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를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

열아홉번째 억지

by 그런남자

다른 이성을 볼 때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 아니라 '않는다고 말하는'이다. 이 점을 미리 말해 둔다. 즉, '말로만 그렇다'라는 결론을 기저에 깔고 있는 글이기도 하다. 경험상 그렇게 말하는 남자 사람을 만나본적은 없는 것 같다. 대부분은 여자 사람들이었다. 남자들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순 있지만 그 말을 입 밖으로 내 봐야 사람들이 믿어 줄리 만무하고 잘못하면 욕을 먹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생각하는 바와 말하는 바가 불일치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남자 보단 여자들이 이성을 볼 때 저런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많이 듣게 된다. 주제가 별수 없이 남자와 여자 중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는 주제인지라 상당히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최대한 조심해서 이 주제를 다뤄보도록 하겠다. 연애 상황 혹은 결혼을 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 당사자 두 명이다. 그들이 이성이건 동성이건 크게 상관은 없다. 연애는 둘이 좋아서 하는 것이고 결혼 역시 둘이 좋아서-연애보다는 좀 더 복잡한 관계이지만-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삼자의 입장에서 뭐라고 말을 할 순 없다. 하지만 종종 외모적인 부분에서 잘 안 어울려 보이는 커플을 보게 된다. 그런 커플들을 보게 되면 '음..... 깊은 사랑인 건가?'라는 말로 그들의 관계를 규정짓는 것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그 둘 중 한 명은 이성을 볼 때 외모를 중요하게 보지 않는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 혹은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했으나 상대방의 지극 정성에 마음의 문을 열었을 수도 있다. 이 역시 외모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작용해서 둘의 관계가 발전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이성을 볼 때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겠다.


#1. '외모'를 안 보는 것이다.

외모를 보지 않는 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일 것이다. 그렇다. 그들은 '외모'를 실제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외모' 즉, 얼굴의 잘생김과 이쁨의 여부이다. 이들은 '외모'가 아닌 '외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키를 본다던지, 어깨가 넓음 여부, 각선미, 손, 가지런한 치아, 머머리가 아닌지 등. 어찌 보면 외모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의미의 외형을 보는 것이며 좀 더 전체적인 그 사람이 가진 신체의 느낌을 보는 것이다. '외모'만 보는 사람에 비해서 훨씬 더 어렵고 까다로운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누가 봐도 잘생긴 남성인데 키가 본인보다 작아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여성들이 있게 마련이다. 반대로 누가 봐도 정말 이쁜 여성인데 다른 외형적인 부분이 본인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남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또한 이런 사람들은 본인들이 미치는 상대 이성의 외형적 포인트들을 가지고 있다. 자기 고백을 하자면 나는 여성의 외형 중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얼굴보다는 키이고, 가슴보다는 힙이다. 이처럼 남들이 듣기에는 '뭐지?'라고 하는 부분들이 당사자에겐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냥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할 때 그런 본인의 '외형'을 본다는 점을 assumption 가진 체 '외모'를 안 본다고 이야기를 하곤 한다. 굳이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않아서 혹은 못해서.


#2. 다른 조건을 본다

누군가에겐 외적인 조건보다는 다른 조건-학벌, 능력, 경제력, 회사 등등-을 훨씬 중요하게 생각한다. 누군가는 그런 사람들을 '속물'이라는 용어로 설명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나도 어린 시절엔 그런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충분히 누군가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고 있다. 실례로 내가 아는 사람은 상대방의 학벌을 많이 본다. 그 이유가 궁금해서 한번 물어본 적이 있는데 자기네 집안사람들이 모두 학벌이 좋아서 본인이 사랑하는 사람이 그런 부분 때문에 자기네 집에서 혹시나 모를 주눅 듦이 싫다는 것이었다. 충분히 납득한만한 이유라고 여겨진다. 이처럼 누군가에게는 외적인 조건보다는 실질적인 조건이 훨씬 더 중요하다. 실질적인 조건을 중요시하는 사람에겐 '속물'이라고 부르면서 외모만 보는 사람에겐 '속물'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게다가 이번에 만나는 사람과 결혼까지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런 부분을 절대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결혼은 '어른의 연애' 이기 때문이다. 내가 연애상담을 할 때 연애를 크게 '애들의 연애'와 '어른의 연애'로 나눠서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애들의 연애'는 서로 둘이 좋아서 사랑만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관계이다. 하지만, 대단히 씁쓸하게도 '어른의 연애'는 그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어른의 연애'는 '현실'이라고 하는 것이 개입되는 것이다. 이런 '어른의 연애'에 있어서는 더더욱 외적인 조건보다는 실질적인 조건을 무시할 수 없고, 누군가에겐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3.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이건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쉬운 말로 '가가 가다.'를 느낄 정도면 상당한 횟수의 연애를 한 이후에나 깨닫게 되는 것이다. 물론, 연애를 몇 번 안 해 본 사람도 저렇게 이야기를 할 순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하는 말은 설득력이 조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예전에 한 버라이어티에서 이효리가 했던 말이기도 하다. '그놈이 그놈이다.' 이효리 정도 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을 수 있다. 이처럼 여러 번의 많은 연애들을 하다 보니 외모보다는 다른 무언가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렇다고 외모를 안 보는 건 아니다. 하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수준만 넘는 다면 외모는 더 이상 그 사람에게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외모는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되어 버린다. 앞서 말했지만 이건 어느 정도 연애의 경지에 이른 사람만이 깨닫게 되는 것이니 일반화시키기엔 무리가 있다.


난 꽤 많은 아니 많은 연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외모를 본다. 남자라는 생명체라서 그런 거라는 비겁한 변명은 하지 않겠다. 특히 난 키를 많이 본다. 내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이유들도 있지만 굳이 이 글에서 셜명을 하진 않겠다. 언제가 한 번은 그와 관련해서 글을 쓸 일이 있을 것이기에. 사람과 사람이 만남에 있어서 외모를 보지 않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말이긴 하다. 하지만 처음에 결론이라고 언급했듯이 외모가 아닌 외형을 보는 사람에겐 얼굴의 잘생김 혹은 이쁨으로 국한되는 '외모'를 덜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외모가 아닌 인상을 본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그 부분은 내가 job interview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다. 하지만 나 역시 그렇게 설명하기보다는 그냥 외모를 본다고 뭉뚱그려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렇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기준으로 '외모'를 보고 있지만 그 기준을 이야기하지 않은 체 '외모'를 중요하게 보지 않는 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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