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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정옥 Mar 15. 2024

배움은 꿀처럼 달다


스물두 살 딸이 초등학교 1학년 때 사진이다.

사진을 찍은 파일을 칼라 프린트한 것을 다시 찍어서 화질이 떨어지는 이 사진은

더 예쁘게 나온 수많은 사진들을 제치고 늘 나에게 원픽으로 꼽힌다.


아이는 발표룰 하려고 손을 번쩍 들고 있다.

의지가 실린 굳게 다문 입, 선생님이 자기를 시켜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웃음기 어린 표정,

세상에 대한 신뢰로 가득 차서 앞으로 나아가는 존재의 생동감을 잘 보여주기에

볼 때마다 기쁘고 힘을 얻는 것 같다.



고난의 역사 속에서도 수많은 인재를 낳은 유대인은 훌륭한 교육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중 하나가 1학년 입학식 때 글자 모양의 과자를 꿀에 찍어서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나누어주는 의식이다. 아이들은 꿀이 듬뿍 발린 과자를 먹으면서 즐거워한다.


학교에 처음 온 어린아이들에게 배움은 언제나 꿀처럼 달다는 것을 가르쳐주기 위한 노력이고,

배움에서 즐거움이란 덕목을 잃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유대인의 교육 철학이다.



1, 2, 3 숫자 모양의 과자에 꿀을 찍어 주면서 수학을 가르쳤으면 일찌기 수학을 포기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허망한 생각을 해본다.

따라 하는 것은 창의적이지 못한 일이긴 하지만 우리도 ㄱ, ㄴ, ㄷ 한글 모양의 과자에 조청을 찍어서 아이들에게 주는 퍼포먼스를 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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