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안 하는 사람

열한번째 억지

by 그런남자


카톡 안 하는 사람

2008년, 벌써 10년도 전에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이라는 것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사람들의 삶을 그 이전과 그 이후로 나눠놓았다. 아이폰이라고 하는 전자기기는 그냥 단순히 스마트폰 수준이 아니라 기존의 사람들의 생활을 모두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물건이었다. 그렇게 아이폰 3가 한국에 출시된 이후로 몇몇 발 빠른 IT 업계 사람들이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그중 개발자와 기획자 등으로 구성된 5명의 팀은 아이폰용 앱을 출시하게 된다. 문자를 무료로 보낼 수 있다는 콘셉트로 기존에 pc에서 사용하던 '네이트온'이라는 메신저의 아이폰용 버전. 그렇다. 우리 모두가 현재는 '카톡'이라고 부르는 카카오톡이 그 아이폰 용 앱이다. 그렇게 출시된 카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메신저를 뛰어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의 삶에 들어와 있다. 하지만 그 시작은 단순 메신저인 카톡이었으며 지금 현재도 카톡은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근간을 떠받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의 10대들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20대 이상의 사람들은 카톡을 기본 메신저로 사용하며 상황에 따라-예를 들어 업무용, 연인용 등등- 다른 메신저를 사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카톡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꽤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나를 포함하여. 내 주변에 카톡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내가 유일하다. 난 현재의 아이폰의 아이메시지를 기본 메신저로 사용하고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과는 그냥 문자메시지를 이용한다. 그래서 종종 광고로 오해받고 내 메시지에 대한 답장을 늦게 받거나 혹은 내가 속한 조직의 카톡 단톡 방에 올라온 공지를 알지 못해서 헛수고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난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톡을 사용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말하면 메신저 혹은 다른 사람과의 소통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의 글은 내가 카톡을 안 쓰는 이유를 대변하면서 다른 사람들도 역시 그렇지 않을까?라는 성격의 글이 될 듯하다. 그럼 나와 그들이 카톡을 안 쓰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1. 단톡 방 기능을 싫어한다.

나는 카톡에 단톡 방 기능이 업데이트되고 처음 단톡 방이라는 것을 경험해 본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당시 나는 대학원을 다니고 있어고 나는 운동을 하고 집에 와서 씻고 폰을 봤을 때 카톡에 메시지가 200개가 넘게 와 있었다. 난 너무 놀란 나머지 카톡을 확인했고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대학원 동기들끼리 단톡 방을 만들어서 나를 초대한 상태였고 거기서 자기네들끼리 대화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대화의 내용은 그냥 'ㅋㅋ' 'ㅇㅇ' 등도 포함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난 그 대화창을 보면서 대댄히 허탈해했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아마 그 이후로 카톡을 멀리 하게 되었고 급기야는 계정을 삭제하게 이르렀다. 지금은 계정은 있긴 하지만 그 당시에는 계정 자체도 없었다. 그리고 그 당시 만나던 여자 친구와는 다른 메신저를 이용하고 있었기에 카톡은 나에게 더더욱 필요가 없었다. 이처럼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초대된 단톡 방에서 메시지 내용을 안보지도 그 방에서 나가지도 못한 체 그냥 알람을 꺼 둔 체로 사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즉,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무조건 1개 이상의 단톡 방에서 하루 종일 울리는 알람은 사람들에게 꽤나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다. 그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리고 그것을 대응하는 사람들의 방식의 차이도 있겠지만.


#2. 별로 불편하지 않다.

카톡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나에게 항상 카톡을 쓰라고 말하지만 난 그 말을 듣지 않는다. 부모 말도 잘 안 듣는데 굳이 내가 들어야 할 필요가ㅎ. 이처럼 카톡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 입장에선 불편한 것이 별로 없다. 오히려 상대방이 불편한 부분이 더 많은 것 같다. 굳이 내가 카톡을 사용하지 않아서 불편한 점은 위에서 언급한 단톡 방에서 이야기되는 부분을 모른다는 부분인데 솔직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도 대부분 공감하겠지만 단톡 방에서 이루어지는 대화 중 80% 이상은 몰라도 되는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안 하는 사람 입장에서 이렇게 말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꼽자면 그 정도의 불편함이 있고 요즘에는 택배나 여러 가지 배송과 관련된 부분들 그리고 서비스를 이용함에 있어서 알림을 카톡으로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문자와 동시에 보내던가 카톡으로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받는 사람이 일정 시간 동안 반응이 없으면 다시금 문자로 발송이 되는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딱히 불편한 것 도 없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다른 사람의 편의도 생각하면서 살아야 하지 않냐고 하는 사람이 종종 있는데 글쎄 카톡을 사용하고 안 하는 것이 더불어 사는 삶의 척도라고 보기엔 카톡은 그냥 너무 서비스에 불과하다.


#3. 약간의 반골적 성향이 있다.

어느덧 모든 메시지는 카톡으로 주고받고 있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종종 새로운 사람을 소개받거나 할 때도 번호 교환이 조금 부담스러우면 카톡 아이디를 알려 달라고 하는 경우고 있다. 그때마다 내가 듣는 이야기는 항상 똑같다. '카톡 안 하세요? 왜 안 하세요?' 종종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냐고 물어보기까지 하는 사람도 있다. 게다가 어딘가에 문의사항이 있어서 문의를 하게 되면 답은 카톡으로 알려 준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종종 가는 치과의 예약 시간이라던지 전화번호를 알고 있어야지만 카톡으로 어떤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이 말은 문자를 보내는 부분을 그냥 스킵하거나 pc용 카톡이 있기 때문에 훨씬 편하게 느낄 수 있다고 미루어 짐작해 본다. 이런 상황에서 내 안의 이상한 반골 성향이 고개를 쑤욱 내미는 것 같다. 그럼 난 여전히 그래 왔듯이 문자만 써야겠다는.


이 이외에도 내가 카톡을 사용하지 않는 몇 가지 이유가 더 있지만 글의 콘셉트상 3가지 이유만 적는 것으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카톡을 대단히 만족스럽게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마지못해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들 저마다의 이유로 사용하거나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근데 만약 본인 스스로 카톡이 대단히 공해라고 생각되고 스트레스라고 느껴진다면 그리고 사용 안 해도 무방한 환경이라면 삭제해 보는 것을 권해 본다. 생각했던 거만큼 카톡을 사용하지 않는 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고, 생각했던 거보다 훨씬 더 모바일 스트레스에서 탈출할 수 있다. 이건 경험자의 말이니 한번 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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