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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뢰렉신 Feb 23. 2016

이별에 두꺼워진 민낯

결국, 다시 만나기를 바라면서.

결국,
이렇게 끝나는 건가요?

아침 전화에 사랑한다 했던 말은 요?  


 외에 다른 사람과,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영화를 보고,
작은 향기 양초를 사러 간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제일 끔찍한 일이라면서요?


그러면서,
그러면서 어떻게,
그동안 저에게 달콤하게 속삭였던,
그 작은 입술로.

아주 차분히,


"헤어져"


라고 말을 할 수가 있는 거지요??


제가 이 상황을,
제가 이 기분을,
제가 이 대화를,
견뎌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셨나요?


그렇게 저를 잘 아신다면서,
제가 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을 거라 쉽게 단정 지으셨나요?


서운하네요.
너무나 서운하네요.

헤어지자는 말보다는,
신은 제가 이 상황을
견뎌낼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아시면서,


머리 속으로 이 상황을
미리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예행연습을
해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너무나 서운합니다.
그리고 너무나 슬픕니다.


그래요.
잘 가세요.
대신,
밖에 비가 오니
집에 가는 길 조심해서 가세요.


제가 오늘은 당신이
집에 잘 들어갔는지,
안부 전화를 못 드릴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인생은 언제나 회자정리 패턴의 연속입니다.

아직..
못다 한 내 열정과 노력과
보여주고 싶은 많은 이야기와 웃음들..


그리고
갚아야 할 것 들이 너무나 많은데,

내가 가장 아끼는 사람이
내게 이별을 불쑥 꺼내 놓곤 합니다.


차마 붙잡지 못하는 것은,
결정에 대한 존중과 존경의 의미로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많이 아쉽네요..
내 의지의 동력이

좀 더 팽팽했으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자책감이 많이 듭니다.


몇 년 전과 똑같이 다시 반복된 이별이라
통보받는 순간에는,
그동안 두꺼워진 마음이
상처를 많이 보호해준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이별의 여운이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더 파고들어와
아픔은 몇 년 전처럼 여전히 깊게 차오르네요.


그러나 분명,
다시 만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때는,
어제 함께한 사람처럼,
고개를 뒤로 젖히고 웃으며,
지금을 회상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많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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