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헤비 유저

아홉번째 억지

by 그런남자

일전에도 말했듯이 나는 택시를 거의 타질 않는다, 나만의 이유로. 업무상이 아닌 개인적인 이유로 1년에 2번 정도 타면 많이 타는 수준 일 것이다. 하지만 교통수단으로 택시를 주로 아니 항상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 주변에도 출퇴근 혹은 약속이 있어서 누구를 만날 때도 항상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서 항상 많이 나온 택시비를 보며 한숨을 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택시 타는 횟수를 줄이거나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런 택시 헤비 유저-마케팅에서 어떠한 재화나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 들에게 택시를 이용함에 있어 발생하는 불편한 사항들을 대부분 해소시켜 주던 '타다' 서비스가 좌초된 이 시점에서 택시 헤비 유저들에 입장에서 꽤나 많은 교통비를 지불함을 감수하면서도 그리고 기존의 택시 서비스의 불만 사항들이 대부분 개선되지 않은 체 현존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그들이 계속 택시를 이용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겠다.


#1. 지불 가능한 충분한 능력이 있다.

우선 경제적인 능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반 대중교통 수단에 비해 택시 요금은 몇 배 혹은 몇십 배까지 비쌀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출근할 때 버스를 타고 간다면 버스 카드비 1200원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같은 거리를 택시를 탄다고 하면 6000원 정도- 한 번도 안 타봐서 정확한 금액은 모르겠음- 로 5배는 더 드는 비용이 든다. 이를 나의 출퇴근으로 환산해 본다면 택시로 하루 출퇴근하는 비용과 일주일 출퇴근하는 비용과 비슷하게 든다. 즉, 한 달 본인이 사용 가능 한 금액 중 교통비 명목으로 잡힌 금액이 있을 것이다. 이 금액이 본인이 지불 가능한 충분한 수준이어야 지만 택시 헤비 유저가 될 수 있는 충분조건이 되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본인 스스로가 택시 헤비 유저가 되는 데 있어 어떠한 주저함도 없다면 그 사람은 택시 헤비 유저가 되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많은 경우는 아니지만 회사에서 교통비 명목으로 지원이 있고, 그 지원 금액이 택시를 타고 다녀도 무방할 정도의 수준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그 사람은 택시 헤비 유저가 될 것이다.


#2. 업무상 불가피하다.

직무에 따라서는 이동이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 중 이동 중에 많은 일들을 처리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더군다나 이젠 스마트폰으로 웬만한 업무는 처리가 가능한 시대를 사는 우리에겐 어찌 보면 사무실 안과 밖이 업무를 할 수 있고 없고를 나누는 기준이 되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이동 중에도 들어오는 요청들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런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에겐 직접 운전은 불가능하다. 또한 다른 여러 사람들과 함께 사용하는 대중교통-버스 혹은 지하철-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에 꺼릴 수밖에 없다. 전화 통화를 끊임없이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처리해야 하는 일의 사안이 예민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용하는 대중교통수단 이용 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업무 중에 택시를 타던 버릇이 생기면 여러 모로 편리한 부분이 있어서 평상시에도 많이 타게 되고 그렇게 택시 헤비 유저가 될 수 있다.


#3. 퍼스널 스페이스를 중요시한다.

나도 나의 퍼스널 스페이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긴 하다. 모르는 누군가가 내 근처에 필요 이상으로 가까이 있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다. 특히 그 장소가 밀폐된 장소라면-예를 들어, 엘리베이터 등- 더더욱 중요하게 생각을 한다. 하지만 대중교통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나마 지하철이 아닌 버스를 더 자주 이용하고 있다. 난 그런 면에선 버스 헤비 유저이다. 하지만 이런 퍼스널 스페이스를 상대적으로 더 철저하게 유지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것이 어떠한 이유에서든 말이다. 이런 사람들에겐 택시를 제외한 다른 모든 대중교통은 그런 퍼스널 스페이스를 지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 사람들에겐 더 많은 비용이 드는 것보다는 본인의 퍼스널 스페이스를 지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 소중한 사항일 것이다.


가끔은 버스를 기다리거나 지하철 역으로 가지 않고 어디선가 나오자마자 택시를 잡는 사람들을 볼 때면 '부자인가 본데'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이 생각을 지금 현재 완전히 머릿속에서 지워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 말고도 충분히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어찌 보면 기존 택시의 가장 훌륭한 대안이자 개선된 서비스로 평가받던 '타다'의 서비스가 중지되는 이 시점에서 그들의 택시 의존의 이유를 생각해 보고자 했다. 꽤 많은, 그리고 '타다' 서비스를 애정 하던 택시 헤비 유저들이 서비스 종료로 인해 다른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 그들은 아마 기존의 택시를 탈 것이고 다른 서비스를 이용해서 기존의 택시를 이용할 것이다. 하지만 택시 헤비 유저가 아닌 사람 입장에서도 기존의 택시 서비스는 그다지 좋다고 볼 수 없다고 보이고 최근엔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직접 이용하지 않는 사람 입장에서 개선 여부를 확인할 수도 없어서 내가 이 사안에 대해서 왈부왈부 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본다. 하지만 스타트업계 종사자 입장에서 볼 때는 이번 결정은 정말이지 별로인 결정이 아닐 수 없다.





keyword
이전 09화카 튜닝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