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출근하는 차에서 운다던 여자 선배를 떠올리며.
4개월 그녀는 이제 태어난 지 4개월이다.
육아휴직을 1년 쓸 수 있다고 한다면
복직하는 엄마 입장에서는 이제 얼마후면
그녀는 어린이집으로 출근하고 나는 회사로 출근할 것이다.
아직 먼 미래이기는 하지만
막상 닥칠 현실을 생각하니 녹록지 않을 듯싶다.
아침에 세수시키는 것만으로도 한 세월 걸리는데
내 출근 준비에 그녀 등원 준비까지 하려면
정말 진심으로
워킹맘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아직 4개월 그녀를 만나기 이전
회사에서 3살 딸을 둔 여자 선배와 나눴던 대화가 생각났다.
"오늘도 애 맡기고 간당간당하게 출근했네."
"다들 아무도 신경 안 써요. 너무 스트레스 안 받으셔도 될 거 같아요."
"매일매일이 전쟁이야. 아침마다."
"근데 눈이 엄청 빨개요. 병원 가보셔도 될 꺼같은데요."
"아, 눈?"
"네. 흰 눈동자가 엄청 빨갛게 핏줄들이 다 서있어요."
"아, 그래?"
"인공눈물 넣으셔야 할 것 같아요."
"나도 알아. 내 눈물이 나와서 그래."
"네?"
"출근하는 차 안에서 울었거든."
"아, 네..."
"아이가 매일매일 어린이집을 가기 싫어서 울거든.
오늘은 유난히 안겨서 안 떨어지려고 하는데
내가 매일매일 이러면서 사는 게 맞는가 싶더라고.
돈 벌겠다고 아이 울리면서 출근하는 내가 잘하고 있나 싶은 거야."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으시죠. 회사에서도 항상 완벽한 모습이시고."
"회사에서는 완벽하려고 노력하는데 집에서는 엉망이야."
"둘 다 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정말 대단하신 거죠."
"아직 아이가 없어서 모를 거야. 언젠가 내 마음 알게 될 날이 오겠지?"
그렇게 여자 선배는 자리를 떠났고,
그때는 솔직히 몰랐다.
일과 양육의 균형이 이렇게 어려울 거라는 것을.
한때 워라밸, 워크 라이프 밸런스가 트렌드처럼 외쳐졌던 적이 있었다.
회사에서도 뉴스에서도 워라밸 문화를 위해
제도를 만들고 워라밸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제 나에게 4개월 그녀가 생기고 나자
중요한 화두는
워크 케어 밸런스.
(여기서 케어는 베이비 케어로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나의 삶에서 육아와 일이 균형을 이룰 수 있을지
아직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곧 다가올 미래를 고민해보려 한다.
나의 워케밸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