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번째 억지
'자동차' 저 단어만 보고 흥분하는 남자들이 여럿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여성분들 역시 자동차에 대단히 많은 관심과 조예를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자동차'라고 하는 물건은, 특히 본인이 좋아하고 갖고 싶어 하는 소위 '드림카'는 여전히 남자들의 시신경과 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물건이다. 집 다음으로 개인이 소유하는 물건 중 가장 고가인 자동차는 그만큼 구매함에 있어서도 많은 고민과 시일이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돈이 대단히 많아서 그런 고민 1도 없이 사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과 우리를 같은 선상에 두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렇게 달갑지는 않기에 일반적인 보통의 사람들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하겠다. 그렇게 오랜 시간 고민과 시간을 들여서 차를 구매한 차를 튜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어서 기능적인 튜닝보다는 외관의 튜닝을 좀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길을 가다 만나게 되는 '튜닝카'들은 '우와'라는 탄성보다는 '저게 뭐야....'라는 탄식을 자아내는 경우가 더 많다. 특히 누가 봐도 알만한 고가의 차량을 누가 봐도 이상한 컬러로 외관을 칠하는 튜닝을 하는 경우는 더욱더 큰 탄식이 나오게 마련이다. 우리가 아는 모든 자동차 회사들은 '완성차' 회사들이다. 여러 협력업체들에게 부품들을 의뢰하고 그 부품들을 받아서 완성해서 소비자들에게 내어 놓는 그런 곳이다. '완성차'라고 하는 것은 자동차로써 완성된 상태를 의미하지만 카 튜닝족들의 시각에선 아직 미완성인 듯하다. 그럼 그들의 입장에서 카 튜닝을 이해해 보도록 하겠다.
#1. 메카닉에 관심이 많다.
가젯을 비롯해서 기계들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잘 알기도 하다. 관심이 많아서 많이 찾아보고 학습한 결과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자동차'라는 물건은 관심과 연구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자가용 비행기가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꾸 그들을 논의 대상으로 올리지 말기로 한다- 가장 복잡하고 재미있는 기계가 바로 자동차이다. 본인이 알고 있는 메카닉적 지식이 어떻게 구현되어 있는지를 살펴보다 보면 그들의 눈에는 무언가가 보일 것이다. 그것이다. 무언가 하나 튜닝을 하게 되면 좀 더 높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는 것. 일반적인 사람들에겐 알아차릴 수도 없는, 그리고 설사 알아차린다고 해도 크게 관심이 없는 것들을 이들을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꼭 해보고 싶고 그것이 실현되었을 때의 모습을 직접 확인해 보고 그것에서 희열을 느끼는 것이다.
#2. the only one을 소유하고 싶어 한다.
다른 고관여 상품처럼 자동차 역시 한정판 모델이 출시가 된다. 그리고 그 한정판 모델들은 부유층들의 소비를 부추기고 대부분 그들이 구매를 하게 된다. 하지만 한정판이라고 해도 1대 만을 출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의미가 있는 숫자를 대입해서-예를 들면 출시 100주년 기념 100대 한정 등- 그 수량만큼 출시를 하고 엔진 혹은 어딘가에 serial number를 달아서 한정판임을 감춘 듯 드러내게 된다. 카 튜닝족들에게는 그런 한정판 보다는 본인의 customized 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차를 가지길 원한다. 물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본인이 튜닝한 부분과 비슷한 혹은 똑같은 수준으로 튜닝한 차들이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그러기 전 얼마 동안은 본인의 차는 지구 상에 한대만 있는 차로 존재하게 된다. 그걸 타는 혹은 소유하고 있는 본인 역시 그와 비슷한 느낌을 가지게 되기 마련이다. '자동차'라고 하는 물건은 상당 부분 타는 사람의 status를 보여주는 물건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냥 '비싼 차를 타는 사람'이 아닌 '유일한 차를 타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것이다.
#3. 의외로 자존감이 낮다.
위에서 말한 거처럼 '자동차'는 타는 사람의 성향, 취향, 경제력 등등 꽤 많은 부분을 보여주는 도구이기도 하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본인의 낮은 자존감을 다른 형태로 보상받고자 하는 성향들이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연인과의 관계에서, 혹은 물건과의 관계에서. 사람과의 관계 혹은 연인과의 관계에서 본인의 자존감을 찾고자 하는 사람은 안 만나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물건과의 관계를 통해서 본인의 자존감을 찾고자 하는 사람은 그래도 조금은 낫긴 하지만 큰 차이는 없긴 하다. 아무튼, 본인은 조금 다른-본인의 기준에선 좀 더 힙하고 쿨한- 자동차를 소유 혹은 운전함으로써 본인의 자존감을 차 안에 있는 동안 위안을 삼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게 고가의 그리고 큰 자동차를 선호하기도 하고 그 정도의 차로 만족이 되지 않아 본인의 특색을 강조하기 위해 튜닝을 하게 된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그 차만 나타나고 그 사람이 온 것을 인지 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렇게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일 수 있다. 어찌 보면 조금은 안타까운.
한국에서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일부 고가의 자동차 브랜드에선 외장의 모든 부분과 내장의 모든 부분을 구매자의 취향에 맞춰서 모두 customized 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되면 세계에선 아니더라도 국내에선 유일한 차를 구매하고 운전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구매를 하게 되면 차를 인도받게 되는 시일이 대단히 오래 걸리게 마련이다. 그것을 참지 못하는 한국사람들은 대부분 차를 구매 후 외부 튜닝 전문 업체에서 본인의 스타일로 튜닝을 하게 된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말이다. 여자들 특히, 아내들이 가장 싫어하는 남편의 취미 생활 중 '자동차 튜닝' 은 언제나 상위권에 들어가 있다. 비용적인 부분이 가장 크긴 하겠지만 적은 부분에선 왜 멀쩡한 차에다가 이상한 것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이해 할 수 없겠다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자동차엔 그렇게 크게 관심이 없어서 이해가 안 가긴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