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마음>
세상 모든게 죽고 새로 태어나 다시 늙어갈 때에도
감히 이 마음만은 주름도 없이 여기 반짝 살아있어요
아이유 <마음>
이 곡은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존재하는 가장 깨끗한, 티끌 하나 오염되지 않은 부분을 거르고 걸러서 쓴 곡이다. 마음을 들으면 내가 좋아진다. -아이유
아이유가 만들고 부른 노래 <마음>을 들을 때 마다 마음의 불순물이 가라앉고 걷어지는 것 같다. 열매가 툭! 툭! 떨어지는 듯한 도입부도 너무 좋지만 노래의 마지막 '세상 모든게 죽고 새로 태어나 다시 늙어갈 때도 감히 이 마음만은 주름도 없이 여기 반짝 살아있어요' 는 정말 너무 좋다. 구름이 걷히고 해가 반짝 빛나듯이 한 순간 마음이 기쁨으로 꿈틀거리며 젊어지는 듯 하다. 아이유는 참 예술가다. 젊을 때는 나이 든 사람들을 보면서 저 나이쯤 되면... 하는 기대나 계획도 있었고, 나이가 들어도 많은 실수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비난하기도 했다. 적지 않은 세월을 살아오고 때때로 깜짝 놀랄 만큼 먹은 나이를 의식하면서 마음에는 나이가 없다는 생각에 더 가까워졌다. 없다기 보다는 매순간 바뀐다는 것이 더 적절한 것 같다. 시장통을 걸어가다가 새로 생긴 분식집에서 둥그렇게 튀겨져 나오는 꿀호떡을 보면 군침이 돌고, 특별히 살 것도 없는데 문방구를 쉽게 지나치지 못하고 들어가서는 새로나온 스티커나 마스킹 테이프를 사고, 잘 생긴 젊은 남자를 보면 내 나이를 잊어버리고는 잘 생기긴 했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라는 헛소리를 하기도 한다. 아이유의 놀랍도록 청량한 이 노래에 대한 자신의 말에서 귀담아 새겨지는 것은 "거르고 걸러서" 썼다는 대목이다. 뮤즈가 찾아와서 전해준 어떤 영감에 의해 한방에 휘갈겨 쓴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고쳐써서 맑게 다듬었다는 말이다. 흑연이 고온의 압력 속에서 연마되어 다이아몬드가 되듯이, 조개 안에 들어온 이물질을 층층이 감싸 단단한 진주가 되듯이, 갈고 닦은 글이 사람들의 마음을 환하게 밝힌 빛이 된 것이다. 세상에 부끄럼 없이 내놓을 수 있고, 두고두고 내가 좋을 글을 써낼 수 있게 "거르고 거를" 고운 체를 탑재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체의 이름을 '지극한 마음'이라 지어본다. 브런치 마을 다정한 이웃 이원길 작가님께서 살포시 놓고가신 주옥같은 글을 연결하면서 글을 마친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용 23장
heart 마음 | I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