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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Jun 23. 2021

재택근무 work from home

직장 생활 소고

코로나로 난생처음 '재택근무'란 걸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왠지 어색해서

별거 아닌 것도 일한 티를 내느라 보고를 했는데,

지금은 부장이나 팀장도 재택근무에 익숙해졌는지,

눈치 주는 것도 없고, 나 역시 재택근무가 편해졌다.


누가 회사 메신저로 말을 걸면 바로 답을 못할까 봐

회사에서 보다 더 조바심 냈었다.

심지어 화장실을 가면서 노트북을 들고 가기도 했었다.

- 내가 좀 새가슴이다.


지금은 '회사에서도 화장실은 가잖아.'

자리 좀 비운다고 뭐 어쩔 거야.

이런 마음이다.

- 요새는 대범해져서 빨래도 돌린다.


재택이 익숙해졌다고는 하나,

간혹 (주로 나이가 많으신 분들) 전화를 받을 때,

"재택인데 미안해요." 라던가?

"재택이라면서요."라는 말은 듣기가 조금 불편하다.


재택이라고 내 일이 줄어드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러는 걸까?

아마도 코로나가 가져온 '재택'이라는 현상이

어색해서일 것이다.


재택을 할 때는 혼자 할 수 있는 일 위주로 하게 되고,

회사에 나가서는 여기저기 연락해서 일정을 조율하는 등,

남과 엮이는 일들 위주로 진행하게 된다.


사실 회사에서는 여기저기 전화를 받느라,

내 일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재택근무는 어떻게 써야 하나 고민이 되는 보고서나

(평가 관계 설정 등) 집중력이 요하는 업무에 딱이다.




어제 필리핀 선생님과 전화영어 중에

"I worked at home."이라고 했다가

선생님과 대화가 꼬였다.


선생님은 언제부터 재택으로 근무했냐? 고 물어보길래

Since Pandemic이라고 했는데,

선생님은 코로나 이후 내가 쭉 집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았던 것이다.


1주일에 1~2번 재택을 한다고 하니까

"I worked from home."으로 문장을 고쳐주셨다.


구글 신에 물어봤더니,

work at home은 주로 개인적인 일을 할 때,

work from home은 회사 소속 직원이 일을 집에서 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한다.


work을 from home에서 to workplace 해서 그런 표현을 쓰는 걸까?

at은 장소적 의미가 강하니,

집에서 일을 하는 프리랜서 등에게 해당되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 집에서 일을 해서 회사로 보낸다니!

재택근무에 딱 맞는 표현 같다.

어르신들이 사람이 아니라 일만 회사에 와서

그렇게 어색해하시나 보다.


코로나로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써야 하고

사람들도 자주 못 만나지만,

코로나 때문에 난생처음 해본 재택근무가 

사라질 걸 생각하니 벌써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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