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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Jul 23. 2019

#_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사랑의 시제에는 오직 '현재'만 존재한다.

사랑하던 두 남녀가 있다. 오래 만났고 오래 사랑했지만, 여느 커플이 그렇듯 심한 권태기가 찾아왔고, 그들은 심한 다툼 후에 헤어졌다. 서로에게 심한 말과 행동을 한 서로를 잊기 위해 그들은 서로의 기억을 지우기로 결정한다. 둘 다 기억을 지운 뒤 그들은 놀랍게도 다시 만나고 처음 만날 때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수줍어하고, 설레어하며 사랑에 빠진다. 


아마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본 사람이라면 이 스토리를 기억할 것이다. 처음 볼 땐 놀라고 다시 볼 땐 그들의 애절한 사랑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니체의 영원회귀를 모티브로 한 듯한 구성과 니체의 격언들이 중간 중간 나오는 것도 영화의 깊이를 더한다. 짐 캐리와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고, 무엇보다 화려한 조연들의 등장이 돋보인다.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일라이저 우드), 스파이더맨의 메리 제인(커스틴 던스트), 어벤져스의 헐크(마크 러팔로)까지 친숙하고 반가운 얼굴들이 연기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는 재미조차 쏠쏠하다.


Blessed are the forgetful for they get the better even of their blunders. -Friedrich Nietzsche
망각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자신의 실수조차 잊기 때문이라 - 프리드리히 니체


영화 속에서 두 번이나 언급되는 니체의 이 명언은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우리의 삶도 망각된다. 

존재란 망각되고 사라지기에 현재가 가장 찬란한 법이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나중으로 미룰 수 있는 사랑은 없다. 

나중으로 미룬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서로 모자라고 아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랑하는 조엘과 클레멘타인의 사랑은 그래서 더 아름답다. 


사랑이야 말로 진정 ‘영원한 햇살’(Eternal sunshine)인지 모른다.

오늘 쏟아지는 햇살이 어제의 그것과 다른 것처럼, 

사랑의 시제에는 오직 ‘현재’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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