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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만년필 Sep 23. 2020

큰 흔적을 남긴 MP3플레이어 폭풍

음악산업에서의 권력이동 #4

MP3 시대 최대 수혜자 애플

MP3 플레이어는 좋았다. 당시로선 가히 획기적이었다. 그 크기와 디자인과 편리함이란...

결국엔 일장춘몽이 됐지만, MP3와 함께 혜성처럼 등장해 엄청난 호황을 누렸던 우리 기업들도 다수였다.

전 세계 MP3플레이어 점유율 1, 2위를 다투기도 했던 아이리버(iriver), 그리고 코원)(Cowon)…

하지만 MP3 시대 최대의 수혜자는 누가 뭐라 해도 애플(Apple)이다.


넵스터(Napster)와 소리바다가 한창 맹위를 떨치던 시기 2001년, 스티브 잡스(Steven Paul Jobs)의 애플은 아이팟(iPod)을 출시한다. 언제 적 애플? 한물간 그 PC 애플?

그런데 아이팟의 디자인과 기능은 군소업체들이 난립하여 전국시대와 같았던 MP3플레이어 시장을 평정해 나간다.


아이팟 덕분에 애플과 스티브 잡스는 다시 한번 창조와 혁신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그리고 이는 애플이 스마트폰(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만들고 지금의 위상을 갖게 되는 초석이 된다.

아이팟 나노 (이미지 출처 : Pixabay)

지금 와서 되돌아보면 ‘MP3플레이어’는 10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만 우리와 함께 했다. 하지만 대단히 큰 흔적을 여러 개 남긴다.


첫째, CD를 소멸시켰다.

둘째, 소비자들에게 다량의 음악파일을 급속도로 전파시켰다.

셋째, 아이팟은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화려하게 부활시켰고, 이 성공은 스마트폰(아이폰) 탄생으로 이어진다.

넷째, 인켈 등 대형 오디오 제작사와 세계 최고 품질의 워크맨과 CD플레이어를 만들던 일본 전자제품 회사 소니, 파나소닉, 아이와 등의 추락을 가져오게 된다.


그런데  의외로 MP3플레이어 시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삼성의 휴대전화 애니콜 서태지폰 (오른쪽 이미지처럼 슬라이드를 앞으로 내리면 윗부분에 스피커가 노출되면서 음악이 나왔다)


 서로를 닮아가던 MP3플레이어와 휴대폰

애플 아이팟은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특히 아이팟 터치) 점점 지금의 스마트폰과 닮아갔고,  휴대폰엔 MP3가 저장되는 제품이 속속 출시되며 점점 음향기기화 되어갔다. MP3플레이어와 휴대폰이 점점 서로를 닮아간 것이다. 언젠가부터 나도 그랬었다. '왜 비슷한 이 두 개를 불편하게 계속 같이 들고 다녀야 할까? 둘을 합치면 좋을 텐데' 하는 의문과 바람을 줄곧 갖고 있었다.

아이폰 1세대를 발표하는 스티브 잡스 (이미지 출처: 아시아 경제)
바람의 실현

늘 그랬듯 결국 스티브 잡스는 우리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해 준다.

2007년 애플은 아이폰을 출시한다. 곧이어 스마트폰 열풍이 시작된다. 스마트폰은 기존의 피처폰과 MP3를 동시에 시장 밖으로 완전히 쓸어내 버린다. 그리고 메가급 시장지배자들 몇몇을 말 그대로 죽여버리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전 세계 휴대전화 업계 1위이던 노키아(우리나라에선 삼성 애니콜에 밀려 위상이 약했지만 세계적으로는 노키아가 업계 독보적 1위였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MP3플레이어 제조사들이다.


스마트폰은 다시 한번 음악산업을 뒤집어 놓는다. 우리는 그냥 휴대전화를 샀을 뿐인데, 음향기기는 덤으로 받은 격이 되었다. 과거로 비유하면 모두가 워크맨을 들고 다니는 것이다. 듣거나 안 듣거나.


폰에 설치된 앱으로 듣는 음악은 스마트폰의 부속품처럼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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