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두번째 억지
최근에 광고 촬영장에서 촬영 된 듯한 사진 몇장이 인터넷상에 공개 되면서 다시금 이 배우의 필모그래피의 공백이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약 10년 정도 어떤 작품 활동도 하지 않은체 종종 광고 촬영으로 본인의 생사여부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그 배우. 그렇다. 내가 한국 남자 배우 중 가장 잘생겼다고 생각하는 배우, 원빈이다. 이번에 공개된 스틸컷은 어떤 광고인지 정확히는 알려진 바가 없다. 추측컨데 계속적으로 계약이 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커피 광고 혹은 의류 광고가 아닐지. 정확한건 광고가 공개되면 알게 될것이니 지금 현재로는 그다지 궁금하지는 않다. 이렇게 한번씩 광고 혹은 광고 현장이 공개될때 마다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두가지 이다. '원빈은 늙지 않는걸까?' 와 '배우가 작품은 안하고 광고만하는군' 가 그것이다. 이제 40대 중반의 나이의 원빈은 아무리 광고촬영현장에라서 메이크업을 한 상태라곤 하지만 늙지 않는거 처럼 보인다. 아니, 그의 외모 때문에 분명 늙었음에도 사람들이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또 하나, 항상 원빈에게 따라다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왜 작품을 하지 않는지. 은퇴를 한건지. 그러면 광고도 촬영 안해야 하는 건가? 등이다. 즉, 왜 이리 오랜 시간 동안 작품활동을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것은 원빈을 스크린에서 보고 싶은 팬의 마음이기도 하지만 그냥 광고만 찍고도 충분히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음에 대한 불필요한 시기질투이기도 하다. 우리가 회사에서 '월급루팡'이라고 부르는 일은 특별히 하지 않으면서 월급을 꼬박꼬박 받아가는 사람을 못마땅히 여기는 심보와 비슷하다. 비록 그 액수의 규모는 큰 차이가 나지만. 그래서 오늘은 왜 배우 원빈은 더 이상 작품활동을 하지 않는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겠다. 정말이지 진심을 다해서 억지로.
#1. 경제적으로 충분히 여유가 있다.
가장 세속적이고 현실적이며 바로 생각 가능한 이유이다. 한창 배우 활동을 하던 시기에 출연료와 그 당시 광고모델로써 받은 모델료 및 최근까지도 회자 되는 그의 부동산 투자로 인해 더 이상은 일을 안해도 될 정도로 충분히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 또한 배우 이나영과 결혼을 통해서 경제적인 여유가 더욱 배가 되었을 것이라 짐작이 된다. 그런 상황에서 연기를 하면서 어떤 본인의 자아실현을 이루는 성격 혹은 성향이 아니라면 굳이 일을, 배우의 경우는 작품활동을 해야 할 이유가 별로 없다. 입장 바꿔서 일반 직장인이 어떠한 이유로 인해서 본인이 더 이상 일을 안해도 충분한 정도의 경제적 여유가 생긴다면 과연 어떤 직장인들이 평상시와 똑같이 회사에 출근해서 일을 하면서 살아갈지. 그와 똑같은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배우라고 하는 건 단지 직업의 한 종류중에 하나 일뿐이니 그 직업을 통해서 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필요한 돈을 더 이상 벌 필요가 없다면 안하는 것이 어찌 보면 더 당연스러워 보이기도 하다.
#2. 연기에 대한 욕심이 없다.
배우들이 작품활동을 함에 있어서 돈도 중요하지만 작품에 대한, 배역에 대한 욕심이 있어야지만 그 힘든 촬영 과정을 견뎌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 자체가 너무 맘에 들어서 꼭 하고 싶다던지, 아니면 배역 자체의 매력도가 너무 있어서 꼭 한번 그 배역을 연기해 보고 싶다던지. 원빈의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필모그라피 동안 꽤나 다양한 역할들을 했었다. 그냥 실장님만 해도 충분한 외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짝사랑에 선택받지 못하는 남자에서 부터 과거를 숨긴체 살아가는 냉혹한 특수요원역할, 그리고 정신적 장애가 있는 역할까지 꽤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배역을 해왔다. 그러면서 본인이 해 보고 싶은 역할이나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 자체가 그다지 없을 수 있다. 지금도 상당히 많은 시나리오 및 대본이 들어갈것으로 생각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일례로 몇년 전 '신사의 품격' 이라는 드라마를 집필한 작가는 원빈의 왕팬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드라마의 4명의 남자 주인공들 중 한명으로 원빈을 캐스팅 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 역시 불발되었고 작가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원빈의 본명인 '김도진'이라는 이름을 남자 주인공들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인 배역에게 부여하게 된다. 이처럼 충무로 뿐만 아니라 방속국에서도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냄에도 불구하고 그저 광고에만 그 콜을 응답하는 걸 보면 더 이상은 연기에 대한 욕심이나 흥미가 없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구나 하고 싶은걸 할 자유가 있듯이 하고 싶지 않은 걸 하지 않을 자유도 있으니.
#3. 그 바닥에 염증을 느꼈다.
일반 직장인들도 종종 그런말을 하곤 한다. 본인이 속한 인더스트리에서 염증을 느끼고 그 인더스트리 좀더 저렴한 표현으론 그 바닥을 뜨고 싶어 한다. 볼걸 못볼걸 다 본 경우라면 더더욱 그 바닥의 생리에 염증을 느껴서 떠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 직장인들은 그것이 쉽지가 않다. 내가 항상 첫 회사를 고르는 후배들에게 강조해서 하는 말이기도 하다. 첫 회사가 대단히 중요하고 너의 커리어를 빌드업해 나가는데 중요하니 신중하게 선택하라고. 예를 들어 첫 회사를 중공업쪽에서 시작을 했다면 그 사람이 커리를 변경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가장 좋은 방법으로 유학을 다녀와서 다시 다른 인더스트리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방법뿐. 이처럼 방송연예계에서 연예인으로 생활을 하는 것 역시 일반 직업을 가진 사람과 큰 차이는 없다고 보여 진다. 어찌보면 연예인은 정규직도 아닌 언젠가는 본인을 찾는 곳이 없어지는 대단히 슬픈 끝을 가지고 시작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또한 종종 기사에 나오는 걸 보듯 방송연예계의 작업 환경이라고 하는 것이 그렇게 썩 좋지는 않다. 물론 원빈같은 탑스타들에게는 다르겠지만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의 한명으로써 그 바닥에 염증을 느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은퇴라는 형식이 아닌 결혼과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명분으로 잠정적으로 방송연예계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거 처럼 보인다. 광고는 계약기간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이미 그 전에 계약이 된 사안이라면 본인이 그것을 깨는 것은 본인에게 피해를 줌과 동시에 본인이 속한 회사나 이해 관계자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일이기에 참여하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세상 가장 쓸대 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 난 지금 어찌 보면 가장 쓸대 없는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그 연예인이 그냥 무명 연예인도 아닌 원빈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그 엄청난 미모를 과시하는 사진을 인터넷상에서 보면서 분명 원빈도 인터넷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보고 들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작품 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 졌다. 내가 방송연예 관계자도 아니고 그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이나 지식도 없다. 하지만 배우라는 하나의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생각해 볼 때 이런 이유에서 그 직업에 걸맞는 행동을 하지 않고 있을 것이다 라고 추정해 볼뿐. 정말이지 이 책의 제목에 정확하게 걸맞는 글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내가 작성한 글 중 가장 억지스럽게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