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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Apr 28. 2021

동료에 대한 오해

직장 생활 소고

정기적으로 같이 밥을 먹는 후배 A가 있다.

A는 마음 씀씀이가 너무 예쁜 후배다.

지금은 둘만 점심을 같이 하지만 

사실 멤버 중에는 B도 있었다.


A는 이제 시간 되는 사람끼리만 식사를 하자고 했고,

나는 A가 B가 불편해서 그런가 보다 했다.


B는 A와 같은 팀 후배였는데,

팀 내 갈등이 커지면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나는 A에 대한 믿음은 있었지만,

그만두는 B가 본인의 입장을 강하게 어필한 터라,

B가 팀에서 후배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은 건 아닌가

의심했었다.

그 팀 최고참이 A만 두둔했기 때문이다.


당시 A는 사람들에게 아무 해명도 하지 않았는데,

나는 A가 말하기 싫은 가보다 생각했다.


시간이 오래 지나기도 했고,

옛날이야기가 나온 김에, 물어봤다.


"사실 그때 그거 너무 했던 거 아니야?"

A는 깜짝 놀라며 사건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런 오해가 있었는지는 몰랐다고...,


알고 보니 내가 들었던 말은 

B의 입장에서 편집된 말이었고,

심지어 들리던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다.


소문은 일부 팩트 + 추측이 

'~ 일 거다'에서 '~이다'로 변질돼서,

돌고 돌았다.


A는 자기는 굳이 말하고 싶지 않았다고.

그 일은 자기한테도 너무 상처였다고 했다.


나는 그때 잘못 알고는 있었지만,

어찌 되었건 A는 그럴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에

막연히 믿었던 것 같다.


그리고 때로는 

그런 막연한 믿음이 

구체적인 말보다 정확할 때가 있다.




그 와중에, A가 해준 말,

B는 실은 우리와 같이 밥 먹기 싫어했다고 한다.

그러니 자기는 빠진다는 말을 A한테 하라고 한 것이다.

사실 막내라서 거의 밥을 우리가 샀는데,

가끔 커피를 사는 것이 많이 아까웠었나 보다.

B는 부당한 대우를 참거나,

결코 남을 위해서 희생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결국 사람일은 모를 일이다.

양쪽 이야기를 들어봐야 안다.

그리고 목소리 큰 사람과 싸우려면,

나도 내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


더럽고 치사해서 굳이 변명 같은 거 안 하고 싶지만,

그럼 안된다.

사람들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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