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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Apr 22. 2021

에너지 소모가 많은 동료

직장 생활 소고

A라는 동료가 있다. 평상시에는 나와 정말 잘 맞는 동료다.

그런데 같이 업무를 할 때는 조금 불편하다.

본인 일은 잘 챙기는 것 같은데, 협업을 할 때는 일처리가 늦다.

여러 번 재촉을 해야 그제야 하는데,

의도가 있는 건지, 의도가 없는 건지 가늠해 보는 것도 힘들고,

가끔은 이 포인트에서 왜 이 정도로 화를 내는지 이유를 추측해보는 것도 힘들다.

한마디로 에너지 소모가 큰 동료다.


내가 부장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일을 시켜야 하는 부장의 입장에서는,

본인도 수긍하긴 어렵지만 위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도 있다.

그럴 때마다 설전을 벌일 것을 각오하고 일을 시키느니 가능하면 안 부딪히고 싶다.


부서 내 업무분장은 정해져 있으니 안 시킬 수도 없고,

싸우는 것이 두려운 부장은 일을 자기가 떠맡거나, 권위로 눌러보려는 시도를 한다.

상대에 따라 권위로 누르려는 시도가 먹힐 수도 있겠지만, A에게는 먹히지 않는다.


A처럼 자의식이 높고 일에 대해 프라이드가 높은 사람은

'잘한다 잘한다' 칭찬을 많이 해주고 특별 대우를 해줘야 하는 것 같다.


그것이 공평하냐고?

전혀 아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계속 봐야 한다면, 그게 가장 마음이 편한 방법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의 불만은?

그 사람들은 불만이 있더라도 드러내서 나를 힘들게 하지는 않을 테니, 무시한다.

그냥 '떡' 하나 더 주는 거다.


그 사람이 자기가 잘난 줄 착각하지는 않을까?

물론 그렇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싸우는 게 싫은데,


윗사람의 처사야 불공평하긴 하지만, 어찌 됐건 내 월급이 줄어드는 건 아니니 그렇다고 치자.

같이 일을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능하면 협업하는 업무를 배제하는 것이 좋다.

A만의 업무를 주고, A가 바로 부장한테 보고하도록 한다.


어쩔 수 없이 엮는 다면, 불만이 생길 때 바로 이야기한다.

쌓이면 화가 되니까,

A가 나쁜 사람은 아니다. 

뭐라 하면 들어보고 수긍할만하다 싶으면 사과한다.


개인적으로는 자기 생각이 뚜렷하고 '자신의 것'에 대한 책임감도 매우 강하다.

똑 부러진 사람이다.


순진한 구석도 있다.

그래서 '남들이 자신의 말을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한 고민이 없다.

a. 아마도 어리거나, 

b. 남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었거나, 

c. 눈치를 봐야 하는 환경이었으나 강한 자아로 무시했거나.


어떤 것이든 자신의 생존 방식에 가장 유리한 걸을 선택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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