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대학, 좋은 직장…
하지만 여전한 가난...

지갑보다 마음이 더 가벼웠던 시절

by 시연
나는 성공한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나는 늘, 가난했다.
지갑보다,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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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대학을 나왔다.
그리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들어갔다.
회사 이름만 말해도 고개를 끄덕였고, 명함을 건네면 "와, 대단하세요”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그런데... 이상했다.
그 ‘대단함’ 속에서 나는 늘 아슬아슬했다.

사실, 그 직장은 내가 원하던 일이 아니었다.
하고 싶은 분야가 따로 있었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아주 없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선택의 순간에 연봉이 나를 붙들었다.

부모님의 병원비, 동생의 등록금, 매달 빠져나가는 고시원 월세.
내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기엔,
현실이 너무 무거웠다.

그래서 나는 하고 싶은 일보다, 견딜 수 있는 일을 택했다.


꿈보다는 월급을 택했고, 설렘보다 생존을 택했다.

합격 전화를 받던 순간,
기뻐야 할 자리에서 나는 서글펐다.
‘이게 내 첫 사회생활의 출발이라니…’
그 생각이 입 안에 씁쓸하게 맴돌았다.


첫 월급이 들어온 날,
내가 한 일은 기쁜 척 하면서 계산기 두드리는 일이었다.

부모님 병원비, 동생 학비, 고시원 보증금에,
밀린 월세.

통장에 남은 금액은, 친구들이 브런치 카페에서 한 번 쓸 법한 금액이었다.


친구들과 점심을 먹을 때면,
나는 메뉴판의 숫자부터 먼저 봤다.
평범한 파스타 한 접시, 커피 한 잔도
‘오늘 이걸 먹으면 저녁은 건너뛰어야겠다’는 계산이 필요했다.


그 무렵 친구들은 여행을 갔다.
한 친구는 방학마다 해외로 나갔고,
또 다른 친구는 부모님이 보낸 용돈으로 노트북을 새로 샀다.


나는 여름 알바를 세 개씩 병행했고,
퇴근 후에는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 졸다를 반복했다.
방 안에 돌아오면 에어컨 없는 고시원 방에서 땀을 식히며 과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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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친구가 말했다.

“넌 진짜 성공했잖아. 서울대 나오고, 좋은 데 취직도 하고... 부럽다.”

나는 웃었다.
정말로 웃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늘 돈이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쓸 수 있는 돈’이 없었다.

내가 번 돈은 늘 누군가를 위해 써야 하는 돈이었다.
내 건강, 내 여유, 내 취미는 항상 뒷순위였다.

나는 성공한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타인의 시선 속에서만 존재하는 성공이었다.


내삶은, 내 마음은, 늘 벼랑 끝에 서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용이 되었다고 다 날 수 있는 건 아니구나.”


“나는, 날 수 있는 힘보다 버티는 힘으로 살아왔구나.”

그래도 버티고 있었다.
날지 못하는 날엔, 걷고
걷기 어려운 날엔, 기다리고
기다릴 수 없을 땐,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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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의 나는,
어쩌면 ‘성공’보다 더 어려운 걸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포기하지 않는 걸.


다음 편 예고

꿈꾸던 일을 시작했지만,
조직은 나를 환영하지 않았다.
눈치 없다는 말, 순하다는 평가,
그리고 결국 첫 이직의 실패.
7화. 첫 실패, 다시 나는 법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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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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