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높은 연애를 하기 위한 솔직 제언
예전에 연애를 한참 할 때의 경험인데, 자존감이 높은 사람과 자존감이 낮은 사람을 비슷한 시기에 연달아 만나봤었어. 뭔가 둘 다 외모를 비롯하여 성격, 그리고 가지고 있는 후광도 굉장히 매력적인 사람들이었지.
우와 저런 사람이 나를 좋아하다니 하며 내가 굳이 거절할게 뭐람? 마음 가는 대로 가즈아! 머리가 시키는대로 해보즈아! 이러면서 나도 덮썩 좋아해 버렸지 (뭐 중요하지는 않지만 가만히 두 사람의 공통점을 생각해보니까 같은 E여대를 나왔었네 ;;;)
여하튼 그렇게 사귀게 되었고 본격적인 연애 생활이 시작되니까 두 사람은 나에게 무척 달라지는 행태를 보이더라고. 잉? 뭐지? 어디서 무엇 때문에 이 행태적 분위기가 갈라지며 매력의 차이가 벌어지게 되었던 걸까?
그게 궁금해져서 나는 그들과의 만남과 연애 생활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해 기억을 더듬어 곰곰이 생각해보기로 했어. 그래서 아래와 같은 내 나름대로의 분석이 시작되었고, 그 연애의 행방을 가른 것은 바로 두 사람의 '자존감' 차이였던거 같다라는 가설을 도출했어.
들어가기에 앞서.
어차피 연애란 것은 서로의 애정이란 감정이 동등하게 나누어지지 않더라고, 어떻게든 둘 중 한 명은 감정적 우위에 올라서게 되고 다른 한 명은 하위 프레임에 내려가 있기는 해. 대부분 사람들은 여자가 상위 프레임에 있고, 남자가 하위 프레임에 있는 모양새가 가장 이상적이라고들 말하지. 그런데 요즘 같은 남녀평등(?) 시대에 그게 뭘 그리 중요한지 모르겠어.
누가 상위 프레임을 차지하느냐에 집중하느라 그 피곤한 밀당을 통해 감정 소모를 하며 너덜너덜해진 자존감을 어떻게 회복하려고 그러는지. 물론 남녀 둘 다 동등하거나 비슷한 프레임에 걸쳐있는 게 제일 좋겠지, 아니면 서로 기싸움에 따라 상하 프레임이 계속 바뀌는 펀치볼 놀이를 하던가. 그건 할만하더라고 나름 재미도 있었고.
아 근데 생각만 해도 골치 아프다. 왜 남녀 연인 사이에서는 이 프레임 위치를 가지고 끊임없는 냉정과 열정의 이슈를 만들어 낼까? 그런 거 없이 연애가 안돼? 정말 안 되는 걸까? 근데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더라고. 나도 나름대로 쿨한 사람이고 어느정도 연애를 해봤지만 어쨌든 종이 한 장 차이더라도 남녀 관계에서는 아래와 위의 프레임이 나누어지긴 하더라고. 마치 미세하게라도 꼭 상하가 나눠지고 마는 권력의 관계처럼 말이야.
내가 늘 생각하던 최대의 연애 딜레마는 이거야.
'왜 우리는 평등하게 사랑하지 못했을까?'
자, 이제부터는 실재 연애에서 '자존감'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이 어떤 행태적 차이를 보여주었는지 설명해 보려 해.
(그런데 이 글이 자존감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의 일반적 행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조심스레 미리 알려둘게. 그냥 내가 느낀 개인적 소견이야. 공감되는 사람도 있을꺼고 아닐 사람도 있을꺼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시작할게)
확실 한건, 처음부터 '자존감'의 우열이 드러나지는 않았다라는 거야. 너무나 매력적인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아마 모르긴 몰라도 자존감이 낮지 않은 친구들이었을 거야. 어느 정도 스스로에 대한 자신이 있었을 것이라는 거지. 그런데 왜 나를 만나면서 한 친구는 자존감이 높다라는 느낌이었고 한 친구는 자존감이 낮다라는 생각이 들었을까?
곰곰히 생각해봤어. 아마도 내 영향일까? 나도 자존감이 무척 높은 사람이기 때문에 나와 연애를 하면서 그들 스스로 자신의 자존감이 나와 비교가 되었을지도 몰라. 그런데 아래 설명에도 있겠지만 자존감 낮은 케이스의 친구와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는 분명 내가 그 친구보다 자존감이 낮았었어. 나는 그 친구가 나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라 생각했었거든. 근데 막상 연애를 시작하고서는 달라졌어. 자존감 높게 행동한 사람은 나였고 그 친구는 자존감이 낮게 행동하더라고.
그렇다면 자존감이라는 건 연애 또는 썸을 타는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라는 게 내 생각이야. 그러면 언제부터 우리 사이에 '자존감'이란 의식이 관계를 지배하는 그런 느낌이 들기 시작했을까?
연애를 하다 보면 내가 끌려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어. 아니 끌려간다기보다는 내가 좀 더 애정을 쏟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만남을 이어가는 거지. 내가 더 좋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왜 그렇게 자존감이 떨어지는지 모르겠어.
사실 누가 더 좋아한다 안 좋아한다 이런 거 수치나 질량 같은 비교 데이터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정성적인 느낌의 판단인 건데 그것이 의식되는 순간 '자존감'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의 차이가 생기기 시작해.
자, 나는 기억을 더듬어 같은 상황에서 그 두 사람과 했던 말과 행동들의 차이를 생각해보기 시작했어.
이런 실제 사례가 두 사람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니까. (물론 절대적 근거라 말하지는 않을게)
<자존감 높은 연인>
우리가 썸을 탈 때 항상 둘이 어디든 붙어 다니니까 주변 사람들이 둘이 사귀는 거 아니야?라고 물어보더라고 그래서 내가 그 친구에게 주변 사람들이 "우리가 사귀는 사이냐고 물어보더라~ 웃기지?"라고 약간 우스게 소리처럼 말했거든 그랬더니 그 친구가 "뭐야? 그럼 너랑 나랑 지금 사귀는 거 아니었어?"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하는 거야. 그런 드립을 치고 우리는 둘 다 크게 웃었는데 그게 뭔가 계기가 되었는지 "근데 사실 나는 너가 좋아"라는 말로 솔직히 다가왔어. 그게 뭐랄까. 예의 없는 통보식이 아니라. 선을 지키면서 겸손함 속에 자신감이 묻어 있었어. 나는 그게 좋았었어. 그래서 당연히 나도 솔직히 말했지.
"나도 너가 좋아! 그럼 오늘부터 1일?"
<자존감 낮은 연인>
사실 너무 출중한 피지컬(모델 같은)과 패션감각을 소유한 친구였기 때문에 연애하기 전 썸을 탈 때는 내가 살짝 쫄아있었거든. 어휴.. 이런 다른 차원(?)의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될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 그런데 솔직한 친구였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데는 거리낌이 없었어. 근데 약간 망설이는 듯? 자신감 없이 이야기를 꺼냈어. 예를 들어 "만약 내가 너랑 사귀자고 하면 너는 어떨 거 같아?"라든지 "내가 좋아한다고 하면 너는 도망가려나?" 이런 식으로 '만약'이란 명제를 달아 돌려서 나를 떠보듯이 말하더라고. 나도 바보가 아니었기 때문에 '아.. 이 친구 지금 나에게 사귀자는 거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바로 말했지(내가 언제 이런 모델 같은 여친을 만들어보겠어? ;;)
"야! 어렵게 말하지 말고 오늘부터 1일!"
<자존감 높은 연인>
연락에 집착하지 않았어. 필요할 때만 연락했지. 의무적으로 하는 연락을 거의 안 했던 거 같아. 너무 무관심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잠깐 들기는 했지만 내가 몸이 아프다던지 기분이 안 좋다던지 하는 상황이면 그 누구보다 더 걱정해주고 연락을 자주 해줬어. 그런 면모를 알고나서는 왜 연락을 잘 안 하지? 라는 의심은 사라지고 연락 한번 한 번에 대한 진실성과 신뢰가 더 쌓이더라고.
<자존감 낮은 연인>
아침에 정기적으로 연락이 왔어. 내가 연락이 안 되면 내 주변에 연락을 해서라도 내 상태를 확인하려 했지. 내가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항상 알아야 했고, 일정 시간 내에 연락이 안 되면 매우 불안해했어. 그걸로 화를 내기도 하고 울면서 부탁하기도 했어. 그런 것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사람이 된 거 같아서, 같이 있지 않아도 주기적 연락을 통해 항상 같이 있는 것 같은 상태를 만들어야 하는 강박감이 생겼어.
<자존감 높은 연인>
나도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기 때문에 서로 강대강으로 많이 싸울지 알았거든? 근데 신기하게도 우리는 거의 싸우지 않았어. 왜 그랬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굉장히 단순했던 거 같아. 둘 다 연애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든 지금 서로가 느끼는 감정을 솔직히 말했어. 기분이 좋은 것, 기분이 나쁜 것 모두 지금 서로의 기분에 대해서 오해 없이 이야기를 했어.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는 식으로 확실히 이야기를 하고 정리를 했어.
뒤끝이 없이 처리했다고 해야 하나? 다음에 또다시 이런 이야기로 이슈가 안되게 단호하게 처리가 되었어. 우리 다음에는 이 사안으로 구질구질하게 또 얘기 나오게 하지 말자. 이러면서 웃으며 마무리가 되었어. 그날 터진 일은 그날 꼭 매조지를 지었던 거 같아. 다음날까지 넘어가면 분명 각자 집에 돌아가 여러 가지 잡생각들을 끌어모아 원래 다투게 된 원인은 제쳐두고 이상한 논리를 끄집어 화를 덧붙이잖아. 우린 그런 부분에서는 서로 깔끔했던 거 같아.
<자존감 낮은 연인>
그 친구가 항상 싸움을 거는 쪽이었어. 사소하다고 생각한 것부터 조금 이슈 있는 사안들까지 어떻게든 이유를 만들어서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켰지. 이런 부분들을 통해 내가 느낀 것은 자신의 호불호에 대한 확신이 없어 보였고 뭔가 일관성이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나는 전에는 큰 이슈가 아니었던 걸로 왜 화를 내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입장 바꿔 생각해봐서 미안한 부분들은 사과를 했고, 따져야 할 부분들은 조목조목 따졌어. 그러면 처음에는 나를 구슬리기도 하지만 결국 어떻게든 나를 통제를 하려했고 내가 그 통제에 안 따르고자 하면 굉장히 크게 분노하더라고.
다투고 난 후에는, 항상 시간을 갖자고 했어. 그러면서 서로의 화를 누그러뜨리려는 심산이었겠지만, 그게 역으로 지나간 과거의 서운했던 이슈들까지 바락바락 끌어모아 더 큰 화를 키워서 등장하더라고. 결국 그렇게 끌어모은 서운했던 과거의 논리들로 나를 무력화시키고 사과하게 만드려 했지만 그건 더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들이 오가게 되어 상황을 더 나빠지게 만든 경우가 많았어.
다퉜을 때 시간을 갖는 것도 관계회복의 좋은 방법 중 하나야. 근데 그 시간동안 서로에게 애틋했던 순간들을 기억해서 화를 누그려 뜨리고, 혹시 내가 잘못한 점이 있었나? 하는 반성과 각성을 끌어냈어야 했는데, 그게 잘 안되었던 거 같아.
<자존감 높은 연인>
우선 자존감 높은 사람은 상대가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가에 보다는 내가 상대를 좋아하는 그 감정이 재미있고 신기해서 그거에 만족을 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의 감정은 그다음이야. 아니 상대 감정과 내 감정을 비교하는 게 우습게 느껴지기도 해. 그걸 뭘 비교해? 가끔 드라마나 노래 가사에도 나오잖아 “내가 널 사랑하니까” 그냥 그게 좋고 고마운 거야. 내가 지금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이 있다는 거. 생겼다는 거.
자존감 높은 사람은 인간관계에 있어 감정의 기복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상대를 대하게 돼. 그건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 않기 때문에 상대에게 거절을 당할 수도 있고, 내 쪽에서 거절할 수도 있지 '뭘 그런 거 같고 그래 괜찮아'라는 느낌을 주면서 상대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매사에 존중해주기 때문이야. 또한 단호함과 단박함을 통해 괜히 생각을 오락가락하지 않게 해주지, 그 친구의 그런 태도가 내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고 소통이 잘 되는 것 같은 매력을 주었던 거야.
<자존감 낮은 연인>
그런 반면 자존감 낮은 친구는 자신과 나의 감정을 계속 비교하려고만 했어. 좀 유치하긴 할 수 있지만 자신이 먼저 연락한 숫자와 내가 먼저 연락한 숫자를 비교해보기도 했지. 그 비교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신과 나의 애정 수치를 나누어 거기서 어떻게든 우위에 서보려고 집착 아닌 집착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었어. 자신의 마음 크기와 내 마음의 크기를 서로 주고받았던 말과 행동들을 통해 비교해보려는 것이지.
결국 계속 힘들어져. 비교란 것은 계속하면 할수록 내가 손해 보는 게임이거든. 그걸 통해서 얻는 것은 별로 없어. 마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계속 상대의 말과 행동에 의미를 부여해서 그것을 해석하는데 온 정신을 쏟게 되는 거야. 그게 정신적으로 얼마나 힘든 것인지 해본 사람들은 알 거야. 게다가 단호함이 부족하기 때문에 항상 망설였어, 이게 맞는 건지 저게 맞는 건지 상대에게 하는 말과 행동도 일관성 없이 오락가락하기 때문에 확~ 짜증을 유발시키는 면이 있었어.
라캉의 욕망 이론을 보면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어. 내 욕망은 결국 상대의 반응을 통해 얻어내는 것이라는 말인데, 자존감 낮은 사람들은 연인의 반응을 위해 모든 행동과 말을 하는 경향이 심해. 그래서 결국 상대의 눈치를 보면서 마음을 졸여가기 시작하는데 거기서 오는 피로감과 떨어지는 자존감에 스스로를 집착의 속박에 갇혀버리게하더라고. 자신의 가치를 의심하기 때문에 계속 상대의 평가와 인정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려고 집착하는거지.
<자존감 높은 연인>
원샷 원킬? 이 표현이 맞나 모르겠지만, 진짜 그냥 한 번에 깔끔하게 햇살이 쏟아지는 맑은 날 헤어졌어. 서로 같이 연애하면서 좋았던 이야기들을 실컷 수다 떨다가,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이네? 하면서 웃으면서 악수하고 헤어졌어. 서로 눈치가 빨라서 일까? 여기까지 감정이 소멸되고 있으면 정리해야 할 때가 왔다고 판단을 미리 했던 거 같아. 갑자기 어떤 이슈가 꽝 터진 게 아니기 때문에 서로의 판단과 의견을 존중하면서 연착륙시키듯 서서히 감정을 정리하고 연락해서 만나고 그렇게 끝낸 거 같아.
물론 지금 다시 연락을 하거나 그러진 않아. 뭐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지. 궁금하지도 않고. 수미쌍관처럼 우리는 처음과 끝이 너무 명확하고 확실했어 그 친구 역시 내가 궁금하지 않은지 지금까지 한 번도 연락온 적이 없어. 우린 서로에게 너무 쿨했던 걸까?
<자존감 낮은 연인>
정말 몇 번이나 헤어지고 다시 만났는지 모르겠어. 나중에는 지긋지긋해질 정도였지. 집착하고 선을 못 지키는 건 기본이고 애원하면서 자신을 '을'처럼 깎아 내리는 행태를 보이더라고. 그리고 공식적으로 헤어지고 나서도 3개월마다 연락이 왔어. 마치 내가 다른 연애를 하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듯이. 다시 연락이 왔을 때는 정말 아무렇지 않은 사람들처럼 다시 웃고 떠들었는데 만나지는 못했어. 미련을 가지고 있다라는 것을 나는 너무 잘 알고 있었지만, 또다시 그 친구가 원하는 연애를 못해줄 것 만 같았어. 결국 그 친구는 몇 년째 3개월마다 꼬박꼬박 연락하더니 작년에는 6개월이 지나도 연락이 없는거야. 뭔 일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7개월째 연락이 오더라. 자기 결혼한다고. 꼭 나에게 제일 먼저 알려주고 싶었다고;;
결국, 그 친구들과는 그렇게 헤어졌어.
살아가다 만나는 사람들 중에
가만히 있어도 일상이 행복해 보이고 뭔가 꾸미는 짓궂음으로 늘 유쾌함을 유지하는 사람이 있어,
반대로 매사에 불안해 보이고 작은 일에 안달 내면서 삶의 공허함을 계속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지.
이게 결국 가지고 있는 자존감 높낮이 위치 기반의 차이가 그렇게 만드는 것 같더라고.
자라온 환경의 차이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내가 그 사람들의 집안 구석구석을 들여다볼 수는 없기 때문에 그 사람과 대화를 통해 보면 대략 가족에 대한 애정과 애착이 강한 사람들이 자존감이 높더라고.
그 뭐라 해야 할까? 온실 속에서 여기저기 더러운 꼴 안 보고 금이야 옥이야 곱게 자라난 느낌이 아니라, 비바람을 맞아 본 흔적도 있지만 건강한 토양에서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구김 없이 곧게 자라난 느낌? 딱 그냥 이 사람은 건강한 정신을 가졌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나 할까?
이런 사람들은 하는 일에 자신감도 있고, 자신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승복하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자존심이고 뭐고 진심으로 미안해할 줄 알지.
뭐 주변에서 이런 얘기 많이들 하잖아? 결혼할 사람은 꼭
'행복한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자란 사람을 만나라'
이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야. 어려서부터 '너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 존중받아야 하는 사람이다. 사랑받는 사람이다' 이런 긍정적인 풍부한 정서를 쬐면서 자란 사람들은 가족들에게 귀한 대접을 받았기 때문에 상대방의 귀함도 알지. 그래서 자신의 '자존감'이라는 것을 상대와 비교 높이로 평가 및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삶의 균형에 자신이 있어. 그게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자신감과 유쾌한 매력을 발산시켜 주는 것 같아.
그래서 자존감이 있는 연애를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라고 묻고 싶겠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일단 내 자존감을 끌어올려놓는 게 중요해. 오락가락하는 자존감이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올려놓고 그 베이스에서 오락가락하는 게 좋은 거 같아. 그러면 그것을 어떻게 올려놓을까?
자존감이란 뭐야? 그냥 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야. 그건 사실 기본적으로 깔고 가는 천성도 있겠지만 살다 보면 부닥치는 여러 가지 상황과 현실 속에서 오락가락하기도 하는 정서야. 아무리 객관적으로 잘났다고 판단되는 사람도 자존감의 컨디션이 항상 최상이지는 않아. 그런 사람들도 세상 누구보다 존재감 없다고 생각하는 기분이 들기도 해.
그렇게 자존감이 오락가락하는 이유는 내 자신 내면의 문제에서 발현되는 것이야. 자존감은 외부의 인정이나 칭찬을 통해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야. 내 스스로 만들어 가는 의식이자 가치이기 때문이야.
자존감이 높아지고 단호해지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 스스로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해.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싫어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어떤 상황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 그거부터 파악해서 내 삶의 기호에 나름대로 일관적인 기준을 세워야 해.
그 기준을 항상 염두에 두고 사람들과 상호관계를 갖다 보면 일단 상대방에게 안정감, 신뢰감을 주게 되더라고. 알지? 연인 관계를 떠나 인간관계의 제일 밑바닥에 바탕이 되는 것은 안정감과 신뢰감이야. 그거부터 심어주고 출발해야 해.
그리고 좋아한다는 표현과 싫어한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명확히 해야 하고 단호해야 해. 의사 표현을 확실히 하는 사람 일 수록 내 삶이 내가 선택한 방향대로 흘러가고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 좀 유식한 말로 '자아 통제감'이라고 해. 그런 의식을 갖는다는 게 뭘 의미해? 바로 내가 주변을 이끌어 가고 있다는 자신감이야. 그게 자존감으로 발현되는 것이고.
'자존감'있는 연애, 없는 연애를 가지고 꽤 길게 글을 썼지만 이건 자연스러운 의식이기 때문에 사실 그걸 꼭 연인 사이에서 정색하고 비교를 해볼 필요는 없어.
다만 내가 조언을 해주고 싶은 것은.
스스로에게 그리고 연인에게 솔직한 연애를 하라는 거야.
서로 자신의 기분과 감정을 솔직히 말하는 습관을 들이니까 그렇게 뒤끝이 없고 잡생각을 안 하게 되어 너무 좋더라고. 그래서 오래 연애할 수 있었고 서로 존중과 배려가 자연스레 체득이 되어 더 애틋해졌었고.
그리고
상대에게 항상 노력하는 연애를 해야 한다라는 거야.
나는 원래 이래 하면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계속 유지한다면, 분명 상대는 권태로워하고 지칠 거야. 아무리 자존감 높은 연애라 할지라도 연인의 '관심과 변화'는 연애의 묘미야. 그래야 더 돈독 해지더라고.
나는 살아가면서 내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사는 것이 가장 큰 내 자존감의 원천이라 생각해.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모두 내 문제야. 주변 탓이거나 상대 탓이 아니라는 거지. 어쨌든 그렇게 솔직하게 살아가는 내 태도에 객관적으로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거나 거부를 당하는 부분이 있을 거야. 그렇다면 그건 온전히 내게 문제가 있는 거고 나는 그것을 인정해야 해.
내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을 인정하고 개선시키려고 노력하고 마음의 수련을 해야겠지. 그러면서 내 자존감이란 것도 성장을 하고 다듬어지고 개선되어 좀 더 '건강한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내 지론이야.
그렇게 좀 더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거고,
좀 더 사랑받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