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나로부터 얻은 용기.
세계 여행을 떠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학생이었던 20대 초반의 나는 그것이 ‘돈’이라고 생각했고, 많지는 않았지만 돈을 벌기 시작한 20대 후반의 나는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시간은 여행을 위한 시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인으로서의 커리어가 중단되는 시간에 대한 불안을 포함하고 있었다.
(사실 돌이켜보면 당시에는 커리어라고 할 만한 일을 하고 있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커리어 중단에 대한 불안을 없애기 위해 전문직을 갖기로 결심했고 그렇게 나는 서른 살의 늦깎이 학생을 거쳐 ‘약사’가 되었다.
비록 남들보다 한참 늦은 사회생활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오는 약간의 조급함은 있었으나, 약사라는 직업은 예상대로 여행을 위한 돈을 모으기에 충분했고 취직이나 커리어 중단에 대한 불안이 거의 없는 직업이었다.
즉, 이제 나는 세계일주를 떠날 수 있는 돈을 벌고 커리어 중단에 대한 큰 불안 없이 장기간 시간을 내어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난 여전히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돈과 시간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자 이번에는 조금 더 심오한듯한 생각들이 밀려왔다.
세계여행을 다녀온 다음의 삶은 어떻게 될까?
꿈을 이루고 다시 돌아온 일상의 삶이 더 불행하게 느껴지지는 않을까?
하지만, 돈이나 시간과 달리 이러한 불안은 명확한 해결 방법도 없을뿐더러 직접 경험하거나 마주하지 않고서는 실존하는 문제인지도 알 수 없는 것들이었다.
돌아보니 결국 내게 부족한 것은 돈도 시간도 아닌 막연한 불안을 이겨 낼 '용기'였다.
그 사실을 깨닫자 오히려 정말 이번이 아니라면 떠날 수 없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문득 10여 년 전 캐나다 워홀을 떠나기 전 내 모습이 스쳐갔다.
[10년 전, 워홀을 망설였던 나에게]
https://brunch.co.kr/@mrexfluencer/76
당시에도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의 스펙 쌓기를 포기한 채 아주 작은 용기를 내어 막연한 꿈이었던 워홀을 떠났다. 그리고 그 용기가 가져다준 경험과 행복은 이후의 내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었다.
그렇게 나는 막연한 불안 대신,
10년 전의 나의 경험을 믿고 한번 더 작지만 큰 용기를 내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마침 이런 내 작은 용기에
불을 지펴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 브런치북에서는 멋진 세계여행 스토리가 아닌 '여행하는 삶'을 꿈꾸는 청년의 불안, 고민, 용기, 도전을 솔직하게 담아보려 합니다. 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위로, 용기가 되길 바라며 저 또한 여러분들로부터 용기와 위로를 받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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