즈 차별 없는 패션쇼에 당당히 섰다. 그리고, 사회에서 요구하는 틀에 맞추려고 했던 게 기형적인 일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게 내 모습이구나!
치도 작가는 바디 포지티브의 시작은 있는 그대로의 내 몸을 긍정하고 마주 보는 용기라고 말한다.
"어쩔 수 없다. 이게 나야."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보고, 내가 가진 것, 나의 잠재력, 나에 대한 깊이 있는 탐색으로 "내 삶을 꾸려나가 보자!" 결단하는 것이다.
그럴 때, "내 몸을 위한 것은 뭘까?" 건강한 질문이 살아나고, 강박이 있었던 식욕이 정상화되고, 건강한 식이습관과 운동으로 내 몸에 맞는 삶이 펼쳐진다고 말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인정하고, 각자 자기 방향대로 나아가는 순간, 그제야 본인만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자신만의 세계관을 꾸려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강박에서 벗어나면 억압되었던 힘이 풀려나면서 그 힘으로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뭔가 이루었을 때 자존감이 높아지고, 그 효능감이 나에 대한 긍정으로, 그 긍정이 또 다른 멋진 일을 할 수 있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바디 포지티브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마주 보는 용기로부터 시작된다.
그 용기는 엄청난 것을 가져다준다.
LOVE YOURSELF!
드로우앤드류. 치도 작가 인터뷰 영상 | 외모강박으로 우울증과 섭식장애를 겪으며 알게 된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